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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전통·현대 맛깔나게 비벼놓은 돌솥비빔밥 ‘스톤팟 키친’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6.08 16: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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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수세계박람회가 어느덧 개막한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네요. 저는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요, 바쁜 일상생활에다 지리적으로도 떨어져있다 보니 체감 정도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각종 뉴스와 방송에서 연일 여수세계박람회 현장이 다뤄지고 주요 생활정보인 날씨와 교통 예보도 박람회가 열리는 여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을 보며 박람회의 의미와 중요성을 짐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행사에 너무 무심했던 것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는데요, 때마침 여수세계박람회 현장을 다녀온 지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지인은 여러 전시관, 볼거리 등 현장 분위기를 전해줬습니다. 근데, 밀려든 사람들로 인해 관람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과 식음료 등 먹거리 부분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습니다.   

이를 듣고 있자니, 국내 관람객뿐 아니라 여수세계박람회를 보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제대로 된 한식을 접하고는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한식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한 돌솥전문점이 떠올랐습니다. 내친김에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 이곳 ‘스톤팟 키친(Stone Pot Kitchen)’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춘천 닭갈비 돌솥 비빔밥’.
스톤팟 키친. 스톤팟(Stone Pot)은 ‘돌솥’을 뜻하는 영어단어인데요. 식당 이름만으로도 어떤 음식을 파는지 아는지 감이 오시죠? 스톤팟 키친은 지하철 1호선과 중앙선이 교차하는 용산역과 연결된 아이파크몰 6층에 위치해있습니다. 위치를 잘 모르시겠다면 같은 층 CGV를 보고 찾아가시면 되는데요. CGV 바로 옆에 스톤팟 키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면이 유리로 된 스톤팟 키친이 눈에 띄었는데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돌솥의 질감을 표현한 벽면 인테리어와 한옥 창호문을 본뜬 등(燈)이 포근히 감싸는 듯한 전통 한옥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죠. 은은한 조명과 밝은 황갈색의 테이블들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분위기에 세련미를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선보이는 음식은 어떨까하는 궁금함에 메뉴판을 얼른 펼쳐봤는데요. 전채요리와 샐러드부터 돌솥비빔밥, 돌솥국밥, 돌냄비우동 등이 사진과 함께 나열돼 있었습니다. 메뉴판을 이리저리 살펴본 끝에 ‘춘천 닭갈비 돌솥 비빔밥’과 ‘신포 시장 닭 강정’, ‘게살 와사비 샐러드’를 주문했습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식전빵으로 옥수수빵(술빵)이 제공됐는데요. 패밀리레스토랑이 아닌 돌솥전문점에서 식전빵이 내어지니 뭔가 색달랐습니다.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옥수수빵은 식욕을 돋워주었죠. 

이어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는데요. 커다란 돌솥의 ‘춘천닭갈비 돌솥 비빔밥’은 정사각형으로 짜인 나무틀에 담겨있었습니다. 나무틀은 뜨거운 돌솥에 손을 데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식사를 끝낼 때까지 돌솥이 식지 않도록 하는 보온 효과를 낸다고 하네요.

   
전통 문양을 적용해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살린 스톤팟 키친 매장.
흰 쌀밥 위에 오이, 당근, 고사리, 호박, 새싹채소들이 알록달록 색을 자랑하며 먹음직스럽게 올려져있었는데요. 고추장은 별도로 내어져 원하는 만큼 덜어 넣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봐왔던 돌솥비빔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종지 형태로 튀겨진 만두피를 그릇삼아 춘천 닭갈비를 담아냈습니다. 만두피 채로 비벼 먹으면 된다고 해 흰 쌀밥과 나물들, 만두피, 만두피에 담긴 닭갈비를 쓱쓱 비벼 한 술 떠봤습니다.

달궈진 돌솥 그릇 탓에 입천장을 델 뻔했는데요. 삼삼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자꾸 당겼습니다. 고추장을 넉넉하게 넣어 매콤한 맛도 좋았지요. 춘천닭갈비를 담아낸 만두피 조각들은 보통 돌솥비빔밥을 먹을 때는 맛볼 수 없었던 바삭함을 더해줬습니다. 배추김치와 단무지, 물김치 등 반찬들도 정갈하게 담겨 나와 취향에 따라 곁들여 드실 수 있습니다. 돌솥비빔밥과 춘천 닭갈비의 의외의 조합, 고개를 갸우뚱 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한 번 드셔보시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실 것 같네요.

‘신포 시장 닭 강정’과 ‘게살 와사비 샐러드’도 먹어봐야겠죠. ‘신포 시장 닭 강정’은 인천 신포동의 유명한 닭 강정을 재현한 메뉴입니다. 이곳의 닭 강정을 직접 맛보고 연구해 내놓았다고 하네요. 스톤팟 키친에는 ‘신포 시장 닭 강정’ 외에도 ‘종로 빈대떡’과 ‘삼청동 닭고기 꼬치구이’ 등 여러 지역의 유명한 음식들을 메뉴로 내놨는데요, 이들 메뉴 역시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맛을 본 뒤 개선해 선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게살 와사비 샐러드’.
‘신포 시장 닭 강정’은 먹기 좋게 자그마한 크기로 바삭하면서도 매콤달콤했습니다. 양이 많지도 적지도 않아 비빔밥과 곁들여 드셔도 좋을 듯 하네요. 

‘게살 와사비 샐러드’는 사실 주문할 때 ‘맛이 있을까?’ 반신반의한 메뉴였는데요. 야채와 방울토마토, 게살, 슬라이스 양파에 와사비를 넣은 마요네즈 드레싱이 어우러져 나왔습니다. 와사비 특유의 매콤한 맛이 코끝을 살짝 자극했는데요, 강하지는 않았습니다. 쫄깃한 게살이 야채와 어우러진 샐러드는 ‘춘천닭갈비 돌솥 비빔밥’과 ‘신포 시장 닭 강정’으로 뜨겁고 얼얼해진 입안을 상큼하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배부르게 먹은 뒤, 후식을 먹으러 커피전문점을 가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테이블 정리를 도와주던 점원이 후식 메뉴로 아이스크림이 있다고 귀띔해주었습니다. 잠시 뒤 딸기맛, 커피맛, 팥맛 등 막대 아이스크림을 조그만 바구니를 제 앞에 내밀었는데요. 팥맛을 골라 집었습니다.

스톤팟 키친, 전통한식인 비빔밥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약간의 변화로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또, 패밀리레스토랑처럼 식전빵을 제공하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내는 등 색다른 서비스와 즐길거리는 소소하지만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곳만의 매력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