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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시각장애인 축구장 '히딩크 굴욕협약' 논란

순천시만 유일하게 시비로 조성…전국 11곳 히딩크 드림필드 전액 히딩크 측 부담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5.31 00: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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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가 월드컵 4강신화 주역인 거스 히딩크(66.Guus Hiddink) 감독의 이름을 딴 시각장애인 전용축구장 '히딩크 드림필드' 건립을 추진하면서 타지역과 달리 전액시비로 건립키로 해 히딩크 이름을 판 굴욕협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순천시에 따르면 조곡동 철도운동장 한켠에 시비 2억원을 들여 시각장애인 전용 인조잔디 풋살경기장 1면을 조성하기로 히딩크감독과 30일 협약을 체결했다.

순천 시각장애인 축구장은 오는 10월께 착공돼 2013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며, 축구장은 물론 게이트볼 게임이 가능한 다목적 경기장으로 조성된다.

문제는 시각장애인 축구장 건립에 있어 광주나 부산, 대전 등 대도시의 경우 해당 도시에서 부지를 제공하는 대신 건립비용은 히딩크재단이 2억원씩을 대도록 한 반면 순천시는 순수 시비로 짓는다는 점이다.

   
30일 전남 순천을 찾은 히딩크 감독이 승합차에서 내린뒤 마중나온 조충훈 시장 부부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히딩크 여자친구인 엘리자베스(36), 히딩크(66), 조충훈 순천시장(59), 유금주 여사. 

취재 결과 광주와 부산, 대구, 대전, 울산 등 전국 11곳의 히딩크 드림필드는 전액 히딩크 측에서 부담하는데 반해 순천시만 유일하게 시비로 짓고 있어 굴욕협약이라는 안팎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 광주나 충주의 히딩크 드림필드는 모두 시각장애인 자활센터나 장애인특수학교 인근에 조성돼 손쉽게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반면 순천의 경우 철도운동장에 추진돼 입지선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각장애인 축구장 예정부지에서 특수학교인 조례동 선혜학교 그리고 해룡면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는 3~5km가량 떨어져 접근성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날 협약식을 지켜본 조례동민 정모씨(47)는 "히딩크와 협약서명만 하면 될 것을 비오는 날씨에 굳이 풍물패와 댄스공연까지 요란하게 치러 소중한 시 예산이 이벤트비용으로 축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순천시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광주, 부산 등 대도시들은 2002월드컵 개최지여서 히딩크재단의 지원을 받지만 순천은 월드컵 개최도시가 아니고 히딩크재단 기금도 바닥났다고 해서 시비를 투입하게 됐다"며 "시각장애인 축구장이지만 농아 등 다른 종목 경기도 가능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