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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셀프? 스마트 브랜치 덕에 '금융도 셀프' 대세

스마트폰 발전에 브랜치까지 '스마트 금융 시즌2'…'非스마트고객층' 포섭 숙제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5.17 1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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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스마트폰보다는 피처폰(일반 휴대폰) 사용자가 더 많았다. 당시만 해도 텔레뱅킹이 최대의 발전한 금융 형태 중 하나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스마트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IT 상황은 단순히 통신시장 판세 변화 뿐만 아니라 금융 등 다른 삶의 형식에마저 근원적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듯 은행권에서도 '스마트 금융'을 위한 그물짜기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의 이러한 움직임이 고객의 시간을 아껴주고 편의성을 높여주는 등 실용성이 높아 은행 서비스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야흐로 '물은 셀프(물은 셀프 서비스 즉 알아서 떠다 마시라)'의 시대가 아니라 '금융도 셀프'인 변혁의 시대다.

시대에 걸맞게…은행 지점도 '스마트' 

스마트 브랜치는 IT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 기기로 거의 모든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지능형 무인 지점을 의미한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한 △예·적금 △펀드 △체크카드 가입 등을 진행할 수 있다. 과거 은행 창구를 통해 처리해야 했던 업무를 고객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무인점포라는 이야기다.
   
기업은행 스마트 브랜치의 콘셉트.

은행 입장에서는 창구 직원을 최소화할 수 있어 비용 절감 등에 유리한 측면이 있으며 고객 역시 '셀프 금융'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과거에 창구 영업을 이용할 때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은행권의 움직임은 지점 창구를 찾는 고객 수가 감소하는 대신 인터넷, 스마트폰 뱅킹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것이다. 은행 직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업무를 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은행들도 오프라인 지점과 은행원을 늘리는 대신 첨단기기를 도입하며 고객들의 니즈 충족에 나선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연내 스마트 브랜치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6월 중 스마트 브랜치를 오픈한다. 지점 내에 5대 이내의 스마트기기를 설치하고 3~4명의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영국계인 SC은행도 지난해 12월 디지털 설비를 활용해 고객들의 '셀프 금융'을 지원하는 스마트 뱅킹 센터를 열었다.

우리은행 역시 상반기 중 서울 지역에 스마트 브랜치를 낼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당초 5월에 스마트 브랜치를 오픈할 계획이었으나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겨 8월로 미뤄졌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올 상반기 중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스마트 브랜치 시대가 머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스마트 금융 물결, 실제로 벌써 확연히 드러나네

   
우리은행도 시대 흐름에 맞춰 스마트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선을 좀 더 넓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모두 아우르는 스마트 금융으로 확장해 보자.

신한은행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비대면을 통해 화상상담에서 상품가입까지 가능한 사이버 영업조직인 '스마트금융센터'를 이미 지난 2월 오픈했다.

하나은행도 김종준 행장이 4월 간담회에서 "하나은행이 전자지갑 등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스마트 금융에 대한 우위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비대면 채널인 스마트뱅킹 가입고객수가 266만4900여명(5월8일 기준)으로 은행 비대면 거래 업무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신한은행 서진원 행장이 스마트 금융 관련 직원들의 응대 상황을 점검하면서 일선 젊은 근무자들과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는 오히려 불쾌 우려도

하지만 은행들이 이렇게 시대 흐름에 맞춰 스마트 금융 확대, 스마트 지점 설립에 뛰어들고는 있지만 모든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미 은행 거래의 상당수가 비대면 채널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굳이 스마트 브랜치까지 설립해야하는 지적도 나온다. 또 첨단 기계 조작이 미숙한 노년층 고객의 불편과 불쾌도 우려된다. 이런 상황이 되면 고객에게 편의성으로 다가가기 위해 구축한 스마트 브랜치가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로 다가갈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요구된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는 스마트 브랜치 설립은 확산시키기 보단 단계적으로 유통성 있게 시작해야 한다. 젊은층 고객에게는 스마트 브랜치 활용을, 노년층 고객에게는 현 오프라인 지점을 유지하며 지능화된 서비스 강화로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게 다가가야 할 것이라는 지적 겸 당부에 은행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