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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열전] USD 김호걸 대표, 작지만 강한 글로벌 기업 만들 것

파트너 사 제품 스스로 설치·운영·유지보수까지 수행

김경태 기자 기자  2012.05.22 08: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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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콜센터 시장은 1998년 이후 급속히 확장됐다. 이때 녹음장비 시장은 90%이상이 외국 장비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에 유에스디(이하 USD) 김호걸 대표는 우리나라 콜센터 시장이 발달함에도 자체개발보다 외국 공급회사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콜센터 관련 솔루션 회사를 설립했다. 오기 하나로 회사를 설립해 꾸준한 발전을 한 김호걸 대표를 만나봤다.

“일과시간 이후 밤늦게까지 개발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된지 오랩니다”

USD의 김호걸 대표는 개인용 녹음장치, 상담원 관리 솔루션(AQMS), 상담원 인사관리 솔루션(HRMS), 자동전화시스템(ACS), 상담원용 헤드셋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외국회사의 고 자세에 자극을 받아 후배와 함께 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 사정 상 따로 시간을 내주지 않아 혼자서 일과시간 이후 밤늦게까지 개발을 해야 했다.

김 대표는 “2년의 노력 끝에 제품 구현이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 회사에 제품 사업성에 대해 여러 번 설명했지만 당시 회사 분위기상 리스크를 떠안고 신규 개발제품을 런칭 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결국 스스로 회사를 설립했다고 회상했다.

   
USD 김호걸 대표
◆자신감 하나로 발표한 황당한 PT

USD는 1999년 설립해 13년째 사업을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하나의 솔루션 개발로 시작 했지만 현재는 외국에 지사를 두고 수출까지 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초창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김 대표는 창업초기 퇴직금으로 받은 1000만원으로 보증금 500만 원짜리 사무실을 임대하고 막 개발 완료된 제품을 들고 여기저기 소개하러 다녔다. 그때 당시 회사 이름도 정하지 못하고 홍콩 출장을 갔었는데 회사 형태는 물론 명함도 제대로 한 장 없었다.

“우리가 이런 제품을 개발해 너희들에게 공급하면, 너희들 보다 적은 비용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솔루션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며  “너희들은 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그는 오히려 홍콩 회사에 큰 소리를 쳤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황당한 행동이었지만 당시 김 대표가 가지고 있는 건 자신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당시 제품 하나를 납품하기 위해 고객사에게 잘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관행에 젖어있던 때라 홍콩 회사는 김 대표의 행동에 상당히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김 대표의 어이없는 프레젠테이션에 홍콩 파트너 사는 마음을 열었고 현재까지 좋은 파트너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는 홍콩 파트너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회사명을 생각하다 ‘달러를 벌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결과 회사명이 USD가 된 것이다.

◆뭐든 우리 손으로 직접 해결

USD는 제품을 개발하며 두 가지 모토를 가지고 있다. 그 첫 번째는 ‘Packaging’이다. 바로 ‘어떤 제품이라도 설치해 바로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 때문에 우리가 많은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제품을 성공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많은 제품들이 패키지화해 출시되고 있지만, 콜센터 시장은 패키징 부분에서 가장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분들이 솔루션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그는 “창업 초기 빠르게 제품을 출시할 수도 있었지만, 이를 감안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USD의 파트너 사들은 별 도움 없이 제품을 스스로 설치하고 운영하며, 유지보수까지 수행하고 있다.

두 번째 모토는 ‘Single Format Multiple Method’다.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다 보면 서로 상반되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 이에 USD는 모든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초기 설계부터 반영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동일한 포맷을 유지하지만, 적용은 다양한 형태로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

이렇게 모든 부분이 가능한 것은 위의 두 가지 모토를 기반으로 개발에 임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모든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직접개발하고 있다”며 “우리 손으로 직접 설계하고, 코딩하고, 설치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운영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렇게 모든 것을 직접 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더라도 우리 손으로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회사직원 모두가 주주

김 대표는 “IT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 다 준다”며 “보다 빠르고 정확하고,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IT가 효율성을 중요시한 나머지 사람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을 때가 많다고 한다.

그는 “IT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언제나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배어 있어 당연히 우리 제품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논리적이지만은 않았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IT가 아무리 발전을 해도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고 믿는 김 대표는 IT는 단지 사람이 하는 일을 도와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회사 주주구성을 신입사원을 제외하고 모든 직원을 주주로 구성했다. 그는 “현재는 모두가 주인의식으로 더욱 열심히 일한 결과 회사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또 그는 모든 일은 사람에게서 시작해 사람에게서 끝이 난다고 생각해 내부인력부터 시작해 외부 고객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계와 사람을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더 많지만 고객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사람을 존중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력·노하우 바탕 해외시장 진출

현재 콜센터 시장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 군들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CRM 분야에 속해 있는 국내 콜센터 시장은 그 중에서도 아주 안 좋은 쪽에 치우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이미 포화상태라고도 한다. 김 대표 역시 “상당부분 동감하고 현실이 그렇기도 하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의 콜센터 시장은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시장이다. 특히 IVR, 상담원 어플리케이션, 녹음장비부분은 그 어느 나라와도 비교 될 수 없는 자체기술력으로 외산 장비들이 발을 붙이기 힘든 상태다.

김 대표는 “이런 기술력을 국내에서만 썩히는 것은 범국가적인 관점에서 낭비”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우리 제품은 해외 14개 국가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고, 약 30개 정도의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이제 시작이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진출할 나라들이 얼마든지 많고, 개척해야 할 시장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많은 나라와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USD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솔루션 업체들과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힘든 나그네의 걸음에 USD라는 산들바람이 한걸음 내딛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즐거움은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