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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커피 한잔으로 ‘착한 기업’ 만들기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6.20 16: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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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의 ‘커피사랑’이 뜨겁습니다. 이제는 기호식품 위치를 뛰어넘어 ‘필수식품’이 되었는데요. 출근 후 커피 한잔, 점심식사 후 붐비는 커피전문점은 사람들의 커피사랑을 가장 쉽게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82%가 매일 커피를 마시며, 한 해 동안 성인 한 사람이 마시는 커피는 무려 312잔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들 중 41%는 하루 1~2잔의 커피를 마시고 5잔 이상 마시는 사람도 약 20%라고 하는데요.

커피사랑이 날로 커지자 한때는 5000원에 달하는 커피 값을 매일 지출하는 이들에게 ‘된장녀’, ‘된장남’이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매일 점심식사 후 커피전문점에서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커피가 생활이 된 것인데요. 요즘에는 ‘착한커피’ 소비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공정무역인증 제품은 세계공정무역상표기구(FLO)에서 제시하는 사항을 충족시키는 제품으로 공정한 가격, 아동 노동착취 금지, 안정한 노동환경 조성, 환경보호 등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1970년대 커피 소비량이 급증하며 세계 각지의 커피농가들은 기업과 정부로부터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라는 재정적인 압박을 받았고, 이는 환경파괴와 열악한 업무환경으로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이는 커피생산은 늘어났지만 주요 커피재배지역은 저개발국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생계가 어려워지자 영양실조 상태의 아이들까지 노동현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몇몇 기업들은 저개발국 생산자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최저가격’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책임감 있는 무역을 통해 유기농 커피를 재배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인데요.

무한도전을 통해 알려진 ‘띵크커피(Think Coffee)’와 아름다운가게의 공정무역브랜드 ‘아름다운커피’는 공정무역 커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책임감 있는 소비문화에 앞장서는 기업들이 있는가하면 일부에선 공정무역을 ‘마케팅’에 이용해 눈살이 찌푸려지는데요. 일례로 스타벅스는 ‘우리 원두는 공정무역제품’이라고 광고했다가 공정무역 제품이 일부에 불과한 것이 밝혀져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국내서도 ‘공정무역’을 내세워 마케팅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중 실제로 100%로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하고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에는 인증제도 또한 몸집이 커지며 ‘대기업만을 쫓는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씁쓸함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공정무역’ 제품을 쫓고 있는 소비자들의 행동이 무의미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비록 대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당하고, 가난한 커피농가에 도움이 못됐더라도 소비자들의 ‘윤리적 상품을 추구한다’는 어필은 곧 기업 운영방식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커피를 마시는 ‘커피 마니아’ 분들은 주변에 공정무역카페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커피한잔’의 소비가 커피농가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을 변화시킬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