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순천 맹인축구 앞못보는데 어떻게 찰까

축구공 속에 쥐방울 6개 '딸랑딸랑' 청각·촉각 자극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5.31 00:33:59

기사프린트

   
신신상사가 생산하는 시각장애인용 축구공.
[프라임경제] 월드컵 4강신화의 주인공인 거스 히딩크(66) 감독이 전남 순천에 시각장애인 전용축구장 건립을 계기로 앞못 보는 장애인들이 차는 축구경기는 어떨지에 새삼 관심이 모아진다.

순천시와 체육계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30일 조곡동 철도운동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시각장애인 전용축구장 건립 협약식에 참석했다.

히딩크가 관심을 갖는 시각장애인용 축구장은 일반 축구경기장과는 규모는 물론 축구공 규격까지 상이하게 다르다.

시각장애인 축구장 규격은 가로 18~22m, 세로 38~42m로 시공하게 돼 있으며, 순천의 경우 가로 20, 세로 40m로 지어질 예정이다. 11명이 뛰는 일반 축구선수들과 달리 시각장애인 축구는 골키퍼 포함 팀당 5명이 뛰게된다.

가장 다른 것은 축구공이다. 성인 축구공 둘레 680~700mm인데 반해 장애인용은 640~660mm로 크기가 작다. 그러나 무게는 성인축구공 410~450g보다 무거운 510~540g이다.

무겁게 설계된 이유는 내부장치에 있다. 축구공 속에 방울 6개를 집어넣게 된다. 앞을 못보는 선수들이 공이 굴러가면서 내는 '딸랑딸랑' 소리를 듣고 방향감각을 잡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또한 튀는 힘(탄력)도 낮게 설계됐다. 필드에서 수m씩 역동적으로 튀는 일반 축구공과 달리 방울축구공은 원바운드 높이가 무릎높이인 최고 50~65m가 되도록 제작된다. 적정 공기압은 0.63 kg/㎠.

시각장애인 등급에 따라 보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선수들은 모두 안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게 된다.

시각장애인용 축구공은 주로 브라질이나 러시아에서 수입됐으나, 국내에서도 운동용품 전문 생산업체인 스타(star)스포츠에서 '그린피치'란 상표로 시판되고 있다. 가격은 품질에 따라 3만~5만원선.

신신상사(주) 스타스포츠 관계자는 "장애인체육단체 등과 공 생산 협약을 맺고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많이 판매되는 것이 아니어서 상징성 차원에서 생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