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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내 이름은 빨강', 민정당 스타일이지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6.15 11: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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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수막(플래카드)이 복잡하게 나부끼는 것을 보면 어떤 때에는 관심이 가는 수준을 넘어서서 현란함에 눈이 어지럽기도 합니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인데요. 대표적으로 눈이 어지러운 케이스라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새누리당이 민생 관련 방침을 대국민 홍보하고 있군요.
   
 

2008년 경기도 용인시 같은 경우엔 현수막 표시 기준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현수막 게시물에 대해 규격 외에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바탕과 글자에 빨강이나 노랑,파랑 등 원색을 많이 사용해 현란하고 혼잡한 도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었는데요.

당시 안은 일반 현수막은 바탕색을 연한 노랑으로, 행정 현수막은 연한 파랑으로 하고 각 현수막의 글자색은 갈색·녹색·청색·회색·검정 등으로 하도록 했습니다. 글자나 배경에 사실상 빨강·노랑·주황 등은 퇴출된 셈이었습니다.

같은 도의 광명시 같은 경우도 업자들의 규정을 보니 빨강이 면적의 1/2를 넘지 못하게 하는 문제 등이 논의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명은 물론 로고가 근래에 변경되면서, 흰색과 빨강이 주요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온통 시뻘겋게 걸어놓고 가정 행복, 비정규직 문제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노력은 알겠지만 저렇게 현란하게 붙여 놓으니 거부감이 없지 않습니다.

표지판 보아하니 사진이 찍힌 곳은 서울 역촌동 같은데, 용인이나 광명 같은 곳처럼 규제를 받을 것도 아니고 뭔 상관이냐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보시면 남의 은행 간판을 보란 듯 가릴 높이에 걸려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간판이 거의 대부분 가려진 곳은 신한은행 역촌동지점입니다. 남의 영업하는 가게 앞에 간판을 오롯하게 가릴 가능성을 미처 검토도 안 해 본 감수성 부족에 빨강의 현란함이 겹쳤다고 할까요.
   
 

다른 주제 때문에 나온 이야기지만,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근래 "떠들테면 떠들라는 식인데…. 새누리당이 아니라 완전 민정당 아니냐. 점차 질식 상태로 간다."고 트위터상에서 지금의 당 분위기와 특히 상층부의 당 운영 마인드를 비판한 게 불과 얼마 전입니다.

당 상징색으로 도배된 플래카드가 시민들 눈을 얼마나 어지럽게 할지, 남의 은행 점포 간판을 떡 가릴 가능성은 아랑곳않으면서 비정규직 같은 경제 문제를 이야기하면 곧이곧대로 들릴지. 그야말로 5공화국 시절 민정당 홍보 스타일이라고 하면 지나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소통'에 능해 보이지는 또 진정성이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