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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 일방통행식 행정, 시교육청 ‘뿔났다’

주월초 리모델링 통한 U대회본부 활동 계획 브리핑...시교육청 사전 협의 없어 ‘황당’

김성태.장철호 기자 기자  2012.05.25 1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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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광주시청이 시교육청과 사전 협의 없이 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일방통행식 행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25일 광주시청에 따르면 신광조 광주시 환경생태국장은 2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5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이하 U대회)를 친환경 ‘에코버시아드’로 개최하기 위해 염주체육관 인근 주월초등학교 건물을 녹색건축으로 리모델링해 U대회 본부 건물로 사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특히 주월초 인근의 염주초, 농성초 등에 학생들을 분산배치하고, 2015년 U대회 본부로 사용한 뒤 초등학교 건물 등으로 재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건물은 2013년부터 2년 동안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3층 건물 4개동 9,280㎡에 단열재, 삼중창호, LED조명 등 패시브 기술과 태양광, 태양열, 지역 등의 기술을 적용한 탄소 제로 건물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학교 건물 리모델링 주체인 광주시교육청과는 사전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광주시청 추진안은 지난해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학교 존치로 가닥이 잡히면서, 무산된 상태였다.

학부모 설문조사는 화정주공 아파트 리모델링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대형차량에 운행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 등이 우려된다는 취지로 지난해 5월과 9월 두차례 설문조사에서 66.8%, 77.2%의 학부모가 학교 존치를 희망해 논의가 무산됐었다.

25일 오전 주월초 리모델링 계획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광주시교육청은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계획발표에 앞서 사전 교감이 없었는데다 지난해 논의가 불발된 상태에서 시청의 일방적 발표에 실무자들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강운태 광주시장은 시교육청과의 사전 협의 없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에 대해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생태국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출장중이다는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늘 아침 언론보도를 확인하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였다"면서 "아직 시청의 입장을 전달받은 바 없지만, 최근 소음.분진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많아 조만간 학교 재배치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