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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 미만 아파트 경매시장서 유리한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첫 5000개 돌파…현금화ㆍ채권회수 유리

최영식 기자 기자  2012.05.23 14: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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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저가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만 경매시장에 나온 3억원 미만 아파트 매물만 5000개. 업계는 이를 두고 경매시장의 대중화로 실수요형 입찰자 비중이 늘고, 경매를 통한 현금화와 채권회수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중 감정가 3억원 미만인 중소형 물건이 41.56%를 차지해 국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대비 4%이상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이 올해 1월부터 지난 21일까지 법원경매에 나온 수도권 아파트 감정가를 조사한 결과, 3억원 미만인 아파트가 1만2121개 중 5038개(41.56%)로 조사됐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5월에 3665개였으며, 2010년 4129개, 지난해 4828개로 증가세가 지속되다 올해 5000개를 넘어선 것이다.

◆ 감정가 3억원 미만 아파트 ‘봇물’

또, 3억~6억원 미만 물건은 4149개(34.23%)였으며, 6억~10억원 미만인 물건은 2254개(18.6%), 10억원 이상인 물건 680개(5.61%) 순이었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낙찰가율·입찰경쟁률·유찰률 등 관련 지표를 보면 3억원 미만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억원 미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81.72%로 나타나 △3억~6억원 미만(77.46%) △6억~10억원 미만(62.92%) △10억원 이상 (72.07%) 아파트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매 감정가가 3억원 미만의 아파트 물건수는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다 올해 처음으로 5000개를 넘어섰다. 자료는 부동산태인.
입찰경쟁률 부분에서도 3억원 미만 아파트는 5.74대 1로 가장 높았고, 지난 2009년 같은 기간에는 3억~6억원 미만 아파트(9.5대 1)가 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유찰률 역시 3억원 미만 아파트가 가장 돋보인다. 3억원 미만 아파트의 유찰률은 49.15%로 △3억~6억원 미만(54.27%) △6억~10억원 미만(55.86%) △10억원 이상 (56.68%) 보다 5~7%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이제는 ‘투자’보다 ‘실수요

경매업계에서는 3억원 미만 아파트 물건이 급증한 이유로 ‘용이한 채권회수’, ‘경매시장 대중화’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침체로 아파트 시세가 떨어졌고, 최근 경매시장이 대중화되면서 투자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 실거주나 장기 임차를 고려하는 실수요형 입찰자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자들도 경매로 넘겼을 때 3억원 미만인 매물의 수요층이 가장 풍부해 현금화와 채권회수가 용이하다고 꼽고 있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경기침체 여파로 경매에 나온 중소형 아파트가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에 힘입어 경매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형국이다”며 “경기 침체가 경매시장을 가운데 두고 공급과 수요를 창출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팀장은 “현재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물건들은 4~6개월 전에 감정평가된 것이 많아 입찰 전에 당시와 현 시점의 매매 시세에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