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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참치캔·외식사업 이어 커피사업마저…

'로즈버드' 사업권 인수로 사업재개 점쳐졌으나 사실상 포기수순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6.21 15: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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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상(001680)이 참치캔사업, 외식사업에 이어 커피사업에서도 고배를 마시고 있다. 지난해 테이크아웃 커피브랜드 '로즈버드' 사업권 회수를 기점으로 커피사업을 재개할 심산이었으나 이룬바 없이 현재 손을 놓은 상태다. 치열해진 커피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지만 해당 사업을 담당할 커피사업본부를 해체시키는 등 커피사업을 배제한 양상이다. 앞서 참치캔사업을 철수하고 외식사업마저 유야무야시킨 전적이 있는 만큼 커피사업 재개 역시 가망이 없어 보인다. 

대상은 1968년 국내 최초 원두커피를 생산을 시작으로, 1992년 독일의 최신 원두 배전기(로스팅기)를 도입하며 커피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대상의 커피사업은 원두를 로스팅해 다른 업체에 B2B로 공급하는 것이었다.

◆분사→사업권 회수→사업 재개(?)

이후 대상은 1999년 원두커피 테이크아웃 전문점 '로즈버드'를 론칭하며 커피전문점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 어려운 경제상황 탓에 사업초기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2001년 로즈버드를 분사시키며 사업에서 손을 뗐다.

분사 10년만인 지난해 대상은 로즈버드 사업권을 회수하며 커피사업 재개에 나섰다. 사업권 회수를 전후해 "프리미엄 커피믹스를 연내 출시하는데 이어 내년에는 커피전문점 사업 추진도 준비 중"이라며 커피사업 전개를 공식화했다.

당시 대상의 커피사업 재진출 선언은 동서식품과 남양유업(003920), 네슬레, 롯데칠성(005300) 등 커피믹스 생산업체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 커피전문점 사업도 전개하겠다고 밝혀 커피전문점 업계에서도 대상의 행보를 주시했다.

견제에서 비롯된 업계의 관심이 무색하게도 대상의 커피사업은 진척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커피사업, 포기수순 밟나

이 같은 대상의 커피사업은 진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커피사업을 주관할 커피사업본부도 지난해 말 해체하는 등 사업 포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상이 지난해 '로즈버드' 사업권을 회수했으나 커피사업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인 로즈버드 매장.
대상 관계자는 "'로즈버드' 브랜드 사업권만 우선 회수해둔 상태"라며 "지난해 연말과 올초 커피믹스 출시, 커피전문점 사업을 계획했지만 어려운 시장상황에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커피믹스나 커피전문점 시장 경쟁이 치열해 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커피사업에 대한 어떤 검토나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B2B사업 역시 지난해 전체 매출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억원을 올리는데 그쳐 커피업계는 대상의 커피사업이 실패한 사업으로,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대상이 B2B로 원두를 납품하며 커피사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커피믹스나 커피전문점 사업은 쉽게 진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사실상 기존 생산시설로 현상유지만 해나가는 것으로 커피사업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대상의 '여기저기 찔러보는 식'의 사업진출이 화를 불렀다며 사업추진에 있어 조금 더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상은 앞서 2006년 물 베이스 참치로 참치캔 시장에 진출했으나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1년만에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어 2009년에는 계열사 와이즈앤피를 통해 아시안푸드 레스토랑 '터치오브스파이스'를 론칭하며 외식사업을 시작했다. 당초 가맹사업까지 계획했으나 사업시작 3년째 접어든 현재 매장은 2개에 그치는 등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상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앞서 참치캔 사업과 외식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제대로 된 시장 평가·분석 없이 무턱대고 사업을 벌이고 보는 식으로 고배를 맛본 바 있다"며 "커피사업 역시 한 번 실패를 경험한 만큼 충분한 시장조사와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재개하는 커피사업 역시 단순히 발 담그기 식 진출로는 실패가 불 보듯 뻔하다"며 "이는 대상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자체를 흐려놓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