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자흐스탄 거주 21년째를 맞는 전남 신안 출신 김병학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광야에서 부르는 노래’를 펴냈다. 지난 2005년에 첫 시집 ‘천산에 올라’를 펴낸데 이어 7년 만에 독자들에게 다시 선보이는 시집이다.
제1부 광야에서 부르는 노래, 제2부 방랑자의 노래, 제3부 님에게 바치는 노래, 제4부 꿈꾸는 자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8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집 제목이 암시하고 있듯이 이 시들 대부분은 시인이 중앙아시아 광야에서 하늘과 지평선을 바라보며 쓴 것들이다.
김 시인의 행적은 그동안 언론 매체를 통해 간간이 알려져 왔다. 그는 재소고려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1992년 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갔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첫 시집을 펴냈다. 연이어 재소고려인과 중앙아시아 민족들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 소개하는 일에 뛰어들어 재소고려인 구전가요를 집대성해 고려인 민중사를 복원하기도 했다.
또 일제시대 우리나라 최고의 지략과 용맹을 갖춘 전설적인 항일독립운동가 김경천 장군의 육필일기를 국내 최초로 정리하는 등 쉴 새 없이 관련서적을 펴냈다.
이와 같이 독특하고 남다른 행적에서 충분히 유추해볼 수 있듯이 김병학 시인의 두 번째 시집에 엮인 시편들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시들과는 내용과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무엇보다도 견인불발과 칠전팔기의 기상이 서려 있고 대륙적 기질이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시행의 길고 짧음에 관계없이 호방함과 광대한 정신이 시세계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평원의 모진 비바람에 맞서 거침없이 써내려간 시라서 그럴 것이다. 비극과 슬픔을 주제로 하여 쓴 시에서조차 굳은 의지와 웅혼함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이 시집의 해설을 쓴 중앙대학교 교수 이승하 시인은 마치 이육사의 시 ‘절정’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시에 펼쳐진 시간과 공간의 폭도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드넓다. 시간은 문명시대를 넘어 빅뱅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뒤로는 지구 종말에까지 맞닿아있다. 공간은 하늘초원과 하늘바다를 지나 마음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이 시집의 해설자는 김 시인의 시편은 소월과 영랑 이후 유약함과 체념과 비감이 지배해 온 한국 주류서정시단에 부족한 대륙적 기질과 남성적 호방함을 가득 채워주고 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 눈동자 김병학
![]() |
||
| 김병학 시인 | ||
◆ 귀환 김병학
나는 돌아오리라
가버린 곳에서 다시 돌아오리라
지나간 계절과 함께 바람이 되어
구름이 되어 비가 되어
놀라운 천둥이 되어 돌아오리라
백골이 진토 되어 몸이라도 있거나 없거나
넋이 되어 얼이 되어 혼백이 되어
새로운 꿈이 되어 돌아오리라
신비한 관여자가 되어 돌아오리라
거센 바람에 흔들릴지라도
흔들리다 넘어지고 말지라도
다시 일어설 춤꾼으로
스스로 등불을 밝히는 지혜로움으로
넉넉한 강인함으로 나 다시 돌아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