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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컷]사진과 다른 맥도날드의 '새드 모닝세트'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6.21 11: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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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러분은 위 두 사진의 차이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모처럼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떠났습니다. 새벽부터 분주히 짐을 꾸리고 ‘콧바람’ 쐴 기대감에 기분 좋게 집을 나왔죠. 이른 아침, 주린 배를 달래고자 버스터미널에 위치한 맥도날드에 들렀습니다.

평소 패스트푸드를 즐겨먹지 않아 생소하기만한 메뉴를 자세히 들여다봤죠. 음식 설명을 위해 배치된 사진을 통해 푸짐한 아침식사를 기대하며 ‘빅 블랙퍼스트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 메뉴를 받아보니 위 우측 사진과 같았죠. 도시락처럼 생긴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 속 빵은 손바닥 보다 작은 사이즈였고, 질감이 푸석푸석해 아침식사로 적합할까 싶기조차 했습니다. 오믈렛을 상상했던 스크램블 에그는 그저 계란 부침 수준이었죠.

네티즌 반응이 궁금해졌습니다.

‘맥도날드 빅 블랙퍼스트- 거대한 기만’ 이란 제목의 아이디 ‘Air*****’은 “커다란 용기 속에 내용물을 좍 늘어놓으니 푸짐한 것 같지만 하나로 조립하면 결국 맥머핀 수준이었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고 또 다른 네티즌 아이디 ‘폭***’는 “처음 나왔을 때 한번 먹어보고 아침 메뉴를 다시 안 먹기로 했다. 맥도날드 높으신 분들이 진짜 그걸로 아침을 때우는지 묻고 싶더라”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디 ‘A****’는 “맥도날드가 최근 몇 년간 혁신 많이 해서 성공하긴 했는데 빅 블랙퍼스트는 좀 사기다”며 “그렇게라도 장사해서 요즘 어깨 좀 펴게 됐으니 다행이지만 진짜 배달 서비스와 런치 타임 생기기 전엔 맥도날드 안습이었다”라는 비난의 글도 있더군요.

몇달 전 맥도날드 본사에 들렸을 당시, 그들의 기업이념과 문화는 인상 깊었습니다.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작업들이 있지만 철저한 연구와 개발을 통해 현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 맥도날드였던 것이죠.

당시 만났던 맥도날드 브랜드마케팅 담당자는 “브랜드 마케팅은 현지인의 성향을 파악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하기 때문에 맥도날드의 현지화전략이 도움 된다”고 칭송했을 정도로 맥도날드는 글로벌 입맛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닌 ‘글로컬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맥지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맥도널드는 전 세계 방방 곳곳에 진출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현지인과 글로벌 입맛을 융화시킨 전사적 메뉴개발에 대한 그들의 고집은 세계인이 맥도날드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발만 해 놓고 소비자가 체감하는 메뉴 하나하나에 대한 ‘성실성’이 사라진다면 그들의 노력에 대해 어느 누가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는 오늘 먹는 과자 한봉지, 음료수 한캔으로 그 기업의 이미지를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맥도날드에서 맞이한 아침식사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지만, 오늘도 내일의 메뉴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할 맥도날드임을 알고 있기에 그들의 노력에 다시 희망을 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