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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맵고 냄새나는 마늘의 이색변신 '갈릭 스노잉 피자'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6.22 14: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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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몇 걸음만 걸어도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날씨입니다. 남부지방은 이른 장마로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하는데요, 중부지방은 장마가 다음 달 중순이나 돼야 온다고 하니 더위를 좀 더 견뎌야할 것 같네요.

실내는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있어 그나마 시원한 편인데요, 밖은 사우나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습하고 더운데 지나다니는 차들이 에어컨을 빵빵하게 트는 바람에 열기가 밖으로 뿜어져 나와 숨이 막힐 정도네요. 그래서 저는 요즘 길을 다닐 때면 그늘을 찾아서, 또 자동차 옆을 피해 걸어가곤 한답니다.

저처럼 여름이면 밖에 나가기가 두려운 분들 많으시죠? 특히 여름을 많이 타시는 분들은 더위에 땀도 많이 흘리시고, 입맛도 뚝 떨어졌다는 분들도 계시네요.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잘 먹고 잘 자야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다는데요. 여러분들의 원기회복에 도움이 되고자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는 '마늘'로 만든 음식을 소개할까 합니다.

마늘 효능은 면역력 강화, 체력증강, 해독작용, 혈액순환 개선, 항암·소염작용 등 알려진 것만도 아주 많은데요. 그래서 약으로 생각하고 생마늘 채로 먹기도 하고, 그게 힘들면 굽거나 조리해서 먹기도 하죠.

그렇지만 조리해도 없어지지 않는 마늘 특유의 향과 매운 맛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는데요, 저도 그 중 한사람이죠. 그래서 마늘을 이용하지만 특유의 향과 맛을 부담스럽지 않게 요리한 음식을 없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매드포갈릭(Mad for Garlic)'이 떠올랐는데요.  

   
지하 와인셀러를 모티브로 꾸민 매드포갈릭 매장 내부.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매드포갈릭', 표현 그대로 '마늘에 미치다'는 뜻인데요. 이름처럼 이곳에서는 마늘을 주재료로 요리를 선보입니다. 마늘과 이탈리안 요리의 조화, 어찌 보면 잘 어울릴 것 같고, 또 한편으론 어떤 음식이 탄생할까 기대되기도 하는데요. 직접 가서 맛보기로 했습니다.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에 위치해있습니다.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뒤를 돌아 조금만 가면 길모퉁이에 다다르는데요.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그 길을 따라 쭉 내려가시면 됩니다. 세 블럭 정도 내려가시면 오른편에 하나은행이 보이면 거의 다 오신 겁니다. 하나은행 앞쪽의 횡단보도를 건너 조금만 더 가시면 오른편에 벽돌 느낌의 벽에 '메드포갈릭'이라고 쓰인 곳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매장은 지하에 위치해있는데요. 나무 계단을 따라 내려가시면 마치 와인셀러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드라큘라 백작의 지하 와인셀러를 모티브로 매장을 꾸몄기 때문인데요. 파벽돌을 이용해 벽면 인테리어를 꾸미고 돌기둥과 아치형 입구, 은은한 조명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비싼 와인이 가득 저장된 지하창고 같았죠. 또한 부분부분 마늘 디테일을 이용해 장식해 마늘을 테마로 한 레스토랑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기 위해 한 테이블로 안내받았는데요. 테이블끼리 간격이 좁아 안쪽으로 들어갈 때는 옆의 테이블에 부딪히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봤는데요. 

   
'갈릭 스노잉 피자'.
에피타이저,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등 마늘을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마늘향이 강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로 추천받았는데요, '갈릭 스노잉 피자'를 추천해주더군요.

'갈릭 스노잉 피자'. 어감이 귀엽고 무언가 부드러운 맛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어떤 맛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마늘향이 강하진 않을까,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10분쯤 기다렸을까, 주문한 '갈릭 스노잉 피자'가 나왔는데요. 도톰한 도우에 토마토소스와 길게 늘어진 치즈가 토핑된 피자를 상상했었는데, 모양부터 전혀 달랐습니다. 얇은 도우에 크림소스, 새우, 튀긴 마늘이 올라가 있었죠.

한 조각 접시에 덜어 맛을 봤는데요. 첫 느낌은 바삭했습니다. 얇은 도우와 크림치즈가 부드러운 맛을 냈는데요. 새우는 통통한 식감을 자랑했죠. 얇게 슬라이스해 튀겨낸 마늘은 특유의 향과 맛이 강하지 않았고, 위에 뿌려진 치즈가루가 마늘 향보다는 고소함을 부각시켜줬습니다. 파인애플도 토핑돼 있었는데, 느끼함을 없애주고 상큼함을 더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약한 마늘 향과 담백한 맛이 입안에 맴돌았는데요. 싫지 않은 맛이었죠. 또, 피자 도우가 얇아서인지 피자 끝부분이 너무 바삭했는데요. 칼과 포크로 한 입 크기로 잘라 먹기보다는 손으로 들고 먹는 것이 편했습니다. 여기에 와인을 곁들여도 좋을 것 같은데요. 조용한 분위기의 와인셀러에서 식사를 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 여름 더위에 마늘로 원기회복을 하고 싶지만 마늘 향과 맛이 부담스럽다고 하시는 분들은 이곳을 찾아 '갈릭 스노잉 피자'를 드셔보는 게 어떨까요? 마늘을 싫어하는 분들, 특히 아이들도 '갈릭 스노잉 피자'라면 마늘과 조금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