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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신용등급 악재에 ‘휘청’…위기돌파 시험대

한신평 발표에 8일 그룹 주가 직격탄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6.08 10: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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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STX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과 단기전망을 무더기 하향조정했다. 수익성 저하와 늘어난 재무부담, 장기화된 해운, 조선 경기침체 등이 이유다.

앞서 또 다른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일 STX(011810)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유지했으며 지난 3월28일에는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등이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067250)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트린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악재로 작용한 탓에 8일 주식시장에서 STX계열주는 줄줄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30분 현재 STX가 전일대비 3.36% 하락했고 STX팬오션(028670), STX조선해양 역시 각각 2.32%, 3.30% 약세다. STX메탈(071970)과 STX엔진(077970) 도 2% 이상 주가가 밀렸다.

◆흔들리는 주력 계열사, 지주사도 ‘불똥’

7일 한신평에 따르면 실질적 지주회사인 STX의 기업신용평가등급(Issuer Rating)은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실질적인 그룹 지배권을 행사하는 STX의 경우 전반적인 그룹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주요 계열사인 STX조선해양과 STX엔진, STX메탈의 등급전망 역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됐다. 평가 대상 가운데 유일하게 ‘안정적’ 평가를 받은 STX팬오션은 회사채 등급이 기존 A등급에서 A-로 낮아졌다.

한신평 홍석준 수석애널리스트는 STX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운·조선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그룹 전반의 재무적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여기에 STX팬오션, STX조선해양 등 주력 계열사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로 그룹 전체의 재무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TX그룹은 외형의 90% 이상이 해운 및 조선 관련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 과감한 인수합병과 주력사업 집중으로 단기간 내 그룹 사업영역과 외형 확대에 성공한 STX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와 선박공급 과인, 업황 부진 등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적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다.
홍 애널리스트는 STX의 기업 유동성에 대해서도 “유동성 커버리지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긴급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 견딜 수 있는 현금 유동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STX가 향후 1년 동안 즉시 쓸 수 있는 자산은 대략 1280억원으로 이는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1조1231억원의 단기성 차입금을 갚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올해 계열 지배구조 변화와 사업 확장 등 자금 부담이 생길 경우 추가적인 외부 차입이 필요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무구조 개선 성과 두고 봐야

STX유럽 인수와 대련 조선기자 건설 등 사업 확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STX조선해양의 경우 수주부진과 운전자금 부담으로 외부 차입 규모가 커졌다. 선박 엔진과 관련 부품 부문을 담당하는 STX엔진, STX메탈 역시 조선 경기 악화로 타격을 받자 그룹 차원의 회생 드라이브도 강력하게 걸렸다.

STX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 STX OSV를 비롯해 국내외 비상장 계열사와 해외 자원개발 지분을 매각하고 일부 노후 선박을 처분하는 등 본격적인 유동성 확보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그룹 전반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사모펀드(PEF) 조성을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개선 방안이 실효가 있을지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은 ‘두고 볼 일’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홍 애널리스트는 “해운·조선 업황이 회복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고 앞으로도 경기 등락으로 인한 주력 사업의 변동성은 다소 불가피하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재무개선 방안들의 실행시기와 현금유입 효과, 차입금 감축 규모 등 성과와 함께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의 원활한 상환 여부 등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한기평 역시 지난달 2일 발표한 평가 보고서에서 “자구노력의 성과가 일정부분 가시권에 들어오는 점은 긍정적이며 향후 차입부담 개선노력과 재무역량 회복여부, 국내외 자회사들의 사업역량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