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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보감]교사의 관절이 위험하다

매일 서서 수업하는 교사들 무릎, 어깨 등에 통증 호소

백경일 신경외과 전문의 기자  2012.05.14 10: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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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감사를 전할 사람이 많은 가정의 달,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수업시간 내내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목, 허리, 무릎 등 몸 곳곳에 고질적인 통증을 호소한다. 13년 차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박모(여, 39) 씨는 수업 중 칠판에 글씨를 쓸 때마다 어깨의 잦은 통증을 느꼈다. 참을만했던 통증도 심해지고 팔을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가 되자 걱정스러운 마음에 정형외과를 찾았다.

반복적으로 칠판에 글씨 쓰는 동작, 어깨에 무리
칠판에 글씨를 쓰거나, 책을 들고 수업하는 교사들의 반복적인 동작들은 어깨 근육에 무리를 준다. 이러한 지속적인 자극은 나이에 비해 퇴행성 어깨질환 증상이 빨리 나타나기도 한다. 판서자세는 어깨 근육과 힘줄, 인대가 과도한 긴장상태가 되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장시간 통증을 방치하고 사용하면 근육, 힘줄, 신경에 혈액 순환 장애가 반복되어 RSI(Repetitive Strain Injury: 반복작업손상) 증후군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어깨뿐 아니라 인체 모든 부위에서 과다한 긴장으로 인한 작은 손상은 항상 일어날 수 있으며 정상적으로는 하루 내에 회복된다. 그러나 회복 전에 다시 또 과다한 사용에 의한 손상이 빨리 진행되면 염증이 생기는 등의 다양한 질환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어깨 질환은 박씨처럼 초기에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염증이 고착된 상태에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통증이 계속되고, 밤에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더욱이 이런 관련 질환이 발생한 뒤에는 치료가 힘들고 재발이 자주 되므로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어깨의 경우에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서 있는 자세, 허리와 무릎 통증 유발
수업 시간 내내 서 있는 자세 또한, 교사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특히, 주로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질환인 허리디스크의 경우 오래 서 있어야 하는 교사들에게는 젊은 나이에 나타나기도 한다. 허리를 숙이거나 재채기를 하는 일상적인 동작에서 통증이 갑자기 나타나거나,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허리디스크 환자들은 수술을 받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상태가 호전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그래서 침상 안정 및 약물 요법(진통소염제, 근육이완제 등), 물리치료 등을 시행함으로써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일차적으로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고 그 후에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업 중 취하는 잘못된 자세가 통증 유발•악화
어깨, 허리 이외에도 목, 무릎 등 교사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통증들은 다양하다. 오랜 시간 서서 수업하는 직업상의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잘못된 자세 때문이다.
짝다리를 집으면 체중이 한쪽에 몰려 신체의 밸런스가 깨지고 골반의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칠판에 기대는 자세는 목부터 허리, 엉덩이까지 몸의 무게 중심이 허리에 집중돼 척추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교사 외에도 승무원, 간호사, 대형할인점 캐셔 등 온종일 서 있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은 평소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척추, 관절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업무 시간 이외에 일상생활에서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척추와 관절 주변의 근육을 풀어주면 부상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도움말 : 부평힘찬병원 백경일 과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