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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그리스는 한국에 비할 바 못 돼"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5.18 13: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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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최근의 유럽 재정 위기와 관련, 정치적 불안을 심하게 겪고 있는 그리스는 이미 위기를 성공리에 극복한 한국에 비견될 수 없다고 밝혔다.

S&P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본사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경제전망에 관한 콘퍼런스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현재 세계 경제 위기의 진앙지로 꼽히는 그리스와 비교하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S&P에서 국가신용평가 업무를 맡고 있는 조이딥 무커지 이사는 유럽에서도 경제 상황이 좋은 나라들이 있는가 하면 그리스처럼 그렇지 못한 나라들도 있다면서 그리스의 경우 정책결정 능력과 정책집행 능력 면에서 한국에 훨씬 뒤쳐진다고 말했다.

무커지 이사는 "한국에서는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정책적 결정을 빨리 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고 긴축도 본격적으로 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한국은) 이런 정책을 적극적으로 집행했다. 하지만 그리스는 결정 능력도 낙후됐고 집행 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비교했다.

무커지 이사는 또 "한국에서는 현대나 삼성, LG 등 건실한 제조업체가 있어서 도움이 됐는데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은 그런 강력한 기반이 없어 현실적으로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경우 정권이양기에 위기를 맞이하고도 정책적 일관성이 유지됐는데, 그리스는 정권이 바뀌면서 예전 정권이 외부 도움을 얻기 위해 합의한 재정 긴축을 정치권에서 뒤집으려 하는 등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의 정책적 판단과 집행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실제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은행 문제 등 여러 난관을 처리해 IMF 구제 금융을 조기 졸업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또 우리 기업들에 대한 호평이 있었던 점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은 결국 우리의 위기 극복 과정과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데 100% 의중이 있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요구하는 지원 조건에 저항하고 있는 그리스 정치권의 '불편한' 태도를 비난하기 위한 장치로 우리를 이용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