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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는 '매수' 천지…못 믿을 분석 왜 하나 봤더니

상장사 중 커버 종목 1/3도 못 미쳐 "인력난에 궁여지책?"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5.31 10: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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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발간된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투자의견의 80.9%가 ‘매수’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증권사가 분석한 종목은 전체 상장종목의 1/3에도 미치지 못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실제 투자 지침으로 활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31일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박종수·이하 금투협)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2011년 증권사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 및 리포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리포트는 총 8만1074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발간건수인 8만4521건보다 3447건, 4.1% 감소한 수치다.

◆ 일부 기업만 분석, ‘매수’ 의견 쏟아내

리포트 종류별로는 기업분석이 약 38%로 가장 많았고 주식전략 18.4%, 산업 14.1% 순이었다. 국내 증권사 당 연간 리포트 발간건수는 2191건이었으며 애널리스트 1인당 평균 68건의 리포트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증권사 리포트가 일부 종목과 매수 의견에 편중돼있다는 점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가 분석한 종목은 463개로 전체 상장종목인 1928개 대비 약 24%에 그쳤다.

최근 5년간 커버리지 추이를 분석한 결과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커버한 종목이 424개까지 감소했고 2010년 475개 종목을 커버하며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인력감소 영향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투자의견 분포에서도 ‘매수’가 전체의 80.9%를 차지한 반면 ‘보유’는 6.4%에 그쳤다. 특히 ‘매도’ 또는 ‘비중감소’ 의견은 전체 투자의견 중 단 6건에 불과했다.

◆ 삼성증권, 보유 애널리스트 규모 1위

이 같은 증권사 리포트의 편중현상이 인력난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적은 인원이 넓은 커버리지를 담당하지 못하면서 쏠림현상이 가중됐다는 얘기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인력난이 전년대비 다소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말 기준 금투협에 등록된 애널리스트는 모두 145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575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권사의 영업환경 악화로 신규인력 등록이 줄어들었고 2010년 이후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 등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애널리스트의 타증권사 이직률은 9.7%로 11.3%였던 전년보다 약간 줄었다. 또 재직기간 3년 미만인 주니어급의 이직 비율이 전체 이직자의 67.8%로 가장 높았다.

한편 증권사별 애널리스트 보유 현황은 삼성증권(016360)이 84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투자증권(005940) 83명, KDB대우증권(006800) 79명, 현대증권(003450) 68명, 한국투자증권 65명 순이었다.

금투협 이동원 증권산업팀장은 “이번 분석 결과가 투자자가 애널리스트 리포트와 관련한 정보를 비교, 판단할 수 있는데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