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최종현 사장학] ‘Apollo 계획’ 인류최대 기획관리의 성공

[제25강] 쉬운 말의 경영학2 ‘기획관리1’

허달 코치 기자  2012.05.29 15:06:4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앞 장(章)에서 기획관리를 일과 성과를 담는 포도주 통(桶)의 위 뚜껑이라고 정태적(靜態的)으로 비유하였는데, 통의 비유를 움직이는 물체인 탄환(彈丸)이라고 바꾸면, 기획관리는 동태적(動態的)인 이윤극대화 추구 움직임의 방향을 유선형 머리로 헤쳐가는 탄두(彈頭)에 비견 되어야 할 것이다. 인체에 비교하면 머리가 하는 일이므로 조직의 어느 단위에서든 리더는 우선 기획하는 일을 선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창조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다고 한다. 그 첫 번째 단계가 상상력을 통하여 머리 속에 창조의 완성품을 그려보는 일인데(Begin with the End in Mind), 이 작업을 하는 일은 물리적 장애를 제거하는 노력이 수반되기 이전이므로 대체로 즐거운 일이다. 이 단계에서 세밀한 부분까지 밑그림을 그려 놓을 수 있다면, 다음 단계인 물리적 창조의 과정이 쉽고 효과적인 것이 된다.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조각상(彫刻像)을 감상하던 누군가가 작가의 미적 영감과 신묘한 조각 솜씨에 감탄을 보냈을 때, 그가 계면쩍게 중얼거렸다는 말이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그 상(像)은 이미 그 대리석 돌덩이 안에 들어 있던 것입니다. 나는 그저 그 상의 언저리에 붙어 있던 필요 없는 대리석 조각을 제거한 것일 뿐인 걸요.”

   
경기도 여주 신륵사 부근 목아박물관 내부.

여주 신륵사 부근에 있는 목아박물관을 가보면 나무토막 속에 이미 있던 부처를 꺼내는 작업을 목각(木刻)이라는 방식으로 이루어낸 목아 박찬수 선생의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역시 미켈란젤로와 말을 맞춘 것처럼 '나야 부처님 이마에 붙은 먼지를 털어낸 것 뿐'이라고 비슷한 겸양의 말을 하였다니, 각기 경지에 이른 대가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상상 속에 결과를 투시해 보는 능력이 탁월하였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획관리가 단지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끝난다고 이해하면 안 된다.

‘Plan-Do-See.’ 계획하고 실행하고 이를 점검하는 일 전체를 통틀어 기획관리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꼭 반세기 전인 1961년 4월12일,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직후 미국은 패닉(panic)에 빠졌다. 1957년 10월 최초의 인공위성 경쟁에서 소련에 패배한 데 이어, 군사력 경쟁의 우회적 각축장인 우주경쟁에서 케네디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은 또 하나의 결정타를 맞은 것이었다.

권토중래를 위해 Super Excellent한 계획을 세운다면 그 목표는 무엇이 될까? 최초의 우주인을 지구 궤도로 내보내는 경쟁에서 패배 것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치고, 이를 설욕하자면 미국은 소련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인류의 대 위업을 이루어 그들을 압도해야 했다. 그래서 입안된 것이 우리가 잘 아는 아폴로(Apollo) 계획이다. 달에 인류를 상륙 시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였다.

이 계획은 성공적 Supex 추구 기획관리의 원형 (原型-prototype)으로 필자가 자주 인용하는데 그 이유를 적어보면,

1. 입안 당시의 과학기술 능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패기’를 발휘하였다. 1962년 9월 Rice 대학에서 한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은 듣기에 따라 비장(悲壯)하기까지 하다.

“우리는 이번 10년 안에 달에 가기로 ‘선택’하였습니다.”로 시작되는 그의 연설을 아래에 원문 그대로 번역 없이 인용한다. ‘선택’이라는 말이 주는 주도성(主導性-proactivity)과 결의에 새삼 주목하게 된다.

“We choose to go to Moon in this decade, not because it is easy, but because it is hard, because that goal will serve to organize and measure the best of our energies and skills, because that challenge is one that we are willing to accept, one we are unwilling to postpone, and the one which we intend to win.”

2. ‘두뇌활용(brain Engagement)’을 최대화하도록 촉구 하여 인명(人命)의 희생과 투하비용 등을 최소화하는 새로운(unconventional) 창의적 방법을 추구하였다. 케네디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아래의 가이드라인을 직접 제시하였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 인명 희생의 위험 최소화
- 투하비용의 최소화
- 신규기술개발 요구의 최소화
- 우주인의 비행기술 숙련에 대한 의존도 최소화

가이드라인의 항목들이 서로 이율배반적인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다. 이렇게 모순되는 여러 명제의 동시 추구가 결국은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더 높은 차원의 솔루션을 추구하도록 고무하는 '일의 철학(道)'이기 때문이다.

3. 단계별 목표의 이행이 즉각 피드백 되어 다음 단계 목표를 수정 보완하는 Plan-Do-See 시스템이 엄밀하게 적용되어 프로젝트의 효과성을 극대화 하였다. 따지고 보면 기획관리란 끊임 없는 리사이클링(Recycling) 과정이다. 또한 단계별 목표 수행 과정에서 얻어진 기술적 혁신을 자체 자산으로 유보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업화 가능하도록 공개하여 기간 중 높은 긍정적 경제파급효과를 일으켰다.

4. 프로젝트 공정을 많은 sub 공정으로 분할하여 NASA 뿐만 아니라 기업, 대학의 두뇌 자원을 최대한 모두 활용하였다. 피크 시에는20,000여 기업체/대학, 총 400,000명의 인원을 가동시키는 프로젝트 운영기법의 혁신을 실현하여, 최종현 회장이 조직관리에서 늘 주창하던 'decentralization과 centralization이 동시에 일어나는 유기적 조직' 운영의 모델이 되었다.

기획관리에 대한 이러한 지식을 배경으로 갖고, ‘최종현 사장학’의 기획관리를 다음 회에서 다루어 보기로 하자.

[다음 회에는 ‘기획관리2’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