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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BNP파리바증권 최형호 대표와 그의 조력자

'돌다리도… 스타일'과 강력한 추진력 여성임원의 시너지 효과는?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6.25 10: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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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BNP파리바그룹은 1972년 은행업으로 한국에 진출한 이래 증권, 보험 및 자산운용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다른 경쟁사 대비 증권업은 비록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장기적이고 보수적인 본사의 경영철학에 의거해 급하게 무리하지 않고 국내 감독당국의 지침을 준수, 현지 토착 증권사로 뿌리 내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좌) 유지은 전무, 우) 최형호 대표
10주년을 맞은 BNP파리바증권은 한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그동안의 업적과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를 가졌다.

국내에서 주가조작, 고배당 등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신경 쓰인 탓인지 BNP파리바그룹 관계자들은 기자간담회 내내 "국내 법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장기적이고 보수적인 입자에서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국내파 출신이지만 외국계 증권사 두루 거쳐

정통 금융맨 출신인 BNP파리바증권 최형호 대표는 국내외 은행 및 증권사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한국은행에 입사했으며 이후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로 자리를 옮겨 전방위로 폭넓게 활동했다.

메릴린치의 싱가폴과 홍콩에서 채권 담당 부서인 픽스트 인컴(fixed income) 영업부에서 활약했다. 국내로 돌아와 서울지점 픽스트 인컴(fixed income) 및 주식부 대표를 역임했으며 2003년부터 6년간 메릴린치의 서울지점의 대표를 지녔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는 BNP파리바증권의 수장을 맡고 있다.

최 대표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업계에서 30년을 일했고, IB(투자은행)에서 20여년간 일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업계 상황을 잘 아는 만큼 "(언론과 금융사간) 서로 협조할 것도 있고, 도울 것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협조할 준비가 돼 있는 만큼 좋게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대표들 대다수가 미국의 MBA(경영학 석사) 출신인 상황에서 최 대표는 국내파지만 외국계 증권사에서 두루 활동한 경력으로 외국계 임원과 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증권사들은 젊은 리더를 고용, 세대교체 바람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대증권, 동양증권, 대신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60년대생 출신의 젊은 사장을 선임했다. 이런 인사 돌풍 속에서 최 대표는 연임을 확정하며 굳건함을 과시했다.

◆10년 동안이나 대표… 비결은?

살얼음판 같은 금융업계에서 10여년간 대표를 역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저한 준비 습관과 신중한 성격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아진다.

BNP파리바증권은 기관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하는 만큼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동안 BNP파리바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금융투자업을 영위해왔다.

특히 BNP파리바그룹은 신한금융그룹과 견조한 파트너십을 구축,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3년 연속 최우수투자기관으로 선정되는 것을 물론 지속적으로 펀드를 출시, 높은 수탁고를 달성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BNP파리바증권은 장외파생상품 판매 허가를 지난해 초부터 준비, 지난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획득하고 주식워런트증권(ELW) 및 주가연계증권(ELS)업무를 하고 있다.

지난해 불공정거래 등으로 증권사들의 줄소송 이후 ELW 규제정책 등으로 시장 자체가 축소해 BNP파리바의 뒤늦은 인가 획득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지만 최 대표는 그에 대해 특별히 개의치 않음을 전했다.

"장외파생에서 ELW는 아주 작은 파트입니다. 우리에게는 구조화상품이나 솔루션, 관계중심, ELS 등의 상품도 있으며, 설사 ELW 시장이 좋지 않더라도, 우리는 한군데서 잭팟을 터트릴 생각은 없어요. 롱텀으로 파생이라는 기존 토탈마켓비지니스에서 연관돼서 이뤄지는 것도 많고, 채권 분야에서 파생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하나의 클래스에 중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자간담회 내내 그는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다. 미리 예상돼 있지 않은 돌발질문에 대해서는 추후에 답변하겠다며 대답을 거부했으며, 개인투자자 및 한국시장에서 증권 업무를 강화하겠다고 마련한 자리임에도 "장기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거지 당장 증권 업무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개인투자자들 영업 확대도 직접 대면으로 이뤄지는 부분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하며 다소 답답할 정도로 '모르쇠'로 일관했다.

또한 글로벌 경기 전망과 파생상품 관련 플랜 등 대다수의 질문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회피했으며, 실제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이뤄진 기자간담회도 파생상품부 유지은 전무의 권유로 이뤄졌다.

간담회가 이뤄지기 이전에도 최 대표는 극도로 노출을 꺼리는 신중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언론과 공식적으로 인터뷰를 가진 적이 없는 전무후무한 대표일 뿐만 아니라 언론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인사말과는 다르게 인터뷰 요청에는 "다른 분들과 상의해보겠다"며 정중히 거절하는 모습에서도 이러한 단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생상품시장 이끄는 젊은 여성 조력자

최 대표가 보수적이고 신중한 모습인 반면 그와 함께 파생상품시장을 이끄는 젊은 여성 유지은 전무는 쾌활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제 이 자리도 유 전무의 권유로 이뤄졌다고 하니 그녀의 강력한 추진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유 전무는 지난해 9월 BNP파리바증권에 입사했으며 BNP파리바의 파생상품부를 이끌고 있다. 서울대 출신의 똑똑한 여성 유 전무는 삼성증권에서 파생상품 시장 전략가를 활동한 바 있으며, 2007년부터 4년간은 맥쿼리증권에서 ELW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했었다.

그녀는 똑 부러지는 말투에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을 보였으며, 대표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BNP파리바의 현상황과 미래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지금까지 BNP파리바가 주식중개, 채권발행 및 M&A자문 등 주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 집중한 것은 사실"이라며 "물론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겠지만, 지난해 11월 투자매매업 장외파생상품 겸업 인가를 받은 만큼 앞으로 일반 개인 고객과 접촉면을 차차 넓혀가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생상품 인가를 받기 불과 몇 개월 전에 유 전문가 입사했다는 점을 고려하며 그녀가 앞으로 BNP파리바의 파생상품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삼성증권 근무 당시 자산관리사업부 출범과 함께 고액자산고객 담당 프라이빗 뱅커로 활동했다는 점, 씨티그룹 프라이빗 뱅크에서 3년간 고액자산가들의 자산배분과 운영, 상품개발 업무관련 포트폴리오 카운셀러로 근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고액자산산가들을 대상으로 접촉면을 늘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중한 지도자 최 대표와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유 전무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 앞으로 어떤 합작품을 보여줄지 시장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