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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사장학] 술 마시고 취하지 않는 ‘사교자세’ 등

[제23강] 동적요소관리5 ‘기업인의 자세관리’

허달 코치 기자  2012.05.22 1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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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마지막으로 ‘기업인의 자세’가 또한 속도요소라는 점을 밝힌다. SK에서는 이를 SK의 고유언어로 ‘SK-Manship’이라고 표현한다. ‘술 마시고 취하지 말라’는 것이 SK-Manship이라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로 개인의 발전 단계까지 기업을 위하여 설계하고 다듬어 나가라는 주문인데, 이것은 ‘Selfish Enterprise’라는 기업관의 측면에서 보면 천년 기업을 만들자고 모인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하나의 약속이 되므로 불평의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1973년부터 18년간 방영됐던 MBC 프로그램 ‘장학퀴즈’. 선경그룹이 이 프로그램의 스폰서였는데, 당시 선경은 광고시간에 기업광고 대신 ‘패기’에 대한 정의를 부각시키며 광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SK인(人)의 자격요건으로는 첫째로 ‘패기(覇氣)’를 꼽고 있다. ‘일과 싸워 이기는 기질’이라고 총체적 정의를 내리고, 이를 연마하기 위해 ‘사고는 적극적으로’, ‘행동은 진취적으로’, 일 처리는 빈틈 없고 야무지게’ 라는 세 가지 방향에서 정의했다.

1973년부터 시작하여 18년 동안이나 장수한 MBC 프로그램 ‘장학퀴즈’는 선경이 스폰서하고 차인태 아나운서가 줄곧 맡아 진행하던 명품 TV 프로였는데, 당시 선경은 광고 시간에 기업 광고를 내보내는 대신 ‘패기’에 대한 정의를 줄기차게 방영하였던 것이 아마도 이 프로를 사랑하던 시청자들의 뇌리에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을 것이다.

SKMS를 익혀 실천하는 것(경영지식), 경영을 하는데 필요한 통찰(insight)을 갖추도록 ‘경영에 부수된 지식’을 갖추는 것도 자격요건이며 생활과학 외국어 지식 등이 이에 속한다. 창의력이라고 하는 것은 꼭 전문지식만을 기초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의 지식과 섭렵함으로써 새로운 착안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픽션의 원치 않는 주인공이 되었던 핵물리학자 고(故) 이휘소 박사의 이야기를 졸저 ‘잠자는 사자를 깨워라’에서 발췌하여 예로 인용해 보자.

당시 핵물리학 연구가 국내에서 진행되기를 원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이휘소 박사의 애국심에 호소하여 간곡히 그의 귀국을 권유하였다 한다. 연구 장비든, 연구소 환경이든 무엇이든 미국의 연구소와 똑같이 해줄 것을 약속하였으나, 심사숙고 끝에 나온 이휘소 박사의 대답은 “No”였다고 한다. 연구자의 전공과 관계 없이 채팅 파트너가 없으면 창의적 연구를 이어 가지 못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는데, 당시 대통령과 그 주위의 사람들이 이 말의 진의를 얼마나 이해했을는지 자못 궁금하다.

‘사교자세’라는 말도 생소하지만 재미있는 최종현 회장 특유의 명명법(命名法) 산물인데, 모두(冒頭)에 말한 ‘술 마시고 취하지 않는’ 자세처럼 대인관계에 있어서의 이성과 자제력을 갖춘 예의 바른 행동도 평가항목으로 삼았다. 리더십 과정에서 말하는 ‘감정은행계좌’에 예입하는 행위, 이런 것들도 모두 기업인이라면 기업을 위해 연마하고 갖추어서 이윤극대화에 공헌하다 떠나라는 요구이다.

‘감정은행계좌’를 거론하였으니, 이를 잠시 설명하고 지나가기로 하자. 감정은행계좌에 예입하는 행위란 말하자면 관계(Relationship)를 늘 새롭게 쇄신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나와 내게 소중한 타인 사이에 존재하는 신뢰의 잔고[殘高]를 늘여나가는 작업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어느 경우나 두 사람만의 사이에 존재하는 신뢰의 양을 잔고로 하는 계좌가 하나씩 생겨나는데 이를 코비 박사는 ‘감정은행계좌(Emotional Bank A/C)’라고 명명하였다.

상대방에 대한 친절, 배려, 호의,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키는 것, 자신의 잘못에 대한 솔직하고 신속한 사과, 그 자리에 없는 제3자의 흉을 보지 않는 행위 등은 이 계좌에 예입(預入)하는 행위가 되고 그 반대는 인출(引出)이 된다. 관계의 쇄신이란 이 계좌에 뜻하지 않은 인출이 생기지 않았는지 늘 점검하고, 끊임없이 예입하는 행위를 일컫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정 및 건강관리’를 보자.

최종현 회장은 생전에 단전호흡, 기체조(氣體操)를 임원 및 구성원 모두에게 권했는데, 본인이 직접 시범을 보이고 고급 임원들을 독려하였던 예도 많다.

어느 날은 필자가 최 회장 앞에서 사장학 경영법에 의한 경영성과를 브리핑하는데, 회장 가까이 배석했던 주력 계열사 사장이 머리를 회장 쪽으로 크게 끄덕이며 졸고 있었다. 모두들 민망해 있는데, 회장 자신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우리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자네들, 사장이 왜 저렇게 졸고 있는지 아나?”

대답이 없자 자문자답.

“회장 앞에서까지 졸고 있다는 것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증거야. 그러니 단전호흡을 하도록 하면 좋겠군.”

이날의 해프닝은 결국 각 사업장에 단전호흡 수련장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결론이 나서 임직원의 건강관리와 업무 의욕 고취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또 가정관리를 정의하여 회사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가정의 호응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 정의하여 이 역시 SK인(人) 경영자의 자격요건으로 삼은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그래서 우스개 소리 삼아 SK에서는 ‘이혼한 임원은 사장 후보에서 탈락’이라는 말이 나돌았던 적도 있었다.
 
   
 
<SK-Manship 관리의 정의>
 
SK인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인 패기, 경영지식, 경영에 부수된 지식, 사교자세, 가정 및 건강관리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1. SK인의 패기란 일과 싸워 이기는 기질이다.  SK에서는 패기의 Training이 가능하도록 사고를 적극적으로 하고, 행동은 진취적으로 하며, 일처리는 빈틈없고 야무지게 하는 것으로 구분했다
이러한 Training을 통하여 패기 수준을 높이면 Super Excellent 수준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가 있는 것이다

가. 적극적 사고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나. 진취적 행동이란 자발적으로 경영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설정하면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여 달성한다는 뜻이다.

다. 일을 빈틈없고 야무지게 처리한다는 것은 자기가 맡은 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하여 철저히 처리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두 번 다시 손 댈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2. 경영지식이란 SK경영관리체계(SK Management System, SKMS)에 관한 지식으로 경영기본이념과 경영관리요소가 있다. 경영관리체계의 각 요소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3. 경영에 부수된 지식이란 경영활동에 필요한 부수된 지식으로 생활과학과 외국어에 관한 지식을 말한다.

가. 생활과학에 관한 지식이란 합리적인 경영을 위한 사고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지식으로 수학, 물리, 화학, 생물에 관한 지식을 말한다 .

나. 외국어에 관한 지식이란 기업의 세계화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외국어 지식으로 최소한 2개국어(영어 및 Business에 필요한 기타 외국어)에 관하여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 이상의 지식을 말한다.

4. 사교자세란 경영활동의 수행에 따른 대인관계에 있어서 이성과 자제력을 가지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가. 이성적인 행동이란 어떠한 경우라도 감정을 내세우지 않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나. 자제력을 갖춘 행동이란 사람은 여러 가지 욕구를 갖기 마련이지만 지나친 욕구는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므로 이를 자제하는 것을 말한다.

다. 예의 바른 행동이란 사람이 사는 사회에 꼭 예의가 있게 마련이므로 최소한 상식에 속하는 예의를 지키는 것을 말한다.

5. 가정 및 건강관리란 회사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원만한 가정생활과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가. 가정관리란

(1)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녀에게 올바른 교육을 시키고,

(2) 부부간에 화목하고 회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가정의 호응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 건강관리란

건강은 사람이 활동하는 데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므로 항상 이를 잘 관리해야 하며, 적당한 운동 등을 하여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함으로써 회사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경영요소를 기업의 성공과 연계하였는데, 되풀이 해 강조하지만 기업의 성공은 오직 이윤극대화로 측정되는 것으로 단순화 하였다. 기업이 안정과 성장, 즉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성과를 동시에 이루어 영구히 존속 발전하는 유기체가 되는 것이 그 지상 과제이며, 이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경영자원이자 생존기계인 구성원이 스스로 동적요소를 끊임 없이 확대 신장하도록 자정기능(自淨機能)을 갖춘 영구기관(永久機關)에 자동항법장치를 장착해 놓은 것이 SKMS인 것이다.

[동적요소 끝, 다음 회엔 정적요소 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