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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연금 제도 개선…업계 '실효성 의구심'

복잡한 보험 상품 비교공시 통해 오히려 소비자 오해 가능성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6.13 10: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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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변액보험 제도 개선방안이 발표됐지만 실효성에 여전히 의문이 남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평가다. 지난 7일 당국은 변액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사업비 수준, 납입보험료 대비 수익률 등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정보를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변액보험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정확한 비교공시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한다. 변경되는 변액보험 제도와 그에 따른 업계의 반응을 들어보았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 4월 변액보험의 낮은 수익률 및 해지환급률을 지적한 뒤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자 당국이 개선방안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업계는 공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보험 구조상 간단한 비교공시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금소연은 상당부분 요구사항이 반영됐지만 공급자 위주의 상품판매 소지가 있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변액보험 제도 어떻게 개선되나

변액보험 제도 개선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공시이다. 금융위원회는 지금까지 제공되지 않았던 비교공시를 소비자에게 가입 전ㆍ후,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핵심적인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가입 전 소비자가 사업비 수준, 납입보험료 대비 수익률 등을 포함해 상품별 주요특징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변액보험상품 비교' 메뉴를 비교공시 사이트 첫 화면에 신설한다. 변액보험 상품의 구조 및 주요내용이 한 장으로 정리된 '핵심 상품설명서'도 상품설명서 첫 페이지에 제시하게 된다.

보험회사가 판매자들의 설명의무 이행여부를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고 펀드 운용수수료 부과 체계 개선을 통해 수수료 부담을 경감한다. 소비자가 운용수수료 중 보험회사 몫을 명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해 보험회사의 수수료 인하를 적극 유도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계열사 편중 위중 위탁 관련 비중, 수익률, 지급보수 등을 공시하고 사업비 부과방식도 다양화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 보험사 "정확한 비교공시 어렵다"

금융위가 이렇게 약 5가지 방법을 통해 기존 주요정보에 대한 미흡한 공시수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험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왜일까.

보험사들은 이번 변액보험 제도 개선이 얼마만큼의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공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업계 모두 공감하지만 복잡한 보험상품을 단순화해 비교공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 관계자는 "당국에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어 업계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전문가들도 어려운 용어들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상품이라도 각 사별로 세부사항이 다른 만큼 '비교 공시'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똑같은 상품군으로 각 보험사들의 상품을 비교하면 오히려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며 "상품이 다양화되며 각 사별로 보장성보험도 동일한 상품이 없는데 단순 비교공시를 해 놓으면 오히려 고객들에게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업비 또한 설계사들의 월급으로 많이 비춰졌는데 이는 잘못된 사실"이라며 "사업비 안에도 유지보험료 등 보험 유지비로 사용되는 금액이 있는데 자칫 모두 담당 설계사 월급이라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변액보험을 판매 중인 설계사들은 비교공시가 시행 전인 만큼 큰 부담을 느끼고 있진 않지만 제도가 시행된다면 기존 보험가입자들에 대한 관리가 지금보다 철저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보험을 판매중인 한 설계사는 "가입자들의 경우 실제로 보험금에 대한 수익률 우려로 콜센터 등에 문의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약 200명의 사람을 관리 중인데 이 중 콜센터에 문의를 하는 사람은 한달에 1~2명 꼴"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익률 등이 아직 미가입 고객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할 수도 있으나 단기상품이 아닌 만큼 충분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존 고객들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며 사업비 비중이 큰 보험사들에겐 타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소연 "모든 보험에 소비자 중심 판매 필요"

금융소비자연맹 측은 변액보험에 대한 문제제기는 상직적인 의미이며 결국 모든 보험에서 수익률 공개 등을 통한 소비자 중심의 판매가 이뤄져야 된다고 주장했다.

금소연 정책개발팀 이기욱 팀장은 "금융위가 발표한 개선 방안은 기존에 논의됐던 내용이 대부분 포함된 만큼 만족한다"며 "일단 큰 틀이 나온 만큼 부족한 부분은 차차 수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보험회사가 판매자들의 설명의무 이행여부를 확인하는 해피콜 등으로는 불완전판매를 막을 수 있는 확률이 적은 만큼 좀 더 확실한 예방책이 필요할 것 같다"며 "비교공시가 시행되면 각 보험사들의 사업비 등이 알려지는 만큼 회사간의 경쟁을 통해 보험료 인하 등의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번 비교공시로 기존 공급자 중심의 판매를 지속해온 보험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변액보험 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상품에 있어서도 이와같은 제도가 점차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