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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업황 악화에 증권사 목표가 '우수수↓'

부정적 전망은 당분간 계속…장기간 조정 부담으로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6.08 11: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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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로존 재정위기 및 글로벌 경제 전망에 따라 국내 증시가 ‘일희일비’하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 고용지표 악화에 블랙먼데이를 맞았던 코스피는 유럽과 미국의 경기부양 시사 발언에 폭락 분을 일시에 회복하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변동에 따른 유동성 확대와 신용 규제 등 수익에 부담을 주는 정책으로 인해 증권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개별 증권사의 목표주가 낮추고 있다. 부진한 실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는 것.

◆삼성은 해외법인 탓…우리투자, 투자자산 손실 영향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칼을 뽑았다. 이 증권사 이철호 연구원은 15일과 22일 각각 증권업계 최선호주(Top picks) 삼성증권(016360)과 우리투자증권(005940)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우선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6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순이익은 43%나 감소했으며 이는 홍콩법인에 대한 투자지분재평가 손실 822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홍콩, 영국, 뉴욕 등 3개의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펼쳤으나 부진한 실적으로 오히려 손실에 입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IFRS 개별기준 당기순이익은 1347억원으로 전년대비 43.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8%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투자증권의 목표주가도 ‘1만6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기본체력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혹평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의 4분기 금융상품판매수익은 11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분기 대비 16% 증가했다”며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순이익 증가는 주식 매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이닉스 주식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400억원 발생했으며 기타 투자자산 손실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손충당금 등의 비용요인으로 70억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대, 모바일 시장점유율↓…“미래에셋 은퇴시장 대응 아쉬워”

현대증권(003450)은 미미한 모바일 거래 비중과 대영저축은행(현, 현대저축은행) 지분 인수 효과 실망 등의 이유로 목표주가가 ‘1만1000원’에서 ‘1만’으로 하향 조정됐다.

목표주가를 하향한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현대증권은 대표적인 오프라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강자이지만, 최근 모바일 거래비중이 높아지고 거래대금이 축소되면서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모바일 거래 시장점유율은 4% 수준으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4월23일 현대저축은행은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나 아직 저축은행 업계가 전체적으로 침체 기로에 있고 영업 정상화에는 당분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으로 ‘단기매수(Trading BUY)’를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브로커리지의 지속적 감소와 은퇴시장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목표주가가 하향됐다.

동부증권은 미래에셋의 핵심 수익원인 펀드 수익도 새로운 자금의 유입이 지연되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FY12, 13년 실적 추정을 각각 18%, 9%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원형운 연구원은 “타 경쟁사들이 7월 근로자 퇴직급여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개인퇴직연금 시장인 IRP시장에 집중하는 동안, 은퇴시장 선두주자인 동사의 특별한 대응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진출 전략, 은퇴시장 개척 등 장기적 성장 전략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한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5만2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부연했다.

◆거래대금 회전률 10년래 최저…정부 정책 악재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은 실적 부진에 따른 것
   
 
으로 이는 최근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거래대금 회전율 등 브로커리지 수익비중의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증권사들은 모두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겪고 있으며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벗어나 적절한 영업력 배분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실현하는 증권사들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의 4분기 브로커리지 실적은 8조5600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1100억원 가량 감소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익은 840억원으로 2분기 연속 둔화세를 나타났다. 오프라인 브로커리지 최강자 현대증권도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미래에셋증권의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신용 규제 등 수익에 부담을 주는 정부 정책도 지속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감독당국의 펀드 판매보수 인하 정책이 지속돼 펀드판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점도 수수료율 하락의 원인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화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증권업에 대해 ‘중립(Neutral)’ 의견을 밝히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상증자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희석효과를 기존 브로커리지 및 금융상품 판매 수익 증가로 충분히 상쇄하기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및 스페인 구제 금융 등의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과정에서 국내 증시도 장기간 조정이 계속됨에 따라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작년 급격한 증시 조정 과정에서 개인들의 증시 참여가 증가했던 것과 반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가 증권사에 유리하게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권주는 향후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기 전에는 반등의 기회가 드물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