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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나금융, 한 지붕 두 태도? 학자금 고객은 '불안'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5.30 17: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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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고금리 대출로 고통 받는 대학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대책 마련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고금리로 빌려 학자금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은행권이 나설 태세로 보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회기동의 한 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특강에서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 20% 이상의 고금리 자금을 쓰는 대학생들이 은행에서 6.5% 수준의 자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출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빌린 대출 규모는 4500억원 수준에 이르고 있어 계획대로라면 많은 대학생들이 고금리라는 짐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 모를 일이다. 이 발언 이후인 30일,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인 저축은행이 대학생들에게 타 금융기관의 고금리 대출을 대환해주는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의 대상은 재학증명서가 발급 가능한 만 20세에서 35세까지 대학생과 대학원생으로 자격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상환방법도 매월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만기 이전에 상환하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자유롭게 상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물론, 이 상품의 금리는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고정금리 19%로 기존의 고금리 상품과 비교했을 때엔 비교적 좋은 조건인 셈이다.

문제는 다음 달 중순쯤 출시될 저금리 학자금 대출 출시를 앞둔 은행과 한 지붕 아래 경쟁구도가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이 저축은행이 속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에는 일반 시중은행인 하나은행도 있어, 김 위원장의 발언에 나온 상품 개발 대상에 들어간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의 호언장담대로라면 현재 은행들은 저금리 대출 상품을 개발하느라 한창일 것이다. 해당 지주 계열인 하나은행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상품이 나오는 것은 해당 금융그룹은 이런 금융위 고민에 동조할 의사가 별로 없거나 저축은행과 은행간 손발이 맞지 않거나 둘 중 하나라는 이야기 아닐까? 어떤 경우든 간에 대학생 학자금 이율 낮추기는 먼 길이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