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군장비 제어시스템 개발 관련 방산업체 연구소에서 3년간 연구원 생활을 한 남자가 남동생과 부인을 끌어들여 컴퓨터를 조립, 판매하는 가내수공업을 시작했다. 이 업체는 현재 직원 수 100명에 근접한 유망업체로 발돋움했다. 연이은 사업 확장으로 다소 방대한 사업영역을 갖고 있지만 전 부문의 시너지로 2015년 매출 1000억원대 진입을 목표로 잡은 여의시스템(대표 성명기)이 코스닥 진출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여의시스템은 1991년 설립한 경기 성남시 소재의 컴퓨터 및 주변장치 제조업체로 제어 계측 시스템 관련 하드 및 소프트장비, 방수·방폭 등 산업용 특수 컴퓨터 개발로 사업을 키워왔다.
지난 2010년 230억원의 매출을 올린 여의시스템은 지난해 36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직전년 대비 60%가량 매출 규모가 늘었고 영업이익 36억원, 순이익도 49억원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년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4%였으나 올해 목표는 12%며 매출 비중은 디지털 사이니지(전자 정보표시장치)가 37%로 가장 높고 이어 산업용 컴퓨터(24%), 스마트 네트워크 장비(18%), 컴퓨터 보안장비(14%)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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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열린 중소기업 정책 간담회에서 여의시스템 성명기 대표와 기획재정부 신제윤 차관(왼쪽 여섯 번째와 오른쪽)이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자본금은 22억5000만원으로 이 업체 성 대표가 24%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있다. 450만주를 상장할 예정이며 주당예정발행가는 5700~6500원(액면가 500원)이다. 공모를 통해 62억7000만~71억5000만원가량을 조달할 예정이며 상장주선은 대신증권이 맡았다.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현재 제출서류 검토 중인 상태며 상장절차가 순탄하게 진행될 경우 오는 7~8월경 증시에 발을 디딜 것으로 보인다.
◆ 전 사업부문 매출 올리며 관련 시장 영향력 확대
여의시스템의 주력 사업은 크게 △산업용 컴퓨터 △스마트 네트워크 장비 △컴퓨터 보안장비 △디지털 사이니지 △시스템통합(SI) 등 5개 부문이다.
산업용 컴퓨터 부문은 사업 초기 산업용 원격 관제시스템에서 출발, 관련 장비 개발 규모가 커지면서 산업용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스마트 네트워크 장비는 철도, 지하철, 버스, SI 등에서 스마트그리드, 녹색에너지로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으며 컴퓨터 보안장비는 2005년 해킹 및 디도스 방어 시스템인 보안장비용 하드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이래 안철수연구소, 윈스테크넷 등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2009년 개발 및 공급을 시작한 디지털 사이니지(signage)는 지하철·버스정류장, 대형마트, 극장 등 정보전달 게시판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디지털 광고판이 결합된 ‘키오스크(Kiosk)‘ 사업과 연계되고 있다. 작년엔 시외버스터미널 전용 무인티켓발매기를 개발, 12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업체의 디지털 광고판은 지하철 4~8호선과 경기도 전 지역 버스 등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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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정류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자게시판은 여의시스템의 주요 사업부문 중 하나인 디지털 사이니지의 한 예로 최근 키오스크 분야와 연계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
특히 산업전자 제품군 중 여의시스템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방폭 컴퓨터 ‘플래니모(Planemo)’는 위험이 산재한 산업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유닛으로 지난해 8월 ‘제12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컴퓨터는 유전개발 시스템과 유조선 등 대형선박, 방위산업 등에서 쓰임새가 많다.
◆ 차세대 전력망·세대 공감 시스템 개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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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시스템의 방폭 컴퓨터 '플래니모'. |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비중을 2015년까지 40%로 끌어올리기 위해 북유럽과 베트남, 몽골, 라오스, 캄보디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여의시스템은 이런 시장 개척의지와 더불어 현재 시스템과 연관이 깊은 차세대 에너지 설비 분야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우리나라를 비롯, 24개국의 270개 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2 국제 스마트그리드 및 전기설비전’이 효시다.
한국전력기술인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공동주최하고 지식경제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서 여의시스템은 지능형 변전소를 모델로 내세웠다.
이 업체가 개발한 변전소 자동화시스템은 전자파 영향 없이 네트워크 활용성을 높여 변전소 가동과 관련한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솔라셀 장비, 환경관리 시스템 등도 영역을 확대한 분야다.
이런 전사적 영업 외에도 여의시스템은 지난해 10월부터 ‘세대공감 효앨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정부의 기업 사회공헌 의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노년층이 다니는 복지관 등의 효앨범 시스템에 사진, 동영상을 메세지와 함께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작년 10월말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실버 IT전에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부스를 통해 첫 선을 보여 노년은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호응을 얻었으며 올 1월에는 서초구립 방배노인 종합복지관에 세대공감 효앨범을 설치하기도 했다.
KISA와 단계적으로 복지관 설치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운 여의시스템은 이와 함께 부가서비스 모델을 기획, 이용 서비스 확대 및 적용처를 발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