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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상반기 현대·기아차 '독주'…중위권 경쟁 '치열'

'2강3중' 엇갈린 희비…3~5위 전체 점유율 20% 양극화 '뚜렷'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6.20 10: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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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독주 체제’와 동시에 국산 완성차 브랜드들의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 물론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산차 3~5위 업체들 간의 순위도 요동치고 있지만, 이들의 점유율은 불과 20% 내외. 서로 다른 목표로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산차 브랜드들의 상반기 성적표를 들쳐봤다.

지난해 10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온 국내 자동차 판매실적이 지난달 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5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유럽 경기불안에도 신차출시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내수가 13만3055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 증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누적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오히려 전년동기비 6.4% 감소한 57만1080대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올해 2월(7.2%)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신차 부재와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한 탓이다. 

이와 관련해 국산차 브랜드들은 이러한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으로 펼쳤으며, 어떤 효과를 거뒀을까.

◆현대기아차, 신차 효과 시장 점유율 80%

올 초, 현대·기아차는 2012년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 어느 해보다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판매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정몽구 회장 역시 “산업의 성장세 둔화와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는 내실 있는 경영활동을 통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신차 및 전략 차종을 적기에 투입하는 등 판매 확대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현대·기아차의 전략을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에 적절한 대표적인 신차가 바로 싼타페와 K9로, 지난달 내수 시장 판매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내실 있는 경영활동을 진행한 현대·기아차는 싼타페와 K9등 신차를 적기에 투입함으로써 내수 시장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7년 만에 디자인과 엔진을 바꾼 현대차 ‘신형 싼타페’가 판매 첫 달인 지난달에는 577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누적 계약대수만 해도 2만5000대로, 국내 SUV 시장의 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1500대가 팔린 기아차 K9도 에쿠스(960대)와 제네시스(1295대)를 누르고 국내 대형 완성차 중 가장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비록 다수의 수입차 고객들을 잡지는 못했으나, 일단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성공했다는 점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차종의 판매 호조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싼타페는 예약주문이 2만대 이상 남아 있는 상태고, K9의 경우에도 아직 3400대 이상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신차종 투입뿐만 아니라, i40살룬이나 레이벤 등 다양한 종류의 모델을 출시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업체관계자들은 지난해 결국 점유율 80%를 달성하지 못한 현대·기아차의 올해 점유율이 80%대에 안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81.5%를 달성한 현대·기아차는 국내 토종 브랜드다운 내수시장에서 강력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20% 둘러싼 ‘혈투’ 누가 치고 나가나

현대·기아차는 상승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 그리고 쌍용차는 점유율 20% 내외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 중 현대·기아차가 점유율 약 81%를 넘어서면서 나머지 3사는 한 자리 숫자 점유율에 머물러야 하는 수모를 면치 못했다. 물론 이들도 신차를 비롯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와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러한 편중 현상을 타개하고자 노력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 향상에 위해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와 다양한 마케팅 전략 등 많은 노력을 가했다.

지난해 9.6% 점유율 기록했던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 이후 효과가 갈수록 힘을 받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브랜드를 도입한 무상보증 연장 프로그램 ‘쉐비케어 3·5·7’ 연장 방안을 확정하면서 고객 만족에 심혈을 기울였다.

무상보증 연장 서비스는 업체가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1년 정도 하다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다수의 틈새차종을 출시했음에도 점유율이 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GM은 예상을 뒤엎고 ‘쉐비케어’를 부각시켜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때문일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의 시장점유율은 10.2%. 특히 지난 4월과 5월 점유율은 각각 11.1%와 10.7%로, 좀처럼 넘지 못하던 10%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경차 ‘스파크’가 월 6000대 수준의 꾸준한 판매세를 이어가고 있고, 약점으로 지목되던 중형차 시장에서도 ‘말리부’도 월 1000여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다만 ‘오펠(Opel)공장의 생산물량 이전’ 의혹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루머로 끝날 것으로 예상되던 이 문제는 최근 오펠측이 공식적으로 요청함으로써 차후 생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위태로운 것이 바로 르노삼성이다. 신차가 없어 판매 부진을 겪어야 했던 르노삼성은 이를 만회코자 출시한 모델이 바로 ‘보스 스페셜 에디션’이다. 젊은층을 겨냥해 세계적인 오디오 ‘보스(BOSE)’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3월과 5월에 각각 SM3, SM5 버전을 선보이며 선방을 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르노삼성은 ‘고객 만족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지난달부터 서비스 브랜드 네임인 ‘오토 솔루션’을 런칭했다. 이와 동시에 신차 보증기간을 △일반부품은 3년/6만㎞ △엔진&동력전달 장치의 주요부품은 5년/10만㎞를 적용했으며, 이를 연장할 수 있는 ‘해피 케어 연장 보증 서비스’를 함께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은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대비 38.3%나 하락한 2만6640대에 그쳐야 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한 달간 판매량에서도 4665대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4104대를 판매한 쌍용차와의 격차도 사상 최저치로 좁혀졌다.

쌍용자동차는 인도 마힌드라 인수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코란도스포츠가 3000대, 코란도C는 내수 1197대를 포함해 총 4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보이는 등 지난해 코란도 C가 몰고 온 흥행을 코란도 스포츠가 이어 받았다. 이로 인해 쌍용차는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는 지난해 3월 코란도 C 출시 이후 13개월 만의 일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쌍용차는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3세대 렉스턴 W과 함께 프리미엄 세단 뉴체어맨 H·W를 내세운 시장 공략으로, 회사 성장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업계 전문가 김필수 교수는 “국내 메이커 3사는 얼마나 해외 본사가 한국적 인식을 지니고 이를 반영해주었나가 하나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의 인식을 바꿀 인상 깊은 신차종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를 기원한다. 특히 국내 메이커 3사가 점유율을 높여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더욱 수준 높은 선진형 자동차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