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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뚜껑 열어도 창문만 올리면 안 추워요”

겨울바람 보다 사람들 시선이 부담스러워

김정환 사외기자 기자  2007.01.15 10: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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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컨버터블(오픈카) 마니아 중엔 한겨울에도 차의 ‘뚜껑(톱)’을 활짝 열고 달리는 사람이 많다.

오픈한 채 정차라도 하면 이내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이 사방에서 쏟아진다. ‘안 추울까?’ ‘얼어 죽으려고 작정했나?’ 등 질시를 넘어 걱정해주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컨버터블 속 그들은 뜻밖에 여유만만 유유자적하다.

이들은 “밖에서 생각하는 것 보다 차 안은 훨씬 따뜻하다”라고 말한다. 시트를 히팅하고 히터를 완전히 가동시킨 뒤 좌.우 창문을 모두 닫은 채 뚜껑만 열고 달리면 찬 바람은 머리 위로 스쳐갈 뿐 운전자나 조수석 탑승자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컨버터블이 아닌 일반 차량도 겨울철 차창을 조금만 열어도 찬바람이 얼굴이나 몸에 직접 부딪치지만 창문만 닫으면 아무리 뚜껑을 열었어도 냉기만 느껴질 뿐 찬바람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각 컨버터블 관련 동호회에서 겨울철에 갖는 정모나 번개 때 모인 컨버터블 운전자들은 주저없이 뚜껑을 열고 장거리 그룹 드라이빙을 펼친다.

아우디 A4 컨버터블을 모는 김유식씨(32.자영업)는 “추운 날씨 보다 부담스러운 것은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라며 “찬바람과 직접 부딪치는 오토바이는 당연하게 여기면서 컨버터블은 이상하게 보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컨버터블의 역사가 긴 해외에선 겨울철 오픈 드라이빙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지 오래다. 그래서 각 브랜드들은 추위를 막아줄 각종 장치를 개발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하드 톱 로드스터(2인승 컨버터블) SLK클래스에 장착된 ‘에어스카프(사진)’가 좋은 예. 이 장치는 추운 날씨에 오픈 드라이빙을 할 경우 머리받침에 있는 환기구를 통해 따뜻한 공기를 3단계로 방출, 탑승자의 머리와 목 주위 공기를 따뜻하게 덥혀 추위를 해결해준다.

   

국내 각 컨버터블 동호회엔 나름대로 겨울철 톱 오픈에 관한 팁이 있다.

감기 예방을 위해 오픈 시 따뜻한 터틀넥 셔츠나 머플러 착용은 필수이고, 햇살이 별로 없는 흐린 날이나 야간엔 오픈을 삼가는 것 등이다.

또 4인승 컨버터블의 경우 뒷좌석에 사람이 탔을 경우 오픈을 자제할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뒷좌석은 히터 바람이 그만큼 약하고 시트에 히팅 기능이 없는 차가 많은 탓. 게다가 뒷좌석 양측 헤드레스트 사이에 윈드 프로텍터(바람막이)가 없을 경우 찬바람이 곧장 뒷좌석으로 들이쳐 그곳 탑승자를 자칫 ‘냉동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
   
사진=“소프트 톱을 오픈하고 창문을 닫고 1km를 달려봤는데 정말 안 춥네요.” 인기 레이싱 모델 이현진양이 BMW Z4 로드스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