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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공포…코스피·코스닥 연중 최저치 폭락

외국인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불경기에 콘돔회사는 上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5.18 15: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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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저치까지 폭락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른바 '그렉시트(Grexit)'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스페인 은행 16곳이 무더기로 신용강등 조치되는 등 유로존 상황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이달 2일부터 국내증시를 떠나기 시작한 외국인들은 13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이어갔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2.78포인트(3.40%) 급락한 1782.4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1800선 밑으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유로존 악재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가운데 약세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30여분 만에 1800선이 무너졌고 이후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전종목 하락, 주도주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4273억원어치를 던졌다. 개인이 2820억원, 기관이 투신을 중심으로 총 1422억원의 매수세로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매매도 매도 일색이었다. 비차익거래에서 3228억88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차익거래 역시 1772억8100만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 전종목이 하락했다. 비금속광물, 기계, 의료광물, 전기전자 등이 4% 넘게 폭락했고 운수장비, 제조업, 건설업, 소형주, 대형주, 은행, 운수창고, 지배구조우수기업, 증권, 음식료업, 금융업, 중형주, 철강금속 등도 3%대 낙폭을 기록했다. 보험과 의약품이 1%대 하락해 비교적 선방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상위 15위권 내에서는 NHN을 제외한 전종목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전차군단이 나란히 4% 이상 주저앉았다. 신한지주, SK하이닉스, KB금융, SK이노베이션 등도 3~4%대 크게 내렸다. 삼성전자는 외국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120만원선이 무너졌다. 현대차는 노조의 주말 특근거부 선언으로 노조 리스크가 부각되며 4.78% 밀렸다.

◆STX그룹주 2거래일 연속 약세

주요 종목 중에서는 해운주의 동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유로존 우려가 심화되면서 실적 악화 가능성 탓에 한진해운이 5.53% 급락했고 현대상선과 현대글로비스도 2%대 하락했다.

유동성 악화 루머에 전일 급락했던 STX그룹은 2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전일 재무구조 개선 방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STX가 6.92% 급락했고 STX팬오션,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이 5~6% 약세 마감했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으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에 대한항공이 5% 가까이 밀렸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매력이 부각되며 0.7%대 반등했다.

피치의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과 무디스의 스페인 은행 신용 강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다만 최근 그리스 현지 여론조사에서 신민당 지지율이 다소 올라간 것으로 전해져 2차 총선에서 신민당의 연정 구성 가능성이 생긴 점은 긍정적이다.

◆불확실성에 눌린 투심, 의미 있는 반등 어려워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보수적인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할 때”라며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어 의미 있는 반등은 나오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추가 하락 시에는 이미 조정을 받아 가격 매력이 큰 종목과 수급 개선 조짐이 보이는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단기 트레이딩 정도의 접근은 가능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우량 중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4개 등 122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4개 등 752개 종목이 내렸다. 25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도 수급 악화에 출렁이며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18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9.45포인트(4.15%) 급락한 448.68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50억원, 67억원 동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기관이 3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불경기에 콘돔 잘 팔려? 유니더스 ‘상한가’

코스닥 역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종이/목재, 출판/매체복제가 6% 이상 하락했고 컴퓨터서비스, 비금속, 의료/정밀기기, 코스닥 신성장기업, 코스닥벤처기업, 인터넷 등도 5% 넘게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상위 15위권 내 전종목이 약세 마감했다. 셀트리온이 1.49% 하락했으며 다음, CJ오쇼핑, 포스코ICT 등이 4% 넘게 급락했고 CJ E&M과 안랩은 5~6% 추락했다.

지수는 급락했지만 급등 종목도 있었다. 지아이바이오는 피보증 회사인 미주제강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 소식에 상한가를 쳤다. 또 콘돔 제조업체인 유니더스도 상한가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불경기일수록 피임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 콘돔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속설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0개 등 81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1개를 포함해 899개 종목이 내렸다. 42개 종목은 보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