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험사들의 2011년 회계연도가 끝나자 연초 불거졌던 ‘성과급’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의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강행한 보험업계가 직원들이 사기진작을 이유로 이번엔 성과급 지급에 나선 것이다.
특히 손해율 악화로 보험료 인상을 주장했던 손해보험사들은 사상최대 이익을 내고 주주들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고배당 잔치’에 이어 ‘성과급 잔치’를 벌일 것으로 알려져 그간 보험료 인상에 수긍하던 고객들의 배신감은 크다.
손보사들은 노사임금ㆍ단체협상에서 구체적인 성과급 규모를 결정해 이달 말부터 7월말까지 2011년도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성과급 규모도 상위 손보사 대부분이 전년대비50% 이상의 당기순이익 증가를 보인만큼 지난해 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높은 성장은 축하할만한 일이지만 이번 당기순이익 성장 수치는 ‘손해율이 높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그간 보험료 인상을 눈치보던 손보사들의 말과는 너무나 달라 오히려 씁쓸한 마음이 더하다.
실제 손보업계는 손해율 급증을 이유로 지난 4월 장기보험부문의 갱신 보험료를 인상시켰고, 예정이율 하락으로 인한 손실로 연내 보험료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인하된 자동보험도 손해율에 따라 내년 초 다시 인상여부를 논의 중이다.
결국 ‘적자’는 보험료를 올리기 위한 핑계에 불가했다는 논리다. 더군다나 높은 성장률을 거둔 만큼 그 이익을 고객과 나누는데 앞장서야 할 기업이 사기진작을 이유로 내식구 챙기기에 바쁜 모습은 지난해 하반기 뜨거운 감자였던 ‘금융권 탐욕논란’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업계에 따르면 상위 5개 손보사들의 총 배당금은 4537억원으로 이는 총 당기순이익 1조9492억원의 4분의1 수준이다. 손보사별 배당금은 삼성화재 1749억원, 현대해상 1085억원, 동부화재 759억원, 메리츠화재 531억원, LIG손보 41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이익을 주주와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익금을 유보해 시장 악화에 대비하고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데 앞장서야 한다. 보험사의 경우 소비자의 보험료로 인해 사업이 유지되는 만큼 보험료 인하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와 이익을 나누는데 앞장서야 하지 않았을까.
돌려 말하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주주와 임직원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준 상위 보험사들이 얼마나 미래 시장 대비에 투자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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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의 광고에서는 쉽게 ‘신뢰’, ‘믿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하지만 이번 ‘배당금ㆍ성과급 잔치’로 보험사들은 소비자와의 신뢰에 스스로 큰 타격을 자초했다. 부디 내년 회계연도가 끝날 쯤엔 최대실적이라는 타이틀과 더불어 소비자와 함께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사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