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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차’ 알페온 명성 질주에 ‘노란불’, 왜?

미션 불만에 크롬 인테리어 불안감…문제제기에 회사측 “확인된 바 없어”

김병호 기자 기자  2012.06.13 19: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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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지엠의 대표 주력차종인 알페온, 뷰익 라크로스를 이어받은 알페온은 튼튼하고 ‘안전한 차’라는 평이 높아 국내에서 적잖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제일 이미지를 밑천삼아 질주해온 상황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알페온’이라는 차가 이름을 알린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해외에서 알페온의 얼굴은 친숙하다. 해외에서는 지엠의 대표 대형차종 뷰익의 라크로스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엠블럼조차 지엠 쉐보레가 아닌 독자 브랜드를 쓰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1세대 라크로스는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참패 등으로 실패작에 가까운 모델로 평가됐다. 하지만 중국에서 라크로스의 흥행에 성공하며 2세대 라크로스로 이어지는 벼랑 끝 회생의 저력을 발휘했다.

신차 안전도 역대 최초 ‘만점’ 하지만 ‘미션’은…

한국지엠의 주력차종 중 하나인 알페온은 지난해 충돌분야 안전한 차 1위를 수상했다. 역대 최초 신차 안전도 만점을 기록해, 국내에서 안전제일 신화를 새로 썼다. 알페온의 안전성 15등급은 경쟁차종인 그랜저 14등급, K7 12등급, SM7 10등급에 비해 월등한 차이를 나타낸다.
   
한국지엠 알페온의 내부 모습.

이 후광 효과 덕인지, 2008년 8월 한국에 첫 선을 보인 알페온은 지난해 총 1만292대를 판매했으며, 올해 5월까지 총 3267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경쟁차종인 그랜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대형차 시장에서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페온이 가진 이런 장점에 비해, 입소문으로 제기되는 단점들은 최근 이 차량 구매 대열에 동참하려는 고객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먼저 알페온을 구매한 고객들이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는 디자인, 그리고 안전성이다. 하지만 구매를 위해 정보를 모으는 사람들은 이들로부터 이러한 장점 외에 아쉬움도 귀동냥하게 된다는 것이다. 희소성 있는 디자인과 안전한 차라는 점이 △미션에 대해 제기되는 불만 △대형차 동급대비 협소한 공간 활용 등의 문제를 모두 가릴 수 있는지 갈림길에 서게 되는 셈이다.

알페온에 대한 미션은 출시 당시부터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션 때문에 타 차량에 비해 연비도 안 좋고, 성능도 엔진에 걸맞지 않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한국지엠이 이러한 상황에 능동적인 대처를 못한다는 것”이라며 “라스트 프리미엄 크루즈의 경우에도 2000년, 2001년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헤지테이션(미끄러지는 현상, 엔진과 변속기 부분이 궁합이 맞지 않는 것)이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정도(결정권 문제로) 느리고, 반응도 느리고, 천문학적인 비용투자에 비해 아직까지 점유율이 두 자리가 넘지 못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간지나는 크롬장식’ 빛반사 문제로 ‘최대매력 안전성’ 침해?

그리고 최근에는 이에 더해 인테리어 크롬장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한 차, 특히 충돌면에서 안전한 차로 자리 잡은 알페온이지만, 멋스러운 인테리어 중 하나인 크롬으로 인해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혹을 사면 곤란하지 않을 수 없다. 충돌을 유발할 요인을 최대한 없애고 나서 안전성을 말해야 맞는 말이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한국지엠 알페온의 인테리어에 크롬장식이 사용돼 있다.

이 논란에 대해 알페온 생산 공장인 부평 공장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 공장 고위 관계자를 통해 진위를 알아봤다. 부평 공장 고위 관계자는 인테리어로 사용된 크롬이 빛을 반사해 운전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말에 대해 처음엔 “차량을 제작할 당시 썬팅지를 고려해서 제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직 이런 문제들이 제기된 사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크롬장식 문제는 그냥 넘어갈 부분이 아니다. 다시금 이어진 취재에서 관계자는 “문의 이후 고위 간부 차량에서 이와 유사한 문제가 생겨 관련 부분에 대해 고려 중이다”라고 말을 바꿨다. 부평 공장에선 현재 이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지엠 홍보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 제기가 알페온이 출시된 지 3년이 지나 발생할리 만무하다”며 “확인된 바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설혹 이러한 문제가 생긴다면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러한 문제제기를 한 고객 또한 빠른 조치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한 차’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는 ‘알페온’, 차량구매 차원에선 성능이 모자라든, 공간 활용이 부족하든, 이는 고객 취향에 따라 이를 감수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에 사용된 크롬이 빛을 반사해 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의혹은 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이에 대해 “이는 충분히 문제제기가 될 수 있다”며 “심지어 자동차 썬팅의 빛 반사도 상대편 운전자에 방해가 된다면 단속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적인 운전 습관 등의 문제가 아니라, 한명의 운전자라도 빛 반사로 인해 전방주시 의무의 소흘함을 느낀다면 잘못 설계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 알페온의 앞유리 바로 아래 사용된 크롬장식.

현재 알페온은 지난해 말 e-어시스트의 등장으로 준중형에서 준대형까지 제품 라인업이 두터워져 사용자의 선택 폭도 넓어진 상태다. 연비도 좋아지고 성능도 대폭 강화됐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작은 경고음들을 간과해 사고를 초래한다면 이런 호재들을 모두 망칠 수 있다. 사소한 포인트를 놓쳐 미국 시장에서 실패했던 1세대 라크로스의 사례가 있어 이런 우려는 더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