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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천하]추성훈의 씁쓸한 무효경기를 지켜보며

프라임경제 기자  2007.01.12 12: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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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추성훈 선수와 사쿠라바 선수의 프라이드 경기가 결국 무효경기로 최종 확정 됐다. 

추선수가 몸에 바른 스킨크림 때문이란다.

하지만 필자는 추선수의 몸에 바른 스킨 크림이 그날 추선수의 승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하는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물론 FEG에서 면밀한 조사 결과로 내린 결론이겠지만 왠지 입맛이 개운하지 못하다.

피부가 건조한 추성훈이 늘 하던 행동이었고 그날도 중계카메라 앞에서 태연하게 스킨크림을 발랐다는 것이다. 모든 이가 조금의 의구심도 가지지 않고 보았던 행동이 실격처리로 이어졌다는 것이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다.

무효 판정 후 사쿠라바 선수는 "이번 처분 내용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추성훈은 대회관계자, 기요하라, 어린이들과 팬들에 대해 사과했으면 좋겠다. 난 링에서 정정당당히 싸우고 싶다. 그뿐이다"는 이런 매스컴용 멘트를 날렸다고 한다.

사실 약이 오르는 건 사쿠라바 선수가 아니라 추선수일 것이다. 그러나 결정 후 추선수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쿠라바 선수에게 미안 하다. 다시 링에서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다"고 얘기하며 협회의 결정에 말없이 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선수가 그날 일본 언론조차 경악한 '펀치 105발'을 작렬시키며 1라운드에 사쿠라바 선수를 TKO 시킨 것이 몸에 바른 스킨크림 탓에  무효경기가 됐다는 것이 필자로선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사쿠라바 선수는 일본 격투계가 배출한 영웅이었다. 그런데 그게 지금은 과거형이 돼있다는 것이고 그를 대체할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그들의 영웅이 재일교포 3세인 추성훈에게 피가 터지게 얻어맞았다는 것이 어떻게든 자신들에게 용납하기 힘든 일이었으리라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경기 전 신체검사를 하는 심판원도 있었고 경기중간 경기문제점을 보는 사이드 레퍼리까지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았던 시합이 일순간 비겁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일본의 영웅을 때려눕힌 악당으로 전락한 추선수다. 물론 신체검사를 담당하는 심판원과 사이드 레퍼리 에게는 게런티 50%몰수와 6개월 직무정지라는 벌칙을 내리긴 했다. 그러나 이 경기 결과의 가장 큰 피해자는 추성훈 선수인 것 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경기 후 추성훈 선수의 승리를 부정하고 의심하며 비난했던 일본 팬들이 자기들 예상대로 반칙으로 인한 추성훈 선수의 승리였다고 판정이 됐으니 추 성훈 선수에 대한 감정이 더욱 안 좋게 흘러갈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앞으로 격투인생 내내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를 따냈다는 꼬리표가 따라 다니게 될 테니 이것 또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보기에 추선수와 사쿠라바 선수의 시합은 열 번을 해도 열 번 다 사쿠라바 선수가 추성훈 선수를 이기긴 힘들 것이다.

 시끄러운 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빠른 시간 안에 재시합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시합의 승리가 몸에 바른 스킨 크림과 아무 상관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사쿠라바 선수는 이빨도 없는 호랑이 아니 고양이 이상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우리나라 팬들 뿐만 아니라 광분하는 일본 격투 팬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 

얼마전 추선수의 홈페이지에 접속했었다. 추 선수의 한국 사랑이 듬뿍 묻어있는 그곳에서 추선수는 아키야마 요시히로 일수 없었다. 그런 그가 자신들의 영웅에게 쓰라린 충격의 TKO 패를 안겨줬으니 그걸 인정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문제는 과연 재시합을 빠른 시간 안에 갖게  해주느냐는 것이고 사쿠라바 선수가 추선수에게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시합에 응할지도 의문이다.  결국 이번 시합 결과와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올게  너무나 뻔한데 말이다.

이런 초유의 사태가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나온 결론이라면 할말은 없다. 그런데 왜 자꾸 분한 마음과 의구심이 드는 것일까…어차피 사쿠라바 선수는 추선수의 상대가 아닌데….

   
홍 준 철

(주)미션팩토리 대표
사단법인 정통합기도 협회 기획본부장겸 수도관 사범부장
전 MBC ESPN 해설위원
격투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