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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엑스포’에 뜬 SKT ‘행복구름’…놓치면 후회 ‘호평’

최첨단 디지털 기술에 아날로그 감성 ‘어필’…관람객 매료

나원재 기자 기자  2012.05.21 12: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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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2 여수 세계박람회(이하 여수 엑스포)’ 내 SK텔레콤(017670) ‘행복구름(we_cloud)’관이 관람객들로부터 최첨단 디지털 기술에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이 잘 어우러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1년 후 음성편지를 전달하는 ‘타임 얼라이브’와 1000명이 함께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는 ‘뷰티풀 스케이프’를 체험한 관람객들은 이번 여수 엑스포에서 놓치면 후회할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1년 후 소중한 사람에게 음성편지 전달

총 3층으로 구성된 ‘행복구름’ 2층에 설치된 한계륜 작가의 작품 ‘타임 얼라이브’는 소라고동을 모티브로, 나무로 제작된 시계 모양의 타임캡슐이다.

관람객들은 타임캡슐에 장착돼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에게 또는 가족·연인·친구 등에 음성편지를 보낼 수 있다. 이 음성편지는 1년 후 전달된다.

첨단 기술을 지향하는 SK텔레콤의 전시관에서 1년 후 메시지가 전달된다는 것은 다소 역설적이다. 하지만, 이번 기획은 사람과 기술,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세상이 모두 행복해지는 세계를 의미하는 키워드로, 정보통신 기술의 미래와 이를 통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SK텔레콤의 취지가 잘 배어있다.

SK텔레콤은 관람객들이 1년 후 소중한 누군가에게 전달될 음성편지를 녹음하기 위해 차분히 생각하는 동안, 최첨단 ICT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따뜻한 인간적인 감성과 함께 발전돼야 한다는 SK의 가치에 공감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행복 구름(we_cloud)관’을 찾은 한 관람객이 한계륜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 ‘타임 얼라이브’를 체험하며, 1년 후에 전달되는 음성편지를 남기고 있다.
‘타임 얼라이브’는 소라고동 형태의 타임캡슐로, 관람객이 서면 조명이 켜지면서 시계 바늘이 돌아간다. 음성 녹음을 마치면 타임캡슐은 1년 후에 전달할 것을 약속하며 위로 올라간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지체 없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한 상황에서, ‘타임 얼라이브’를 체험한 관람객들은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1년 후에 전해지는 메시지를 녹음하며 숙연함을 느낀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반응이다.

때문인지 현재 하루 1000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음성편지를 남기고 있으며, 관람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참여 관람객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시관 내 가장 오래 머무는 곳

이와 함께 ‘행복구름’관 3층은 1000명이 함께 부르는 신중현의 노래 ‘아름다운 강산’이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초대형 4면체 영상관 ‘뷰티풀 스케이프(Beautiful Scape)’가 자리한다.

‘뷰티풀 스케이프(아름다운 강산)’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영상 작품으로, 1년 간 작업을 진행한 결과물이다.

이 거대한 작품은 첨단 ICT기술의 향연을 감상하러 온 관람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여수 엑스포의 대표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전시관 내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장소이기도 하다는 게 SK텔레콤 담당자의 귀띔이다.

사방을 뒤덮은 가로15미터, 세로 10미터의 커다란 스크린에는 우리 이웃들의 얼굴이 담긴 수십, 수백 개의 분할된 영상들이 채워진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삶이 깃든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고 있다. 신중현을 대신해 ‘나는 가수다’의 히로인 박정현의 열창과 신중현의 세 아들 신대철, 신윤철, 신석철의 기타·드럼 연주도 담겼다. 우리나라의 강산의 아름다운 풍경들도 지나간다.

   
3층에 위치한 초대형 4면체 영상관 ‘뷰티플 스케이프’에서 관람객들이 편안한 자세로 이준익 감독의 영상작품 ‘아름다운 강산’에 몰입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현대 문명의 발달을 보여주는 전시장인 엑스포에서, 이 작품을 통해 ‘점차 발전하는 기술과 IT기기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인간과 인간사이의 감성’이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는 SK텔레콤이 ICT 기술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세상의 모습이자 지향점이기도 하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제작팀은 지난 1년 간 사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을 돌며 사람들에게 헤드폰을 씌우고 마이크에 그들의 노래를 담아낸 것.

노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감독이 직접 노래를 가르쳤고, 나이, 직업, 인종불문의 수천명이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 소설가 이외수와 같은 유명인에서부터 경운기를 끌고 가던 노부부, 출가한 지 20년이 넘어 속세의 노래를 잊은 스님까지 각양각색의 삶이 담겼다.

SK텔레콤은 이렇게 모인 영상 소스는 총 5테라바이트 분량으로, 편집할 수 있는 파일로 전환하는 데만 1주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다. 편집 과정은 더 큰일이었다. 중앙에 설치된 큐브를 포함해 총 8면에 각기 다른 영상이 나와야 하므로 8개 버전의 편집본이 필요했다. 10분여의 상영시간을 감안 할 때 80여분의 작업량이었다. 장편영화 한 편의 편집 분량과 같았다. 그 작업량을 가중시키는 것은 미디어 아트적 분할이었다. 1면당 할애되는 작업량이 기존 영화의 80배에 달했다. 하루에 10초 분량의 작업을 하면 진행률이 높은 날이다.

이후 2달여 만에 1차 편집본을 완성하고 나서도 수정을 거듭했으며, 여수엑스포 개막 1달을 남기고 진행한 3차 상영테스트에서는 메시지 전달이 의도했던 대로 되지 않고, 사운드가 깨지는 문제로 100% 재편집을 결정해야 했던 아픔도 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뷰티풀 스케이프(아름다운 감상)’는 여수엑스포를 찾은 수많은 관람객들에게 웃음과 감동, 눈물과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 감독은 앞서 첫날 ‘뷰티풀 스케이프(아름다운 강산)’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이제는 이성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의 발달보다 인간의 감성이 더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을, 결국 중요한 건 인간이라는 것을 느껴보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