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이 9일 첫 그룹 주관 고졸공채 최종합격자 700명을 발표했다.
삼성은 애초 6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소외계층과 어려운 여건의 학생들에게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100명을 증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185명이 최종 합격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들은 농어촌지역 출신, 편부모, 보육원 출신 등으로 어려운 환경을 적극적인 노력으로 극복하고, 입사 후에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은 학력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그룹 주관의 고졸공채를 도입해 시행한 결과,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성공해 보겠다는 우수한 학생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지원했다.
이번 채용에 참여한 한 면접위원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꿋꿋이 극복하고 면접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어린 나이에도 자신 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말에 크게 감동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면접을 진행한 인사담당자들도 어리게만 보이던 고등학생들이 예의를 갖추고 열정적으로 면접에 임하는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는 후문.
이에 따라 삼성은 올해 고졸 채용 규모를 당초 9000명에서 9100명으로 확대할하며, 앞으로도 대학에 진학해야만 성공하는 학력위주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그룹 고졸공채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번 고졸 공채 합격자는 전국 290개 고등학교 출신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합격자는 상고 출신 420명, 공고 출신 220명 순이며, 마이스터고 출신 30명을 포함해 전문계 고교에서 670명이 선발됐다. 인문계 고교 출신도 30명이 합격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방 고등학교 출신이 360명으로 수도권 고교 출신 340명 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또, 직군별로는 사무직 410명, 소프트웨어직 150명, 엔지니어직 140명이다.
삼성은 이번에 처음 선발한 소프트웨어(S/W)직군의 경우 지원자가 가장 자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주어진 과제의 알고리즘을 직접 구현하고 면접위원들께 설명하는 방식으로 S/W 역량을 평가했다.
S/W 직군 입사자의 경우 입사 전에 별도교육을 이수한 후에 S/W 개발, 테스트 등 현장 S/W 분야에서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와 관련, 삼성전자 원기찬 인사팀장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고졸 공채 지원자는 몇 명이었나.
▲삼성전자의 경우 7000명이 지원함. 그 중에서 서류전형 통과자는 3000명, 면접자까지 온 사람은 580명이었으며, 이 중에서 185명이 최종 합격했다.
-고졸 공채를 할 때 4년제, 전문대 졸업생이 학력을 낮춰서 지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일부 감점 요인으로 판단했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고졸로 지원을 하게 되면 직무 배치상 매칭이 잘 안 되고, 입사 후에 불만을 가진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고졸 공채의 직급은 어떻게 되나.
▲1급 사원이다. 통상적으로 고졸 1급, 초대졸 2급, 대졸 3급이 부여되는데, 1급 → 2급까지 진급하는데 소정의 절차를 거쳐 3년 소요된다. 다만, 삼성은 평가를 잘 받으면 ‘발탁’ 승진을 적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1급 → 3급까지 6년이 걸리나, 본인 역량에 따라서는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
-대졸 공채와 비교를 하자면, 어떤 면이 뛰어난가.
▲삼성전자의 경우, 면접을 볼 때 실기 테스트를 겸한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 알고리즘을 구현해보라는 과제를 준다. 20% 정도는 실전 능력이 매우 뛰어났음. 면접을 했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고졸을 늘리면 대졸 채용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영향 없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간 채용규모가 약 1만2000명인데, 대졸 공채 4000여명, 고졸이 4000~5000여명, 나머지는 경력사원이다. 이번에 채용한 고졸 공채 185명이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대학생이 중퇴하고 고졸 공채 지원해도 되나.
▲최종학력 고졸이므로 지원 가능함
-고교 졸업 예정자와 졸업생 비율은?
▲합격자 중 고교 재학생 70%, 졸업생 30% 수준임. 필기시험과 실기를 포함한 면접을 했는데, 내용이 고등학교 커리큘럼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20대 초반의 졸업 예정자와 20대 중후반의 졸업생이 함께 일하는데 있어서 심리적인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너무 오래 지난 분들이 입사하면 오히려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지원 연령에 대해 정해진 기준은 없으나, 졸업 후 10년 이내 정도에는 지원을 하는 것이 적응에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졸 채용에 대한 개선안은 어떤가.
▲이제 막 채용이 끝났으니, 추후에 리뷰를 해서 채용방안에 대한 개선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