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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위주 드라이빙 지향하는 '토요타 86' , 직접 체험해보니…

세계 최초 ‘수평 대향 D-4S’ 엔진 장착…직감적 드라이빙 원조

김병호 기자 기자  2012.06.20 08: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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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운전자와 하나되는 스포츠카, 자동차의 반응을 몸으로 느끼고, 최고의 감성주행이 가능한 대중 스포츠카’를 모토로 한 살아있는 후륜 구동 스포츠카의 전설 ‘토요타 86’이 지난 18일 국내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토요타 스포츠카 계보는 수평대향엔진에 FR(프론트 엔진, 리어드라이브)을 실현한 SPORTS 800으로부터 시작돼 요타 하치나 2000GT, AE 86(하치로쿠) 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86은 출시 이후 사용자나 여러 차량 개조 전문가들이 많은 튜닝 부품을 개발해, 사용자에 의해 명차가 된, 사용자가 주역인 스포츠카로 명성을 날렸다.

감성 드라이빙 위한 설계와 디자인 ‘모든 것’

한국토요타는 ‘2012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토요타 86’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지난 15일 변화된 모습과 그 성능을 알리기 위해 전라남도 영암 F1 레이싱 경기장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토요타의 새로운 세그먼트로 다시 얼굴을 선보인 토요타 86의 드리프트 턴.

대중 스포츠카의 선도 모델로 평가 받고 있는 ‘토요타 86’은 운전자의 감각 하나로 운전하는 즐거움을 체감할 수 있는 초경량 후륜 구동 컨셉트카다. 토요타 86의 개발자이자 수석엔지니어인 타다 테츠야(Tada Tetsuya)는 “‘운전자 위주의 감각적 드라이빙’ 얼핏 생각하면 납득이 가지 않겠지만, 86을 타보면 무슨 의미인지, 독특한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먼저 토요타 86의 외관은 AE 86의 DNA를 물려받았다고 하지만 전혀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날렵하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바디라인과 부드러운 곡선, T메쉬 패턴과 로고, 낮은 차체 등은 이전과 다른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인테리어는 철저히 주행을 위한 운전자 중심의 설계라는 것이 이해가 간다. 운전석에서 차량 차체 변화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 디자인, 정확한 좌우 대칭 형태의 대쉬 보드 디자인으로 차량 중심축의 명확한 인식이 가능했다. 계기판은 속도와 RPM 등 각종 정보를 한눈에 보기 쉽게 배치했다.

또한 스티어링 휠은 민첩한 조작을 위해 365mm의 최소지름을 채택했으며, 버킷시트는 신체를 넓은 면으로 감싸 안아 깊이 있는 안정감을 전하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뒷좌석은 있지만 짐을 겨우 놓는 정도라는 것. 하지만 200마력의 경량 스포츠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관계자는 “뒷좌석이 좁다 생각할 수 있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골프백 2개는 거뜬히 들어간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동을 걸었다. 우렁찬 시동음은 운전자의 헬멧을 꿰뚫고 귓속을 파고든다. 스포츠카라는 묘한 긴장감과 함께 두근거림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엑셀에 힘을 싣자 스포츠카 특유의 민감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응이 좀 느리다.
   
토요타 86의 내부는 자동차와 운전자의 교감을 통한 감성주행을 위해, 주행의 편의성과 안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뒤이어 든 생각은 ‘토요타 86은 경량 스포츠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슈퍼카와 달리 2.0L, 출력은 203마력에 불과하지만, 토요타 86의 매력은 스피드가 아니다. 다이내믹한 핸들링과 코너링, 예전 이니셜 D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선보였듯 ‘다운 힐’ 전문 선수라 말할수 있다.

급회전 구간에 들어서자 200마력에서 53대 47의 이상적인 전후 중량 배분과 무게 중심을 460mm로 낮춘 초저중심의 프론트 엔진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슬라럼 코스를 120Km 이상의 무리한 속도로 통과해 봤다. 바닥에 단단히 밀착된 듯 안정적이다. 바퀴를 단단히 잡으며 운전자를 바닥으로 끌어당긴다.

이번에 선보인 ‘토요타 86’은 토요타의 차세대 직분사 시스템인 D-4S와 스바루의 수평 대향 박서 엔진기술이 결합된 세계 최초의 ‘수평 대향 D-4S’ 엔진이 탑재됐다. 수평대향엔진은 엔진 피스톤이 눕혀 있는 만큼, 차체 밑바닥에 가까운 배치가 가능하다. 이는 곧 스포츠카 최적의 무게중심을 갖게 만들어 안정적인 주행과 이상적인 코너링을 만든다.

프론트 엔진 및 후륜 구동…드리프트 별미

이날 시승행사의 대미는 일본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드리프트 및 레이싱 선수들과 기자들이 함께하는 드리프트 체험이다. 특히 86은 코너링 시에 후륜구동의 장점을 살린 드리프트로 유명하다.
   
토요타 86이 원을 그리는 드리프트 시범을 보이며 성능을 과시하고 있다.

드리프트 체험이라는 제목만으로도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들었지만, 프로레이싱 선수들의 기술을 바로 옆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보니 안전 등에서도 별 거부감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안일한 생각은 보조석에 앉아 출발하자 왜 체험신청을 했는지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출발신호와 함께 엔진의 굉음, 타이어의 마찰음 소리가 귓바퀴를 울린다. 앞바퀴를 정지한 상태에서 뒷바퀴의 회전만으로 2대의 86이 서로 마주보며 서킷을 달리는가 하면 앞뒤에서 아찔한 거리를 사이에 두고 3m에서 5미터 폭의 8자를 그리면 회전한다.

‘가능할까’라는 처음의 의구심보다, 경험해 보지 못한 스피드와 회전력에 정신이 혼미해진지 오래다. 2분 정도 체험의 끝은 환상적인 핸들링 탓인지 86의 성능 탓인지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중심을 잡을 수 없다. 체험 후 프로 레이싱 드라이버인 노부타루 타니구치는 “토요타 86은 드리프트를 하기 위해 탄생한 자동차”라며 “주행 중 자동차와 교감하며 최적의 상태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운전을 하면서 토요타 86이라는 자동차는 드라이버에게 회전이나 코너링에서 엔진음이나 떨림 등을 전해와 온몸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다”며 “특히 운전하는 누구나 자신의 스타일로 커스텀 할 수 있어 레이서의 꿈을 키울 때부터 86을 가장 좋아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토요타 86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개최된 ‘제 40회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토요타 모터 스포츠단 가주 레이싱(GAZOO Racing)팀 소속 토요타 86이 클래스 우승을 차지하며 뛰어난 내구성을 입증했으며, 토요타 86을 운전한 전문 드라이버로부터 ‘이 차를 모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달린다’,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차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토요타자동차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은 “토요타 86은 직관적인 핸들링 성능, 민첩한 응답성 및 다이내믹한 운전의 즐거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대중 스포츠카”라며 “토요타 86 출시를 시작으로 한국에서의 새로운 모터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토요타 86을 직접 트랙에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타 관계자에 따르면 토요타 86의 탄생은 상업적인 용도가 아닌 정말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토요타는 지난 2007년 스포츠카 생산이 중단됐었지만 올해 다시 토요타 86을 출시하며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고 드라이빙 즐거움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격은 MT 3890만원, AT의 경우 46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