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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업종전망ⓛ] 상반기 등락 동향 이어질까?

IT·통신·화학·기계는 기대치↑ 제약·전기가스는 회생 가능성 불투명

정금철·이수영·이정하 기자 기자  2012.05.22 12: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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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여전한 기세로 글로벌 증시를 고단하게 하는 가운데 2012년 상반기를 지나치는 현재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하반기 시장 판도변화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5월은 우리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에 휘말리며 지수 급락 여파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하락 후엔 상승이 기다리는 만큼 업종과 종목의 추이를 살피며 6월 이후 투자전략을 세우기에 적합한 시점이다.

우선 상당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유로존 리스크와 G2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상대적으로 상반기에 비해 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은 유로존 탈퇴 위기의 그리스 사태가 가닥을 잡을 경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유로존  위기국의 유동성 이슈는 장기 저리대출 프로그램(LTRO) 등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책으로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줄었다.

미국의 경우 경기 회복을 가로막던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은 연이어 쏟아지는 경기 부양책으로 경기 경착륙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우리 한국 경제는 바닥을 드러냈던 1분기를 기점으로 점차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 결과가 하반기에 반영되면 경제성장은 상반기 대비 우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중반으로 접어드는 현재 코스피 각 업종은 차별화가 진행되는 양상이다. 주목할 것은 경기민감주와 관련 있는 업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점이다. 화학, 금융업종은 상반기 조정을 거치며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반면 이달 들어 경기민감주인 전기전자(IT), 자동차, 기계업종 등은 낙폭을 늘리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투자대응 섹션에 경기민감 업종을 포함하며 하반기 반등을 노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또한 코스피가 이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로 하락한 시점인 만큼 PBR수준이 낮거나 1배 이하인 화학, 유통, 전기가스, 건설업종 등도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IT·통신, 상반기 호조 하반기에도…

상반기 증시 주도업종인 전기전자(IT) 업종은 하반기에도 견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황에서는  IT 업종의 주가와 실적이 갑작스럽게 나빠질만한 리스크도 없고 우려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다.

다만 연말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주가 하락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22일 교보증권 박성민 연구원은 “주가는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이지만 최근 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등락세는 환율과 수급 등 외부적 요인에 흔들리곤 했다”며 “업종 실적은 견고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같은 외부 요인에 따라 일부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통신업종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통신 3사의 실적 성장과 맞물려 하반기 업황 개선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월별 추이(단위는 1000명·%, 4월 전체 가입자 수치는 미발표), KTOA·각 통신사·IBK투자증권 제공.
신영증권 최윤미 연구원은 “상반기엔 각 사의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증가에도 불구, 마케팅 비용과 설비투자 탓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며 “SKT와 KT의 경우 ARPU(가입자당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이 주가 약세의 원인 중 하나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반기 마케팅·설비투자 비용 감소 및 LTE 가입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고 연말 배당 매력도 부각돼 주가는 자연스럽게 우상향할 것”이라며 하반기 업황 호조를 기대했다.

SK증권 이동섭 연구원도 “LTE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통신사 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도 평균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부분적으로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 실적에서는 마케팅 비용 감소 등의 요인으로 가장 기대되는 SKT를 최선호주에 올렸고 LG유플러스, KT를 차 순위에 배치했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 오버행 이슈가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화학은 중국이 가장 큰 변수…제약은 하반기도 암울

지난해 시장을 주도하며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던 화학업종은 올 상반기 맥없이 주저앉았다. 이런 이유로 하반기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는 전망보고서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화학업종은 중국 경기 부양책 이슈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하반기 성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제품 가격과 마진이 약세를 그렸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이다솔 연구원은 “화학업종의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있어야 업종 전망에 대한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재고 최소화와 추가 가격 하락 기대감에 따른 구매 지연 등도 악재다. 실제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큰 폭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나프타(Naphtha) 가격이 하락하면서 기초유분 가격도 급락했으며 합성수지 가격과 글리콜(MEG)은 이번 주만 2~3%가량 가격이 내려갔다.  

화학업종은 하반기 기대를 가질 수 있는 반면 제약업종은 상반기 이후에도 투자가치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상반기 제약업종은 약가 인하의 영향으로 주가는 하락, 투자 매력이 제한됐다. 지난해 8월 약값 인하 발표 이후 제약업종 지수는 20% 가까이 떨어졌다.

   
월별 원외처방 조제액 및 증가율 추이, KTB투자증권 제공.
지난 4월 전체 제약사 원외처방액은 6733억원으로 집계, 11.2% 역성장을 기록했다. 상위 10대 제약사 원외처방액은 1641억원으로 -14.2%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보다도 손실을 더 컸다. 기등재 일괄 약가 인하 시행 후 첫 원외처방액 발표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제약업종의 전례 없는 역성장으로 과거 2010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약가 인하 영향으로 인해 제약업종의 연간 상황은 좋지 않다는 점에는 수긍하면서도 그나마 상반기에 비해서는 하반기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KTB투자증권 이혜린 연구원은 “분기별로 보면 2분기가 최악이며 3, 4분기는 이보다 조금 나을 것”이라고 평가했고 현대증권 김혜림 연구원도 “현재 주가 및 실적은 다 좋지 않지만 상반기보다는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실적 확인을 당부했다.

◆기계는 회복 가능성↑ 전기가스는 ‘글쎄’

기계업종은 하반기 점진적인 업황 회복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2012년 국내 건설업계 수주는 760억달러, 조선 BIG3의 수주는 450억달러로 추산되는 등 전방산업의 수주 호조가 피팅기계의 중장기 수요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 긴축정책 완화와 도시 및 광산개발 증가로 건설기계 시장도 확대가 예상되며, 미국 부동산 경기 회복과 신흥국 투자 확대에 따라 건설기계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공작기계는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증가와 자동차, 일반기계 산업의 지속적 설비투자로 7.6% 정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업계 보고서가 나온 상태다.

   
국내 공작기계 수출 및 내수 수주 추이,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신한금융투자 제공.
신한금융투자 김현 연구원은 “피팅 기계 부문은 실적과 신규수주, 수주잔고가 창사 이래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중국 건설기계 시장과 미국 부동산시장은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전망이라서 기계업종은 충분히 눈여겨볼만 하다”며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다만 실적보다 시장 주도주 등 외부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전기가스 업종은 업황 전망도 안개국면이다.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은 계절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다”며 “업종 자체를 놓고 천편일률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의 말처럼 지난 16일 삼성전자가 6% 이상 꺾이는 등 시장이 급락하자 반작용으로 전기가스 업종은 상승하는 등 설명이 어려운 변수로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수치적인 조건보다는 심리적 요인에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다만 윤 연구원은 “최근 유가 하락과 가격 인상, 정부의 요금정책에 힘입어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일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