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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빠져나간 외국인 “6월까지는 기다리지 마”

유로존 최악 상황 면해도 환율이 관건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5.14 11: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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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 조짐이 심상찮다. 올해 초 이른바 ‘유동성 랠리’를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세는 3월 이후 주춤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서는 지난 11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자 국내증시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1910선까지 물러난데 이어 14일 장중 1900선이 위협받고 있다.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시장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잦아들고 국내 수급이 정상화되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들이 맞아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6월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왜 국내증시 떠나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으로 △유로존 불확실성과 △원화약세 △글로벌 경기둔화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을 꼽았다.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박상현 이사는 “최근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은 글로벌 경기와 유로존 리스크”라며 “특히 유럽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오는 6월말까지 핵심 자기자본율(Core TierⅠ) 9%를 맞추기 위해 일부 위험자산 매각에 나선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003450) 하용현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이 좋아져야 한다”며 “최근 스페인, 그리스를 중심으로 유로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계 자금이 안전자산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강했다”고 말했다.

하 센터장은 “국내경기가 1, 2분기에 비해 3분기 이후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 ‘6월 분수령’

전문가들은 지난해 그리스발 쇼크와 같은 급격한 자금이탈은 없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6월까지는 외국인의 매도우위 경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 이사는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경기 반등과 유로존의 안정이 필수조건”이라며 “오는 6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 센터장은 “외국인들은 한 번 방향성을 잡으면 오래 끌고 가는 경향이 있다”며 “6월까지는 매도경향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트레이드증권(078020) 윤지호 리서치본부장은 이탈리아 등 유럽 국채만기 이슈가 재부각되는 이번 주가 유럽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 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디레버리지(부채감소)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작년 여름처럼 대규모 이탈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국채만기일을 무사히 넘기면 매도세가 더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세적 이탈 아니다…환율이 관건

장기적으로 외국인 매도세는 살아날 것이며 지금의 ‘팔자’ 경향은 투자시기를 저울질하는 관망세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교보증권(030610) 투자전략팀 김형렬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3월부터 이탈 조짐을 보이긴 했지만 이는 위험자산 선호를 미룬 것이지 추세적인 이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상황은 외국인들이 위험자산을 더 싼 값에 사기 위해 매수 시점을 미룬 것으로 봐야 한다”며 “유로존 사태 해결과 관련한 일부 기대감이 다소 꺼진 상황에서 악재가 다소 부풀려진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미 지난해 12월 이후 ECB가 사태 해결을 위해 1조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풀었다”며 “사태가 더 악화되면 공멸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유로존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로존 등 대외 상황과 함께 환율도 외국인 방향성을 결정짓는 키워드다. 최근 원화약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은 환차손 가능성에 예민해져 있다. 원화약세 기조가 이어지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일부 주도주의 영업실적에는 긍정적이다. 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해 금리와 내수관련주는 불리하다.

윤지호 본부장은 “외국인이 시장에 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저렴한 밸류에이션과 환율”이라며 “두 가지 조건 모두 아직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매수시기를 묻기 보다는 매도세 완화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환율이 1150선 근처에 머물다보니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지수가 올라도 환차손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펀더멘탈을 감안하면 환율은 절상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직까지는 저점에 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