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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에 비상식적인 실적 경쟁…교보증권 ‘꼼수’ 논란

“12억 유치해도 실적 경쟁서 밀려 탈락”…금감원 검사 착수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6.07 16: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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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교보증권(030610)이 정규직 전환을 구실로 인턴사원들에게 비상식적인 수준의 실적 경쟁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교보증권을 상대로 인턴 채용 절차를 비롯한 부문검사를 진행했으며 부당영업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은 또 최근 인턴사원을 채용한 소형 증권사 2곳에 대해서도 검사에 착수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은 지난주 교보증권 인턴 채용 절차와 관련한 부문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인턴들이 투자상담사 등 적법한 자격을 가졌는지 여부 △유치한 자금에 대한 일임매매 여부 △교보증권 측이 일임매매에 대해 압력을 가했는지 등을 중점 조사했다.

언론 보도와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해 8월 리테일부문 영업인턴 60명을 공개모집했다. 2주간 기초교육을 받은 인턴들은 곧바로 영업점에 배치돼 주식 영업 업무를 맡았다.

인턴기간 6개월 이후 60명 중에서 절반만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조건이 붙었고 교보증권은 인턴들의 영업 실적인 △약정수수료 규모 △신규 개설 계좌수 △예탁 자산 규모 등을 실시간 공개해 경쟁을 과열 시켰다.

문제는 인턴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돈을 채워 넣거나 빚을 내 무리한 투자를 하면서 불거졌다. 12억~13억원대 예탁 자산을 유치한 사원의 실적순위는 중위권에 그쳤고 상위권에 오른 인턴은 유치한 예탁자산이 60억~7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인턴기간 종료 후 정규직으로 뽑힌 인원은 1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탈락자들은 취업에 실패한 것 뿐 아니라 엄청난 빚더미를 떠안게 된 셈이다. 교보증권은 인턴을 앞세워 무리한 영업을 한 것도 모자라 인턴들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만 챙기고 내쫓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 관계자는 “실적은 인턴사원을 평가하는 여러 항목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정량평가 뿐 아니라 인성평가도 함께 진행됐으며 실제로 고액의 예탁자산을 유치해 실적 1~2위를 기록한 인턴들은 탈락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교보증권 측의 소명을 들은 뒤 다음 달 경 제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