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여야 대선 주자 '박근혜 때리기' 왜?

새누리 비박 3인에 이어 손학규도 한마디 거들어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6.19 15:31:5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룰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비박계 대선주자들의 박근혜 때리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이재오 의원의 이른바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 의원은 18일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정치발전을 위한 여성리더십'에 대해 묻는 질문에 "나라가 통일돼 평화로워진 후라면 몰라도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며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더십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현 시점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불가하다는 발언으로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루 전날인 17일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공을 위해 커뮤니티, 퍼블릭을 위해 제 몸을 온전히 바치고 싶은 게 어릴적 꿈이었다"면서 "결혼을 안 하니까 자꾸 위선을 하는 것 같아서 내면의 정직함을 위해 결혼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 측은 "정치인의 깨끗한 마음가짐을 강조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미혼인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런가 하면 정몽준 전 대표 역시 그간 친박계 일부 인사들을 향해 '환관'이라고 비판하고, "당 지도부가 특정인 눈치만 살피고 있다"며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상황이 이 같이 번지자 친박계 의원들은 물론 박 전 대표까지 직접 나섰다. 박 전 대표는 19일 오후 의원총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의원의 발언과 관련 "21세기에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나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내 대권후보라고 생각하는 분의 발언 자체가 너무 네거티브하고, 반사회·반근대적"이라면서 "아직 연세로 봤을 때 정신줄을 놓을 나이가 아닌데 이렇게 하는 것은 결코 새누리당을 위해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여권에서 뿐만 아니라 야권에서도 박 전 대표 때리기에 일정 부분 가담한 모양새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 역시 박 전 대표에 대해 "민주주의적인 소양을 제대로 갖추고 있느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

손 고문은 19일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이 의원의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에 대해 "이재오 의원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은 소통인데, 소통을 잘 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박 전 대표를 지적했다. 

특히 손 고문은 "박 전 대표가 '우리 아버지가 보릿고개 다 넘겨줬잖아. 복지를 내가 줄게 가만있어'하는 식으로 소통 없이 복지를 생각할 때 그것은 사상누각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권 행보는 본격화한 대선 주자들이 연일 박근혜 때리기에 나선 이유에 대해 정계 일각에서는 안보에 대한 불안과 우리나라 특유의 남성 우월성 심리를 자극해 보수층 일부를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발언 이후 불거질 수 있는 성차별 논란 역시 이미 계산된 상태에서 발언을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