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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학창시절 즐겨먹던 분식이 생각날 땐…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5.18 15: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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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얼마 전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바쁜 생활에 쫓겨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은사님들과 친구들, 학창시절 일화가 이야기의 주제가 되는 하루였는데요. 저도 친구들을 만나 학창시절 추억을 함께 되새겨봤지요.

학기 초 서먹했던 친구사이부터 수업시간에 짝꿍과 떠들다가 벌을 섰던 기억, 청소하기 싫어 청소시간에 매점에 가서 농땡이 피운 얘기, 봄 소풍이나 수학여행에서 벌어진 일 등 입이 아플 정도로 많은 에피소드들을 쏟아냈죠.

학창시절 추억 되짚기는 결국 급식소의 밥맛과 매점에서 많이 사먹던 호빵과 카페인음료 등 군것질거리,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야식을 배달시켜먹은 얘기 등 먹는 것에 관한 얘기로 흘렀습니다. 학생 때는 배가 고파서 먹고, 공부하기 위한 체력비축을 위해 먹고, 졸음을 쫓기 위해 먹고…. 밥은 밥대로, 간식은 또 간식대로 어떻게 그리 많이 먹었는지, 그 얘기만으로도 며칠 밤을 샐 수 있을 정도인데요.   

   
‘스팸마리2’.
여러분들은 학생 때 어떤 간식을 가장 많이 드셨나요? 무엇보다 학창시절 최고의 간식은 떡볶이와 김밥 등 분식일 텐데요. 점심시간에 몰래 학교 앞 분식집에 나가서 먹고 오기도 하고, 하교 후에 들러서 먹고 가기도 했죠. 이런 추억 하나쯤 가지고 계시죠?

그래서 조민경의 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 이번 호에는 학창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색다른 분식집 한 곳을 찾아갔습니다.

강남역 인근에 있는 ‘스쿨푸드’입니다.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로 나와 첫 블록 끝까지 직진하시면 됩니다. 블록 끝 코너의 더바디샵을 끼고 왼쪽으로 꺾어 100m 정도 걸어가시면 왼편에 2층 건물의 ‘스쿨푸드’가 보일 겁니다. 투명 유리에다가 빨강 문까지 눈에 확 띄는데요, 찾지 못해 헤매실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스쿨푸드’에 들어가 2층 창가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직원이 메뉴판과 함께 테이블세팅을 먼저 도와주더군요. 여성들이 많이 찾는 분식집답게 아기자기한 모양의 앞 접시와 단무지, 김치 종지가 귀여웠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분식메뉴라 어떤 것을 먹을까 고민이 됐는데요. ‘스쿨푸드’는 분식메뉴를 팔지만 일반 분식집과 달리 퓨전분식을 선보이고 있는데, 크게 마리(김밥)와 떡볶이, 밥류와 면류로 구분돼 있었습니다.

종류별로 맛보고 싶은 욕심에 ‘스팸마리2’와 ‘국물떡볶이’, ‘신김치말이국수’를 주문했습니다. 조리과정이 복잡하지 않은 탓에 주문한 음식들은 금세 나왔습니다.

   
‘신김치말이국수’.
‘스팸마리2’는 일반김밥에 스팸이 들어갔겠지 생각하고 주문했는데요, 전혀 달랐습니다. 스팸과 치즈, 특별한 소스를 넣고 싼 김밥에 계란이 말려져있었는데요. 치즈가 살짝 녹아있어 더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먹기도 좋았습니다. 하나 짚어 입으로 가져갔는데요, 스팸의 짭조름한 맛과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치즈, 쌀밥이 특제 소스와 어우러졌습니다. 김밥을 싼 뒤에 계란으로 감싸기 위해 구워내서인지 따뜻한 것이 특징이었죠. 

김밥하면 떡볶이가 빠질 수 없겠죠. ‘국물떡볶이’도 먹어봤는데요. 떡과 어묵, 삶은 계란이 들어간 점은 일반 떡볶이와 같은데, 국물이 걸쭉하지 않고 약간 묽으면서 넉넉하다는 것이 달랐습니다. 새빨간 색깔에 ‘맵겠구나’ 생각했는데 역시나 매콤했습니다. ‘스팸마리2’를 국물에 찍어 드시면 매운 맛은 덜고 두 가지 음식을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스쿨푸드’는 매운 고춧가루와 고추장 등 특제소스를 사용하고 있어 매운맛 조절은 힘든데요. 매운 음식을 잘 드시지 못하는 분들은 메뉴판 음식명 옆에 고추개수로 맵기 정도가 표시돼 있으니 주문하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매운 맛을 감안하고서라도 ‘국물떡볶이’ 등 떡볶이를 드시고 싶으신 분은 ‘신김치말이국수’를 함께 주문해 입안의 얼얼함을 달래가며 드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살얼음이 띄워진 육수에 신김치와 장아찌, 오이, 열무김치가 올라간 ‘신김치말이국수’는 여름철 더위 식히기에도 그만일 것 같네요.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누구든지 편안하게 분식을 즐길 수 있는 스쿨푸드 매장.
붉은 벽돌의 인테리어에 밝은 조명, 편안한 분위기의 ‘스쿨푸드’에서 분식을 먹고 있자니 과거 학교 매점이나 학교 앞 분식점에서 친구들과 수다 떨며 떡볶이를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학창시절 먹었던 떡볶이, 김밥 맛이 아니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입맛도 세월이 지나면서 변한다는 점, 색다른 퓨전 분식으로 선보인다는 점을 알고가시면 좋을 것 같네요. 어린 시절 함께한 친구들과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스쿨푸드’만의 매력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