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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원년 농협은행, 키워드는 ‘친절·행복·스마트·가족’

“올해 미국 뉴욕에 지점 연다” 외자 없는 100% 민족자본, 해외진출 박차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6.11 17: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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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6월9일로 새 출발 100일을 맞은 농협은행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올해 3월 농협금융지주는 자산 240조원의 국내 5위 금융지주로 새롭게 출발했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은행(카드 포함)을 주축으로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농협증권 △농협캐피탈 △NHCA자산운용 △농협선물 등 7개 자회사로 구성되는데, 농협은행은 명실상부 이 금융그룹의 꽃이다.

농협은행의 든든한 배경인 농협금융지주의 총 자산규모는 △우리금융지주(372조원) △KB금융지주 362조원 △신한금융지주 331조원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자산 ‘300조 클럽’에 진입해 있는 것보다는 다소 규모가 작지만 명실상부 금융권 5위이며, 영업망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농협은행 지점 수는 총 1172곳으로 점포수로는 업계 1위인 국민은행에도 육박하는 수준이다.

100일 안정 기초 닦고, 공룡 아닌 스마트-글로벌 색깔

   
농협은행이 이제 신경분리의 기본 수술을 마치고, 4대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과 동등한 마음가짐으로 경쟁에 나선다. 과거 중앙회 시절의 정신은 갖고 가되, 영업 스타일은 변화하는 기류가 느껴진다는 평이 높다. 사진은 서울 농협은행의 본점 전경.
신경분리라는 어려운 수술을 단행한 가운데, 이제 농협금융지주는 정부와 경영개선이행 약정서(MOU) 체결을 매듭짓고 사업구조 개편을 처리할 숙제만 남겨두고 있다.

농협은행 입장에 한정해 놓고 보면, 지주 회장을 겸임하고 있던 신충식 행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 은행쪽 직무에만 전념하기로 해, 농협은행의 내실 및 조직 조기 안정 문제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긴장감을 갖고 박차를 가할 부문으로는 스마트(글로벌) 금융 파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년 4월 신 행장이 내놓은 간담회 발언들을 보면 이런 여러 힌트들을 얻을 수 있다. 신 행장은 당시 “올해 안에 미국 뉴욕에 지점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농협중앙회가 종합금융을 하다 보니 글로벌 금융 스탠다드에서 보기에는 여러모로 불이익을 받을 여지가 있었던 점을 이제 완전히 털어냈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신 회장은 “해외지점이 미국 등의 금융 감독기관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지만 이번에 지주회사(산하 은행으)로 발족하면서 금년 중 미국 뉴욕에 지점을 개설하겠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현재 뉴욕에는 농협은행 사무소가 영업 중이며 중국과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직원들이 파견돼 있다. 이 곳들도 향후 사무소나 지점 형태의 수익 모델 가능성이 있다면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신 행장은 설명했다.

점포 증설은 진행하되, 숫자로 밀어붙이는 형식은 가급적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신 행장은 은행 점포 증설과 관련해서는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도 없지 않지만, ‘공룡 농협’으로 무작정 난개발식 성장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영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면서도, 시범적으로 특화점포를 개설·운영한 뒤 추가적인 전략을 세울 것으로 알려지는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이달 중 서울에서도 젊은 학생층이 많이 드나드는 노량진에 농협의 ‘스마트 브랜치’ 1호점을 상륙시킬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점 역시 뉴욕 문제만큼이나 농협은행이 스마트와 글로벌 이미지를 빠르게 굳히기 위해 ‘정조준’을 할 요량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 스마트 브랜치는 미디어월, 화상상담시스템 등 첨단장비를 대거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노량진 지역이 고시생, 재수생 등이 밀집한 지역인 만큼 이에 맞춘 점포로 꾸민다는 복안으로 알려져, KB국민은행의 락스타존 등 이전의 청년층 공략 은행 점포 모델과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서민-중소기업 동행하는 행복한 은행

   
5월8일 어버이날을 맞아 농협은행에서 봉사활동에 나섰다. 사진제공=농협은행.
농협은행은 이미 서민전용 특별우대 예금상품인 ‘NH희망채움통장’과 ‘NH새희망홀씨대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공익기금 조성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어려운 이웃에게 쌀나누기 봉사 활동을 하는 상품인 ‘행복한 대한민국통장’, 독도사랑을 실천하는 ‘독도지킴이 카드’ 등의 공익상품도 내놓은 바 있다.

농협의 기본 정신을 잇는 차원에서 농업금융컨설팅을 진행, 농가의 자산·부채·농축산물 판매액·투자비용 등 경영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금융 개선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2005년 처음 시작된 농업금융컨설팅은 신경분리와 금융지주 편제 이후에도 계속된다.

농협은행은 특히 올해를 ‘중소기업 지원의 해’로 정하고 유망 중소기업 발굴, 금리혜택 등 각종 금융지원을 단행한다. 또 기업무료경영컨설팅을 실시하고 시도 영업본부 및 기업금융지점을 적극 가동, 현장 경영 애환을 함께 나눈다는 방침이다. 

◆‘친절한 농협은행 강조’ 외부에 고객감동 노하우 전수 나설 정도

   
농협의 친절은 이제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만족을 충족하는 단계를 넘어 타기관에 이 노하우를 전수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사진은 농협은행 경남본부에서 진주시 공무원들에게 친절 관련 교육에 나선 모습(자료는 해당 본부).
농협은행은 최근 친절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또 이런 노력이 금융지주 시스템으로 전환된지 아직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업 성적을 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농협은행 충남본부는 올해 전 직원에 대한 친절서비스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한 이후 ‘하나로가족’ 고객수가 지난 2010년말 7만6000명에서 금년 4월말 현재 8만5000명으로 약 9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농협은행의 노하우와 열의는 외부에 이를 전수하는 단계에 이를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농협은행 경남본부는 5월말 경남 진주시청 공무원과 민원안내 자원봉사원 등 100명을 대상으로 ‘고객감동 행복 이야기’라는 주제로 고객만족 서비스교육을 실시했다. 이 서비스교육은 민원인 응대에 필수적인 △미소의 중요성과 복장 △인사 방법 △기본용어 말하기  △전화응대 요령 등을 상황별 실습으로 진행됐다. 또 ‘은퇴를 금퇴로 만들자’라는 주제로 은퇴 이후 생활과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 관련 지식 교육도 병행됐다. 

“자랑스러운 민족은행+금년 1조 순익 자신” 뿌듯 ‘직원-가족모델 인기 高’

이렇게 친절과 스마트함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농협은행은 엄정한 내부통제 부문에도 역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금년 들어 일부 지역에서 농협은행 일일감사의 내실화를 도모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여 사고 미연방지와 청렴한 조직문화를 활성화하고자 순회자점감사 제도가 처음 도입됐다.

조직 강화를 위한 인력 확충을 지속하고 있는 농협은행은 이번에 출범할 당시 1만5757명이었던 직원 수가 1만6363명으로 확대되는 상황이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군살 없는 경영을 도모하기 위한 적정한 유무형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점검을 지속하고 있다.

신 행장이 기자들을 상대로 ‘올해 순이익 1조원 이상 달성’이라는 문제에 자신감을 피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농협은행은 민족자본이라는 점 외에도 친절과 행복 등 다각도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는 노력이 다각도로 펼쳐지는 역동적 조직으로 변신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직원들은 물론 직원 가족들까지도 애정이 높고 직원모델 선발 등에 참여도가 상당하다.
이런 환경은 외국인 자금 유입분이 없는 100% 민족자본이라는 점과 함께 은행에 몸담고 있는 직원은 물론 그 가족들에게까지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농협은행은 직원 및 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20명의 모델을 선발하는 과정을 진행한 바 있는데, 여기에는 118명의 직원 및 가족이 지원해 약 6: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자녀모델의 경우에는 4명 선발에 40명이 경쟁을 펼치는 등 열기를 더하기도 했다.

가족모델 중 자녀 케이스로 이번에 선발된 국립전통예고 3학년 권경하양(외환센터 권오행 직원 자녀)이 “아버지가 다니시는 농협은행은 외국자본이 하나도 없는 순수민족은행이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 고유의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민족은행인 농협은행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제 출범 100일을 맞은 시점에서 농협은행이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금융 시장의 경쟁력을 빠르게 확인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