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관리역량(Managerial Capacity)’은 ‘일을 다루는 요령’이 그 핵심이 된다.
앞의 제8강에 사용한 예(例)에서 자칭 ‘게으른 경영자’가 문제 해결에 답(答)을 주지 않음으로써 부하의 역량을 신장시키고 코치 형(型)의 리더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을 살펴 보자.
경영에서 부딪치는 문제의 해결 방안이란 사실(Fact), 전제와 가정 등에 근거하여, 일 처리를 맡은 구성원의 두뇌활용(Brain Engagement)이 작동함으로써 수립된다. 그런데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현장에 도착하여 보면 사실(Fact)이야 변함 없이 그대로 있는 것이 보통이겠지만, 전제와 가정에 속하는 주변 여건들은 방안 수립 시 머리 속에서 추측하고 예상한 것과는 달리 조금씩 변화되어 있는 예가 허다하다.
스스로 제안한 방식에 의하여 문제 해결을 위임 받고 현장에 임하게 된 구성원은 이 경우 자율적인 판단을 내려, 현실에 맞게 방안을 조정하여 문제 해결을 실행하게 되므로 그 관리역량이 적절히 발휘될 수 있다. 하지만 상급자의 결정에 의해 문제 해결 방식을 지시 받고 현장에 도착한 구성원은 이 경우 어떤 입장이 될까?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상급자에게 현장의 상황을 보고하여 새로운 지시를 받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일을 다루는 요령’이란 일을 ‘이윤극대화 추구가 가능한 덩어리’ 로 파악하여 이를 다루기 위한 조직을 짜고, 적재적소 일을 맡을 사람을 선정 배치하여, 부하에게 될 수 있는 한 많이 일을 맡기되, 방임(放任)이 되지 않도록 잘 챙기는 조직운영의 묘(妙)를 말한다.
방임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상사는 부하에게 맡긴(empower) 일에 대하여 Lead/Help/Check를 철저히 하도록 하는데, 이는 코칭적 리더십에서 강조하는 ‘목표에 초점 맞추기’, ‘고객 돕기’, ‘과제수행을 모니터 하기’와 정확하게 일치되는 개념이다.
맡기고 챙기는 일을 집권화(執權化)와 분권화(分權化)가 동시에 일어난다고 표현하는데, 최종현 회장은 늘 인체 조직의 예를 들어 양자가 동시에 예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였다.
권투 선수의 예를 들어보자. 권투는 주먹에 글로브를 끼고, 주먹에 의한 타격만으로 승패를 결정하는 격투경기라고는 하지만, 싸우는 것은 온몸이다. 눈은 눈대로 발은 발대로 주먹은 주먹대로 임무 수행을 하면서 일사불란하게 상대와 부딪쳐 나가되 한 목표에 한 방향 정렬(Align)하여 집권화(centralization)와 분권화(decentralization)가 동시에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만약에 훈련에 의하여 길러진 반사능력이 충분치 못하여, 항시 주먹은 주먹대로 눈은 눈대로 모두 뇌(腦)에서 오는 지시만을 기다렸다가 움직인다면 그 선수의 게임은 어떻게 될까? 상상해보기 어렵지 않다.
경영을 전쟁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예술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여럿이 힘을 모아서 할 수 밖에 없는 일을 한 사람이 하는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경영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앞에서 서술했던 기억이 난다.
‘최종현 사장학’은 그래서 일을 다루는 ‘관리역량(管理力量)’의 관리(management)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과분하리만치 친절한 설명을 붙여 이를 일을 다루는 사람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관리역량관리의 정의]
구성원의 일 처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시간과 심신의 조건을 잘 관리하고, 일을 다루는 요령을 키우는 것이며, 이렇게 하여 신장된 관리역량을 경영성과의 극대화에 활용하는 것이다.
1. 관리역량의 한계요소에는 시간, 심신의 조건, 일을 다루는 요령이 있다. 이 중 시간과 심신의 조건은 장기적으로 볼 때 사람마다 큰 차이가 없어 관리역량을 신장하는 데는 커다란 영향이 없다. 그러나 일을 다루는 요령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며 노력에 따라 크게 늘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관리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을 다루는 요령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2. 일을 다루는 요령이란
가. 해야 할 일을 파악해서 조직을 짜고
나. 일을 맡을 사람을 선정 배치하여
다. 구성원에게 될 수 있는 한 많은 일을 맡기되 방임이 되지 않도록 챙기면서 맡기는 조직운영의 묘를 말한다.
3. 신장된 관리역량을 경영성과의 극대화에 활용하려면 Super Excellent 수준 추구를 해야 한다.
지난 회 제19강의 ‘의욕관리’를 설명할 때는 지면 관계로 ‘운영요령’ 기술(記述)을 생략하였는데, 이번에는 지면이 허락하므로 ‘관리역량관리’의 ‘운영요령’을 아래에 소개한다.
최종현 회장이 후학들을 가르쳐 그가 세운 기업관(企業觀)을 이루려고 애쓰는, 친절하고 끈기 있는 목소리가, 그의 ‘사장학’을 옮기는 필자의 귓가에 지금도 생생하게 들리는 것 같다.
<운영요령>
1. 해야 할 일을 명확히 하고 조직을 잘 짜려면 회사의 목적과 상위조직의 임무에 부합되는 자기의 임무를 명확히 하고 다른 조직단위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잘 파악하여 이에 맞는 조직구조를 만든다. (조직관리)
2. 직무분석을 철저히 하여 직무수행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파악하고 개개인의 희망, 적성, 능력 등을 고려하여 알맞은 사람을 선정 배치한다. (인사관리)
3. 일을 맡길 때는 조직과 사람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일의 실수가 없도록 조직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조직운영의 묘란 가능한 많은 일을 맡겨서 운영하되 방임이 되지 않도록 잘 챙기면서 맡기는 것을 말한다.
가. 조직운영의 방법에는 집권화(Centralization)와 분권화(Decentralization)가 있으나 기업에서는 인체조직과 같이 양자가 동시에 예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일을 맡긴다는 것은 분권화를 위한 것이고 챙긴다는 것은 집권화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잘 챙기고 맡겨서 집권화와 분권화가 동시에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나. 일을 많이 맡길수록 리더의 관리역량이 커지고 구성원의 역량도 신장된다.
다. 일을 챙기면서 맡기는 모든 과정에서 리더와 구성원이 상호 충분히 토의, 합의해 가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는 Can Meeting 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한다.
라. 구성원의 역량에 따라, 맡기는 일과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 나간다.
마. 맡긴 일이라도 제대로 수행되지 않아 실수가 있을 때에는 맡긴 일을 회수하여 구성원이 올바로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맡기는 절차를 다시 밟는다.
바. 일을 맡긴다는 것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맡기는 것이지, 결과에 대한 책임을 구성원에게 전가하는 것은 아니다. (Power Delegation)
사. 구성원에게 맡긴 일의 진행상황을 언제든지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예:ERP 시스템 등)을 갖추어야 한다.
4. Super Excellent 수준 추구와 동적요소관리를 위한 지침과 규정을 만들어 부서장이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부하직원의 특별관리를 잘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운영요령’이 다소 과도하게 친절한 것 같지만 (실제로 현재 SK그룹에서 사용하는 개정된 SKMS에서는 많이 간략해졌음), 이는 ‘사장학’ 보급 단계에서 하위경영자가 정의(定義)의 내용을 임의(任意)로 해석하여 잘못 운영하는 일이 없도록 당부하는 차원의 목적이 강하였다. 예비경영자 등을 대상으로 삼는 이 특강의 목적에는 오히려 부합하여 원래의 내용을 유지한 채 그대로 옮겼다.
[다음 회에는 ‘Coordination 관리’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