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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ATM, 왜 지하철서 유독 눈에 띌까?

대형은행 비해 지점 수 적어, 거점지역 ATM으로 유동고객 확보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5.11 13: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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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직장인 임모(30)씨는 최근 용산역 근처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계산을 하려고 나선 임씨는 뒤늦게 현금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근처에는 은행 지점이 없어 서둘러 용산역 안으로 들어간 임씨가 찾은 것은 ATM(현금입출자동화기기). 하지만, 즐겨 거래하는 해당 은행 ATM은 없었다. 임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역 안에 유일하게 설치된 씨티은행 ATM에서 1300원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돈을 찾았다.

국내 은행권의 무인점포 개설 등 수신망 확충 경쟁이 한창이다. 대형금융지주는 물론, 이에 질세라 상대적으로 지점 수가 적은 씨티은행, 기업은행 등도 도심 ‘노른자’ 거점 지역에 ATM을 설치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지점 열세 극복, 기업은행 본격 공략

특히 씨티은행의 경우 지하철과 편의점 등에 ATM 설치 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당 ATM은 제휴사를 포함해 총 1만1442대가 설치돼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전체 자동화기기 설치대수 중 25%에 달한다.

   
씨티은행 ATM이 최근 지하철과 편의점 등에서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는 ATM확충으로 전국 각지에 골고루 지점을 보유하며 수적 우위를 보이는 대형은행에 대항하는 등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의중이 묻어난 것이다.

기업은행(024110)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업은행은 최근 KT링커스와 제휴를 맺고 공중전화부스를 리모델링해 ATM을 설치하는 ‘길거리점포’ 사업을 진행 중이다. 4월 현재 전국 300여개 지역에 공중전화 결합부스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최대 1000여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ATM 설치대수는 하나은행 1만1310대(제휴사 포함), 국민은행이 9513대, 우리은행 8050대, 신한은행 7620대 순이다.

이를 두고 대형은행들이 ATM을 설치할 여력이 없거나,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기피한다는 해석은 오산이다. 이들은 이미 전국 각지에 지점이 있고 고객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힘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씨티은행, 기업은행이 ATM 설치 확대와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부족한 고객 대응 채널을 확대한다는 전략은 반사이익을 기대해볼만한 상황이다.

◆채널 확대로 반사이익 기대

이와 관련, 씨티은행 ATM은 현재 서울지하철 1~4호선 전 역사와 터미널, 고속도로 휴게소 등 유동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설치돼 있다. 제휴처 확장 움직임도 활발하다. 롯데그룹과의 제휴로 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과 우체국 ATM에 대해서는 씨티은행 지점 ATM과 같은 수수료가 적용된다.

이와 함께, 우체국 창구망 약 2700여개 및 ATM 5300대와 제휴를 맺어 씨티은행 고객은 은행 업무시간(오전 8시~오후 5시·휴일 및 공휴일 제외) 동안은 우체국에서 무료로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 자동화기기 뿐 아니라 롯데ATM, 한국전자금융, 효성, 훼미리뱅크, 청호 등 CD밴(VAN)사들과도 전략적 제휴를 늘려가고 있다”며 “고객들이 집이나 직장 근처에서 더욱 편리하게 자동화기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자동화기기 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