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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호해면’ 한 그릇…이열치열에 제격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6.15 11: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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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요즘은 낮 기온이 연일 30도 가까이 오르고 있네요. 쨍쨍 내리쬐는 한낮의 햇볕에 언제 소나기를 뿌릴지 모르는 높은 습도까지, 후텁지근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날씨죠. 덥기만 해도 힘든데 비까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괜히 마음도 싱숭생숭, 기운과 입맛마저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점심은 뭘 먹어볼까'하며 낙으로 삼았던 점심메뉴 선택 고민도 요즘은 머리 아픈 고민이 돼 버렸는데요. 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은 탓인가 봅니다. 7~8월 한여름으로 갈수록 저 같은 증세(?)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늘어날 것 같네요.  

그래서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는 입맛을 되찾아 줄, 힘을 내 올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알싸하고 매콤한 음식을 소개할까 합니다. 벌써부터 군침 삼키시는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호면당을 찾아갔습니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해있는데요. 지하철 7호선 청담역 9번출구로 나오셔서 그 길을 따라 청담사거리까지 걸어갑니다. 길을 건너 세 블록을 더 간 후 우측으로 꺾어 들어가면 오른편에 호면당이 보입니다. 이렇게 가시면 걸음에 따라 10~15분정도 소요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 쪽으로 걸어 내려오는 것인데요. 앞서 알려드린 것보다 시간은 조금 덜 걸립니다.  

저는 앞선 방법을 택했는데요. 약간 오르막이 있어 걸어가는 동안 "차를 타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다만, 밝으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의 첫 인상에 힘든 생각은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깔끔하면서 차분한 분위기의 호면당. 실내 인테리어는 마치 고급 중식당을 연상케한다. 실외 테라스에도 테이블을 배치해 날씨가 좋을 때는 야외에서도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창가 쪽 자리에 앉아 메뉴를 골랐습니다. '호해면'을 맛보기 위해 온 만큼 메인메뉴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죠. '호해면'과 어울리는 사이드 메뉴도 골라봤는데요. '아보카도롤'을 주문했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며 실내를 살폈는데요. 분위기는 조용하고 편안했습니다. 어두운 적갈색 바닥은 베이지색상의 벽면 인테리어와 대조돼 아늑한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여기에 네모난 테이블에 나무 의자는 집에 있는 식탁을 연상케 해 마치 집에서 밥을 먹는 듯한 편안함을 줬는데요. 한편으론, 벽면의 창틀 장식들은 고급 중식당을 떠올리게 했죠.

어느새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는데요. '호해면'의 첫인상은 딱 짬뽕이었습니다. 새빨간 국물은 보기만 해도 매워보였는데요. 새우, 조개, 오징어 등 각종 해산물이 푸짐하게 올라가 있었죠.

   
'호해면'.
면을 젓가락에 감아 한입 먹어봤는데요. 탱탱한 면에 시원한 국물이 잘 베여 있었습니다. 국물도 맛봤는데요. 해산물의 시원한 맛과 얼큰한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호해면'이 보통 중국집의 짬뽕과 다른 점은 해산물이 푸짐하다는 것인데요. 또, 대파를 넣어 끝맛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해 자꾸 당겼습니다.

맵지만 감칠맛 때문에 연거푸 국물과 면을 먹었더니 혀가 얼얼해 졌는데요. 매운 맛을 가라앉히기 위해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아보카도롤'을 한입 먹었습니다.

쌀밥과 게살, 소스를 김에 싸 아보카도로 다시 한 번 감싼 음식이었는데요. 짭쪼름한 맛과 부드러운 아보카도의 식감이 좋았습니다. '호해면'으로 얼얼해진 입안을 달래기 그만이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입에 먹기 조금 크다는 점인데요. 한입크기로 가르자니 김밥 옆구리 터지듯 내용물이 빠져나와 먹기가 조금 불편했습니다. 웬만하면 한입에 다 드시는 것이 좋을 듯하네요. 

'호해면' 한 그릇과 '아보카도롤' 접시를 비우고 나니 배가 아주 불렀는데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더니, 그제야 창밖으로 눈이 갔습니다. 키 작은 나무들을 심어 앞뜰을 정원처럼 꾸며두고 있었는데요. 또 앞뜰 옆에는 테라스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테라스에도 테이블이 몇 개 놓여 있었는데, 한여름이나 한겨울이 아니라면 테라스에서 음식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더위에 지치거나 입맛을 잃으신 분들, 호면당에서 얼큰한 '호해면' 한 그릇 드시면 입맛을 되찾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호해면'의 푸짐한 해산물들로 기력회복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