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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최첨단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은 '세계의 부엌'

축구장 30배, 연 1500만 박스 출하 능력…SCM 시스템에 눈이 '번쩍'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5.30 1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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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버스로 출발한지 1시간 반. 저 멀리 아모레퍼시픽의 야심작 '오산뷰티사업장'이 위용을 드러낸다. 5월에 완공된 오산 뷰티사업장은 설화수, 헤라, 아이오페, 한율 등 아모레퍼시픽의 기초 및 색조 화장품류를 제조‧생산하고 있다.

최첨단 시스템을 자랑하는 오산 뷰티사업장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물류센터를 통합한 생산기지. 지난 1973년 설립된 수원의 스킨케어 사업장과 1990년 설립된 김천의 메이크업 사업장, 그리고 각 지역에 흩어졌던 전국 5개 물류거점을 한 곳에 통합해 완성한 통합 생산기지다. 축구장 30여배에 달하는 22만4400㎡의 대지면적에 건축면적 8만9009㎡ 규모의 공간으로 연 1만5000톤의 제조와 연 1500만 박스 출하 능력을 갖췄을 만큼 대규모 기지이기도 하다.

   
최첨단 시스템을 자랑하는 오산 뷰티사업장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물류센터를 통합한 생산기지로, 축구장 30여배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오산 뷰티사업장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최첨단 시설을 구비한 SCM. 오산 물류기지는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을 신속하게 전달키 위해 익일배송 시스템을 기본으로 구축됐다. 자동 분류기를 통해 33개 슈트에서 192개 노선으로 시간당 8000박스가 분류가능하다. 이는 택배 회사와 견줄 만큼 빠른 SCM설비로 분당으로 계산하면 1500박스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SCM 부문 이성우 전략팀장은 "타이어가 도매상만을 상대해 단조로운 고객형태만 가진 반면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사업장은 방문 및 점포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지녔다는 점을 고려해 설비됐다"며 "이는 동종 업종뿐 아니라 이종 업종을 통틀어서도 최첨단이라 자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산뷰티사업장’은 다양한 고객의 욕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동창고와 더불어 수동창고도 갖췄으며, 거래처별 박스 단위와 낱개 피킹 작업이 모두 가능하다.
생산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고객의 욕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동창고와 더불어 수동창고도 갖췄다. 따라서 거래처별 박스 단위와 낱개 피킹 작업이 모두 가능하다.

총 2만2000개 보관 가능한 자동창고에는 분단 200m를 주행하고 60m 승강이 가능한 11대의 ‘스테커 크레인(Stacker Crame)’을 갖춰 입출고 작업을 신속하게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오산 뷰티사업장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공장 내부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꾸몄다는 것.

내부에 들어서자 제일 눈에 띄는 것은 4면이 하얀색으로 이뤄진 벽면이다. 그 한쪽에는 커다란 창을 둬 내부 직원들이 변화하는 4개의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이 생산 제조되는 공장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미술관으로 여겨질 정도로 창문을 통한 자연과의 조화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오산 뷰티사업장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공장 내부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꾸몄다는 점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는 "사람이 건물을 만들지만 건물이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통의 공간이 되도록 만들었다"며 "직원들이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1층 로비입구와 마주한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면 무지개색을 나타내는 무지개 색상의 미술 작품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는가 하면 왼편 한 가운데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위예술가 백남준의 작품 '거북선'이 화려한 빛을 연신 뿜어내고 있다.

2층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벽면에는 지난 193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모레퍼시픽의 이야기가 사진으로 전시, 오산 뷰티사업장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으로 유구한 역사를 설명한다. 아름다운 길, 전쟁 속에 핀 꽃, 태평양 아모레를 만나다, 가지 않은 길을 가다 등 총 7가지 이야기의 사진을 눈으로 훔치며 따라가다 보면 복도 끝에 다다른다.

   
‘어머니의 부엌’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좋은 것만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뷰티사업장은 주요 이야기를 연대별로 사진 전시해 정체성을 소통하고 재생산하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다양한 국내외 유명작가의 미술품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의미를 발견하고 창조적 사고를 돕기 위해 공간을 활용했다"고 귀띔했다.

이날 서경배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 자리를 통해 오산 뷰티사업장을 '어머니의 부엌'이라 표현했다.

서 대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서성환 회장의 어머니가 부엌에서 좋은 재료와 온 정성을 쏟아 동백기름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좋은 것만 만들었듯, 오산뷰티사업장이 '아시아의 미(美)'가 세계로 뻗어가는 '세계의 부엌'으로 발돋움 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으로 오산뷰티사업장이 진정한 '세계의 부엌'이 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