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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실패보다 과도한 성공을 경계하라

HMC투자증권 김헌률 부장 기자  2012.05.24 14: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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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찍이 베토벤은 로시니에 대해 평가하면서 그가 소년 시절에 호된 비평을 들었다면 훌륭한 음악인이 될 자질을 갖고 있었지만 곡을 너무 쉽게 만들어낸 것이 재능을 망쳤다고 말한 바 있다.

칭찬은 코끼리도 춤추게 한다지만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스스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비평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과도한 칭찬과 지나치게 우호적인 평가를 두려워해야 한다. 지나친 칭찬은 긴장을 풀어지게 만들지만, 비판은 나를 강하게 단련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칭찬은 달콤하고, 비판은 쓰다.

인간은 대개 자신에 대한 비판과 비평을 싫어한다. 칭찬해주는 사람은 좋게 보이고 입에 쓴 비판을 하는 사람은 미워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는 평범한 사람이나 훌륭한 위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탁월한 업적을 기록한 루즈벨트 대통령 역시 언론의 비판을 매우 불편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군주 중 역사의 오점을 남긴 왕들은 대개 아첨꾼들에게 둘러 싸여있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됐다.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매년 평균 약 90만 명 정도씩 은퇴 행렬에 합류해 총 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초래한 세계적인 불황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층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줬다. 정부는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신규 투자자들의 경우 30대 이하와 50대 이상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이는 은퇴자의 증가와 청년층의 실업이라는 시대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기대감으로 시장에 참여한 이들에게 글로벌 유동성에 기반한 극심한 변동성 장세는 달콤한 투자의 결실을 미처 맛보기도 전에 어지러운 절망감을 주고 있다. 설령 그 절망감이 심각한 것이라 해도 당장 투자자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만 아니라면 괜찮다.

오히려 그 실패 속에 숨겨진 교훈을 더없이 든든한 자산으로 여기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항상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폭풍우가 치기도 하고 더러는 폭설이 내리기도 한다. 황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는 격으로 섣부른 투자가 행여 커다란 수익을 내면 그 투자자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자신의 투자금 뿐 아니라 남의 돈까지 모두 날리고 주식시장 주변을 서성거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설익은 상태에서 얻은 수익은 자만심을 키우고 시장은 투자자의 자만심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반면 처음부터 실패를 경험한 투자자는 마음에 시장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이후 진중하고 겸손한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투자의 세계에서 마주치게 되는 실로 뛰어난 투자자들은 한결 같이 목소리가 낮고 겸손한 인품을 가진 경우가 많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비판이 아니라 지나친 칭찬이다. 마찬가지로 투자에 나서면서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과도한 성공이다.

HMC투자증권 서초지점 김헌률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