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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주택이 각광받는다

실버타운 도심화,고급화로 빠르게 정착

장경철 시민기자 기자  2007.01.15 09: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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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실버주택이 부동산 틈새 상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으로 고령자용 공동주택 신축시 산책로와 텃밭 등 옥외공간이 설치되고, 세대내 가변ㆍ확장도 가능해진다.

지난 4일 건설교통부는 65세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의 9.3%를 차지하는 등 급속한 고령사회 진행에 맞춰 고령자 주거복지 수준 향상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고령자를 위한 공동주택 신축기준’을 마련, 건설업체들이 공동주택을 지을 때 반영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건교부 기준에 따르면 단지계획시 남향 우선 배치, 산책로, 수경공간, 텃밭 등 옥외공간 설치, 지붕이 있는 회랑 형식의 보행로(클로네이드) 설치, 화재 등에 대비한 피난길 확보해야 하며 차별화된 현관 디자인 등이 포함됐다. 또 외부공간 및 보행로에 야간 조명 계획, 침실ㆍ욕실에 비상 호출장치 설치, 외부 응급기관과의 긴급통보시스템 설치 등도 담겨 있다.

고령자를 위한 공동주택은 65세이상 고령자가 자녀세대와 동거하거나 단독 또는 부부가 거주하는 주택을 말한다. 그러나 이 기준은 고령자를 위한 공동주택 설계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다. 건교부는 일단 수도권을 대상으로 노인 가구가 기존 주택을 기준에 따라 개조할 때 100가구에 대해 자금을 지원해주는 시범 사업을 올 하반기 실시할 예정이다.

건교부는 올해 고령자 주거실태를 조사해 건축물 편의성능 인증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고령자 이동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시설 설치ㆍ관리 매뉴얼도 준비중이다. 신도시에는 고령자용 시범주거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일본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실버 주택이 속속 등장하면서 고령층에게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일본의 대표적 실버 타운 브랜드인 선시티(sun city)는 도쿄, 요코하마 등 대도시 주변에만 10여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가에 있어 조망권이 뛰어난 ‘쎄루가’는 분양가가 최고 8억엔(약 우리나라 돈으로 80억원)에 달하지만 빈 집을 찾아볼 수 없다.

실버 주택은 현재 노인복지법상 유로 노인복지 주택으로 분류가 되어 각종 부동산 규제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가구별 등기 분양이 가능하고, 분양권도 입주하면 자유롭게 양도가 가능하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청약통장을 써야 할 필요가 없다. 다만 배우자 중 1명이 60세 이상이어야 입주할 수 있다. 실버 주택은 입주 후 관리비와 생활비 부담이 적지 않아 30~40평형대 기준으로 200만원대 안팎이 들어간다.

급속한 고령화가 미래사회의 화두가 된 요즘 품위 있는 노후를 설계하는 노년층 가운데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형 실버주택 입주를 계획하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살림에 대한 부담이 없는 데다 자식 눈치 보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려 각종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실버주택 도심화,고급화로 진화중

최근에는 나름의 취미생활을 갖고 외식과 레저에 익숙한 '돈쓸 줄 아는' 실버세대가 급증하면서 실버주택의 선호지역도 크게 바뀌고 있는 추세다.

지금까지의 실버주택은 복잡한 도심을 떠나 쾌적한 환경을 갖춘 전원형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경제력 있는 노인세대가 늘면서 도심형 고급 실버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 문화 등 각종 편의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도심의 편의시설의 이용이 편리하면서도 전원의 한적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도심-전원 절충형'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도심형이나 전원형 실버주택의 단점을 극복한 형태로, 재산가치도 보장받을 수 있어서 인기가 더욱 높다.

전원형 실버주택은 적적함이 가장 큰 흠인데 쾌적한 자연환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대신 낯선 곳에 떨어져 사는데서 오는 적적함은 견디기 힘들다.

게다가 응급시 의료시설의 이용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가족이나 친지의 방문이 어렵다는 점도 전원형 실버주택의 단점으로 꼽힌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져 고립감은 더해만 간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허술한 방범문제도 골칫거리다.

반면 도심형 실버주택은 대개 복잡한 도시 한복판에 자리잡아 주거환경이 열악했던 게 '옥에티'다. 때문에 특히 건강에 민감한 노인들로부터 외면 받는 도심형은 실버주택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었다. 미분양으로 번번이 입주가 지연되면서 도심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은 지도 오래다.

그래서 최근 대안으로 등장한 형태가 이른바 '도심-전원 절충형' 실버주택이다. '도심-전원 절충형' 실버주택은 도심에서 자동차로 불과 20분 이내 거리의 주거지역에 들어서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도심의 편리함과 전원의 쾌적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심 한복판의 번잡함을 피하는 동시에 한적한 전원생활도 즐길 수 있다. 최근 실버주택 선호지역으로 도심의 편리함과 전원의 한적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지역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심-전원 절충형' 실버주택은 도심형과 마찬가지로 의료, 문화 등 편의시설의 이용이 편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대개 한적한 주택가로 주거환경이 뛰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

상대적으로 가족이나 친지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자주 교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언제든지 친구를 만날 수 있고, 영화 관람이나 쇼핑 등을 쉽게 할 수 있어 단절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단독주택이나 빌라 형식의 전원형과는 달리 주상복합처럼 고층으로 지어지는 게 특징이다. 대형화,고급화되는 추세로 특급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버주택 전문가들은 "개성이 강한 실버세대들은 번잡한 도심 한복판보다는 각종 편의시설의 이용이 편한 외곽의 실버주택을 선호하는 게 요즘 추세" 라며 "특히 재산가치 형성면에서도 유리한 도심형 실버레지던스는 은퇴 후에도 사회활동이 활발한 노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고 말한다.

실버주택 선택요령은 무엇?

실버주택을 고를 때는 우선 입지를 잘 살펴야 한다. 입지에 따라 크게 전원형과 도심형으로 나뉜다.

가족과 접근성이 좋고, 사회생활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하므로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 교통이 편리해야 하고 크고 작은 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또 각종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는 곳이 좋다. 도심형이지만 시 외곽에 있다면 편의시설 등을 이용하기 불편하다.

의료시설과 식사 서비스 등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단지 내에 의료시설이 갖춰져 있거나,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연계병원이 있는 곳이 좋다.

실버주택 내에는 간호사 두어 명이 상주해야 한다. 그래야만 위급 상황 때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또 전문 영양사가 있어야 한다. 당뇨가 있는 노인 등은 특히 음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꼭 당뇨가 아니더라도 영양가 있는 식단을 골고루 섭취해야 건강 관리에 좋다. 여가시설은 많을수록 좋다. 여가시설이 많으면 밖에 나가지 않고도 단지 내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운영주체가 건실한지도 잘 살펴야 한다. 운영업체가 부실하면 보증금 등을 떼일 수도 있고, 서비스나 여가시설 등이 계약 때와 다를 수도 있다.

실버주택 전문가들은 “최근 다양한 종류의 실버주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계약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