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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7만분의 1'짜리 자동차 경품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6.22 14: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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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피 말리는 접전이 계속됐던 유로2012 조별리그가 막을 내리고, 우승 트로피를 향한 본격적인 ‘8강 서바이벌’이 시작됐습니다. 스타플레이어의 화려한 개인기와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온 축구쇼를 한국 축구팬들은 아쉬움은 뒤로 한 채, 안방에서만 즐겨야만 했죠. 필자도 졸린 눈을 비벼가며 많은 경기들을 관람했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유로2012를 시청하다보면, 유독 현대자동차 로고가 눈에 자주 띕니다.

런던올림픽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지 않는 현대차는 유럽에서 공개적인 올림픽 마케팅에는 모습을 드러낼 수가 없습니다. 현대차는 ‘올림픽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인기 스포츠인 축구로 눈을 돌려 ‘유로2012’를 후원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현대차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유로2012 알리기에 적극적이네요. 그 중 눈에 띄는 하나가 ‘유로2012 i30 경품 대잔치’입니다. 그런데 당첨 확률이 거의 ‘로또’의 그것에 버금가는 것이어서 뭔가 좀 아리송합니다. 

이 이벤트는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대회 우승이 예상되는 1개국과 본선 16개 참가국 중 현대차가 선정한 5개 국가를 맞추는 게임으로, 지난 6월21일이 마감일이었습니다. 현대차는 결승전이 종료되는 시점에 총 6개 국가를 모두 맞춘 응모자 중 한명을 추첨해 ‘i30’를 경품으로 증정할 계획이죠.

   
 
하지만 단순 이벤트임에도 불구, 6개 국가를 모두 맞힐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대략적으로 계산했을 때 약 ‘7만분의 1(6만9888분의 1)’이라는 낮은 확률 때문이죠. 로또 3등의 확률(3만5724분의 1)과 비교해도, 엄청 낮죠? 

낮은 확률을 높일 방법은 있었습니다. 눈치를 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선 지난 6월21일부로 8강 진출팀이 모두 확정되면서 행사 마지막 날까지 참여하지 않은 분들은 확률을 2배 이상으로 끌어 올린 셈이죠.

좀 더 심도 있는 분석에 들어가 ‘출제자의 의도’를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로2012 본선에 오른 국가를 살펴보면 △그리스 △러시아 △체코 △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폴란드 △포르투갈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아일랜드 △우크라이나 △스웨덴 등 16개국입니다.

현대차가 국민적인 붐 조성과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실시하는 만큼, 5개국 선정에 있어 어떠한 패턴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조금이나마 자사 정보를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거죠. 선정방법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됩니다.

그렇다면 현대차와 유럽 간의 연관 관계에 초점을 맞춰 보겠습니다.

현대차의 유럽기술연구소(디자인센터)는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해 있으며, 러시아와 터키, 체코에는 현지 공장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판매법인으로 △영국(잉글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이탈리아 △러시아 △독일 △프랑스 △체코 △스페인 등이 있죠.

이렇게 나열해 보면, 단순한 이벤트라 할지라도 아일랜드나 그리스를 선정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입니다. 즉 연관성을 따져봤을 때 △독일 △러시아 △체코 △잉글랜드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8국가가 선정될 가능성이 다분해 보입니다. 자연스레 확률도 448분의 1로 높아지고요.

물론 단순한 이벤트 행사 참여에 있어서 이러한 분석이 필요하겠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꺼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혹시나 해서 찾아본 정보들이 현대차가 얼마나 해외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도 이러한 심리를 놓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이 드네요.

한편, 현대차는 지난 3월, 유로2012 본선에 진출한 국가 중 주요 5개국의 인기 선수를 홍보대사 ‘팀현대’를 구성한 바 있는데요, 구성원으로는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레알 마드리드) △루카스 포돌스키(독일·FC 쾰른) △카림 벤제마(프랑스·레알 마드리드) △쥐세페 로시(이탈리아·비야 레알) △다니엘 스터리지(영국·첼시) 등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