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며칠 전에 내원한 초등학생의 어머님께 전화가 왔다.
그 어머니께서 우리아이가 선생님께 상처 받았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상처를 받았는지 놀라 물으니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에게 다른 곳에 비해 배가 좀 나왔다”고 했기 때문이란다. 3학년 밖에 되지 않은 어린 학생의 민감한 반응에 내심 놀랐었는데 어머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요즘 어린이들은 비만에 대해 무척 나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비만의 외모적 측면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지만 날이 갈수록 비만으로 인한 소아 당뇨나 고혈압, 성장 장애를 동반한 환자의 수가 점증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방학이 되면 의외로 어린이 비만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얼마전 미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원 연구팀이 매년 9-10세와 18세 사이 소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세 이전 과체중인 여학생들이 성인이 됐을 때 비만하거나 심장질환을 가질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고 또한 위스콘신 대학의 머독 박사팀은 최근 고혈압이나 2형당뇨, 수면무호흡증과 같이 성인기 후반에 발생한다고 알려진 성인병의 발생여부가 소아기에 미리 감지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과체중인 소아에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의 위험성은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11세 이상의 과체중 남아에서 11세 미만의 남아나 여아에서 보다 이와 같은 질환의 위험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토마스 제퍼슨 대학의 팔크너 박사는 "전통적으로 중년기 후반에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됐던 성인병에 의한 사망률은 소아기 비만을 예방함으로써 감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소아비만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기 후반에 발생하는 성인병으로 잘 알려진 심혈관대사증후군의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렇듯 비만은 심각한 질환을 초래하는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데도 자녀가 비만이라는 걸 잘 모르는 부모가 많다. 몸무게가 또래 같은 성별의 평균 몸무게보다 20% 이상 많으면 소아비만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소아비만의 경우 성장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가 50%정도나 나타나고 있어 더 큰 문제이다.
소아비만의 관리나 치료는 성인비만과는 다르다.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가 증가하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방세포의 숫자가 증가하며 이 지방세포는 한번 숫자가 증가하면 다시 줄어들지가 않기 때문에 살을 빼기가 더 어렵고 또 살을 뺀다 하더라도 다시 살이 찔 확률이 그만큼 크다. 또한 성장이 끝난 성인과는 달리 성장기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식사제한을 할 수 없으므로 방법상의 차이가 있다.
소아비만의 관리나 치료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식단 및 식습관, 운동, 생활 관리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 식단 및 식습관조절은 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식사의 내용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의 식습관을 지키며 조절하다 보면 다이어트 뿐만 아니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될 것이다.
1. 저녁 6시 이후에는 물 이외에 음식은 절제한다.
2. 술, 라면, 떡, 청량음료, 과자, 케이크, 떡, 인스턴트 음식 등은 소화기능을 악화시키면서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삼가도록 한다.
3. 냉면육수, 콩국수국물, 김밥, 비빔밥 등은 1인분의 경우 밥 먹는 양에 비하여 칼로리가 높은 음식들이므로 되도록 피하든지 양을 줄여 먹도록 한다.
4. 지방분해는 식사 후 2시간 이후부터 활동하는 양만큼 이루어지기 때문에 음식을 하루 종일 먹는다든지 하는 것은 하루 종일 지방분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식사 후 공복의 시간을 최소 3시간에서 최대 5시간 까지는 맞추어야 지방이 분해될 시간이 생긴다.
5. 절대 간식은 먹지 않습니다. 특히, TV를 보면서 과자를 먹지 않는다.
6. 맵고 짠 음식은 피하여야 한다.
7. 절대 굶지 않는다.
8. 제철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9. 규칙적으로 식사를 한다.
10. 외식을 줄인다.
둘째, 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1.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정하여 가능한 한 매일 한다.
2. 지방을 분해하도록 운동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20분 이상 실시하고, 2~3일 이상의 간격을 두지 말아야 한다.
3. 운동은 기분을 좋게 하고, 열 생산 효과를 높이며, 식욕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
셋째, 생활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1. TV시청이나 비디오게임, 컴퓨터 게임 시간을 줄이고 야외 활동을 하도록 한다.
2.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갖는다.
3. 자기 전에 줄넘기 운동을 한다.
4. 가까운 거리는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닌다.
소아비만의 경우, 부모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흔히 어릴 때 찐 살은 키가 크면서 빠진다고 생각하여 안이하게 생각하기 쉬운데 남아도는 열량을 소모하지 않으면 비만이 유지되고 성장에도 방해가 되므로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 부모님의 역할 >
1. 외식이나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한식 위주의 건강 식단을 준비해 준다.
2. 청량음료 대신에 물을 준비한다.
3. 과자 등의 간식 대신에 제철과일이나 채소를 준비한다.
4. 튀기거나 볶기보다는 찌거나 데친다.
5. 함께 운동을 하는 등 활동적인 시간을 갖는다.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여신(女神)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 이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심리학에서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여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다른 이의 이목이나 기대가 미치는 영향이 성인에 배해 큰 어린이나 학생에게 비만아로서 놀림을 받거나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있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른다. 가족이 도와서 소아비만을 해결하고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한약 처방이나 침 치료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