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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 중국 아이들 ‘펑요’된다

쓰촨 어린이 초청 그림그리기대회-한국풍물경험 안내 등 묵묵히 교류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6.21 14: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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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은행(053000) 소속 은행사박물관이 금융사(史)와 관련한 유물들을 접할 수 있는 창구로서의 기능 외에도 사회공헌과 국제교류 증진의 역할까지 떠맡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은 각종 금융 관련 역사 자료를 공개하는 한편, 네덜란드-일본의 그것에 필적하는 세계 3대 저금통박물관 콜렉션으로 유명하다. 2만여점의 풍부한 전시물 그 중에서 6000여개의 저금통 수집품 등으로 시민들, 특히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박물관 구내에는 은행에서 개최하는 ‘우리미술대회’ 수상작들을 전시하는 미술관 기능도 일부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근래 학생들의 꿈과 희망, 심리 상태와 트렌드 등을 전시물을 보면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미술품 중에는 해외 어린이 초청 작품이라는 코너가 작게 따로 마련돼 있다. 바로 지진 피해를 입었던 중국 쓰촨성의 어린이들의 작품이다.
 
중국 어린이들 방한 때 어린이들 가디언 노릇

   
우리은행에서는 쓰촨성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열어오고 있는데, 이 행사 진행에 가디언 역할로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에서도 동참하고 있다. 중국 어린이들의 그림을 전시, 관리하는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 교류를 맺는 셈이다.
은행사박물관 팀장을 맡고 있는 오완식 부부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그림들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해외 여러 국가에 뻗어나가고 있는 우리은행은 중국에도 진출해 있으며, 이런 인연으로 중국 내 대형 재해 소식 이후 해당 지역 어린이들을 초청, 위로하고 교류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된 ‘우리미술대회’에 이들을 초청하고, 남산 한옥마을 등 한국의 정취를 잘 경험할 수 있는 곳을 견학하도록 하고 한국 내 일정 진행시 ‘가디언’ 노릇을 해 준다. 이런 서포트는 홍보부의 몫인 동시에 중국어 능통 행원들을 차출해 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은행사박물관에서도 이런 상황에 함께 참여한다는 것. 단순히 편제상 박물관에 근무하는 오 부부장이 사회공헌팀 소속으로도 겸직돼 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미술품을 받아 전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 교류를 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들 학생들이 귀국 전 한국 노래를 불러준 것이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오 부부장은 회상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렇게 한국에 대한 호의를 갖고 귀국한 이들의 뇌리엔 나중에도 한국이 펑요(朋友: 친구)의 나라로 각인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 직원이 중국 쓰촨성 어린이들의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은행, 지진 때 우리 돈 1억5000만원 쾌척, 중국 내 봉사활동 열심

사실 우리은행과 쓰촨성 더 나아가 중국과의 신의 관계는 이런 초청 문제 이전에도 전례가 없지 않다.

2008년 우리은행은 중국 쓰촨성 대지진 성금으로 100만위안(당시 기준 우리 돈 1억5000만원 상당)을 쾌척한다고 발표했다. 2007년 11월 우리은행은 중국에 법인을 설립, 중국금융시장 진출을 본격화한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음을 생각하면 큰 지출이었던 셈이다. 

이어서 2008년 중국 내 한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창립 1주년을 맞았으나, 당초 계획했던 기념식을 취소하고 봉사활동으로 전환한 적도 있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기념식 예산을 절약한 대금 등으로 중국인들이 자국 자존심 상징으로 생각하는 베이징대에 도서 100여권을 기증하고, 중국내 유적지에서 직원들을 동원, 일제히 환경미화 활동에 나서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현지인 채용을 적극적으로 해 중국 영업에 효율을 최대화하고 있다.

   
중국우리은행의 홈페이지 메인화면 사진(자료사진).
우리은행이 이처럼 중국법인 운영에 심혈을 기울인 대가는, 이후 우리나라가 한때 서구 유력언론의 외환위기 가능성 제기에 시달리고 국내 시중은행들이 BIS 비율 확충에 나서도록 내몰리던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우리은행은 2008년 말 중국 우정저축은행으로부터 5년 만기 정기예금 3억위안을 유치한 데 이어, 중국은행(Bank Of China)으로부터 8억2400만위안 차입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이 이렇게 차입한 자금은 단기가 아닌 1년 만기로 세계 금융위기 발생 이후 중국계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것으로는 최대로, 우리은행 중국법인의 좋은 이미지가 상당히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련의 경과를 볼 때, 은행사박물관이 우리은행 전체를 대표해 해외에 민간사절로 이미지를 심고 있는 노력이 어떤 튼튼한 선린관계로 돌아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