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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한국실리콘 근로자 목숨 담보로 화학산업

민노총 "가스누출 총체적 안전시스템 부재" 비판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6.11 14: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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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수국가산단내 한국실리콘에서 발생한 가스누출 사고는 근로자에 대한 안전시스템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채 발생한 인재로 나타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오후 3시10분쯤 여수산단 한국실리콘 제2공장에서 독성가스의 하나인 삼염화실란(SiHCl3) 이충전 작업도중 밸브노즐에서 가스가 누출돼 작업 근로자 62명이 흡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3염화실란은 메탈실리콘을 가용로에서 모노실레인이나 삼염화실레인과 반응시켜 정제된 폴리실리콘을 얻는 공법으로 태양광 발전소 전지를 만드는 핵심 원료이다.

문제는 사고 이후 불거진 한국실리콘의 안전의식 불감증이다. 회사 측은 사고 직후 비상대피령 등 경보조치를 하지 않아 유독가스 피해가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취재진 출입을 통제한 한국실리콘 여수공장 전경. 이 회사는 오성엘에스티와 S-오일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또한 공장 정문을 잠그는 바람에 2,3차 가스흡입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 메뉴얼이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뿐만 아니라 IT 시대에 여전히 개인 휴대폰 반입을 금지해 긴급 상황에도 119 등을 호출할 수 없는 불상사를 초래하는가 하면 삼성그룹처럼 노조설립을 절대 불허하는 등 폐쇄적인 경영방침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서에서 "한국실리콘은 가스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가스노출자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축소은폐하고, 입원치료 중인 환자를 퇴원시키려고만 하고 있음은 정말 분통 터질 일이다"며 "이 회사는 국비와 도비, 우리 지역민의 혈세가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등한시하며 노동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악질기업이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흡입환자 62명 가운데 59명은 비교적 경미한 흡입사고였지만, 3명은 입원을 필요로할만큼 복통과 구통, 메스꺼움을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현재 회사 측의 조치로 62명 모두 퇴원한 상태다.

여수환경연합도 "여수산단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으로 돈벌이에만 급급해 연일 사고를 내고 있고 그것도 여수시민들이 10여년간 준비해 왔던 환경(여수)박람회 시기에 발생했다"며 "한국실리콘의 누출사고에 대한 대시민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며 앞으로 반환경기업 퇴출운동도 벌일 것이다"며 강도높게 대책을 요구했다.

여수시민 조모씨(46)는 "여수에서 수십년째 살고 있지만 한국실리콘이란 회사가 있는줄도 몰랐다"며 "산단 기업들이 공해만 배출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형편없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사고 이후에도 언론 취재를 막기위해 정문을 걸어 잠근채 삼엄한 경비를 펴며 현장을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한편 환경부가 2011년 4월29일 발표한 ‘2009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여수지역 유해화학물질의 총배출량은 연간 1071t이고, 그중 발암물질은 390t, 내분비계 장애 추청물질은 6t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남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의 ‘여수산단 주변지역 주민건강 역학조사’ 결과 여수지역 암 사망률이 전국 평균에 비해 1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