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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위탁아동 1000명에 전하는 사랑 배달

경제적 어려움 겪는 위탁가정 지원 위해 민간 최대규모 사회공헌 캠페인 전개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5.09 13: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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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철민이(가명, 남, 16세, 경기도)는 4살 때 부모가 이혼했다. 이후 숙모와 함께 살았지만 철민이가 7살이 되는 해 숙모마저 사망했다. 7살 뒤부터 함께 사는 할머니는 유일한 보호자다. 하지만 할머니는 고령 및 노인성질환 등으로 근로가 불가능할뿐 아니라 최근에는 핏줄이 끊어지고 백내장도 앓고 있다. 할머니는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와 양육보조금 월 44만원으로 생계를 꾸려간다. 좁은 골목길을 올라가다 보면 허름하고 좁은 대문이 있는 곳이 철민이네 집. 집 안에 들어서면 곰팡와 화장실 냄새가 진동한다. 방과 재래식 화장실이 연결돼 냄새가 안으로 들어오는 탓이다. 집안은 악취가 심하고, 쥐가 많아 방과 주방 곳곳에 쥐똥이 떨어진다. 이런 환경 속 철민이는 제 키보다 마음의 키가 먼저 자랐다. 언제나 할머니의 건강과 경제적 어려움을 걱정하는 어른 같은 아이가 됐다.

# "하루빨리 뜨거운 물도 나오고 곰팡이도 없는 깨끗한 집으로 이사하고 싶어요" 진미(가명, 여, 18세, 대전), 진예(가명, 여, 16세) 자매의 소원이다. 아빠의 외도로 할머니와 함께한지 벌써 13년. 가로등도 없는 산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면 비닐로 된 현관문에 파란 슬레이트 지붕의 무허가주택이 진미네 집이다. 곰팡이 냄새와 깨진 유리문 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이 집안의 냉기를 더한다. 냉기로 두 자매의 아토피와 비염은 나을 줄 모르고, 추운 겨울에 얼어버린 보일러와 수도로 난방과 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할머니는 그나마 진미, 진예의 수급비와 양육보조금 80여 만원으로 겨우 한 달을 버텨낸다. 할머니는 당뇨, 혈압, 수면장애, 만성감기로 약을 복용하며, 약값만 월 10만원이 넘는다. 그런데 곧 진미가 만 18세가 넘어 위탁아동에서도 탈락돼 양육보조금을 더 이상 기대할수 없다.

홈플러스가 100명의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치료하는 '어린 생명 살리기 캠페인'에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위탁아동 1000명을 지원하는 '사랑의 쇼핑카트 캠페인'을 본격 전개한다고 9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최근 중산층 감소, 사회양극화 심화, 경기침체, 물가상승, 실업률 증가 등으로 저소득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지만 여전히 국가 복지정책의 사각지대가 존재해, 그 어느 때보다 민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졌다고 보고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부모의 사망, 질병, 학대, 경제적 사유 등으로 조부모나 위탁가정에서 양육되는 어린이는 1만6000명에 이르며, 특히 조부모 위탁가정이 66%에 달해 경제적 어려움이 심각하다.

   
9일 서울 계동 보건복지부 중회의실에서 (왼쪽 첫 번째부터) 김노보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권오중 홍보대사가 '사랑의 쇼핑카트 캠페인'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번 '사랑의 쇼핑카트 캠페인'은 고객이 캠페인 상품을 구매하면, 홈플러스와 협력회사가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각각 상품 매출의 1%씩, 최대 2%의 금액을 기부하고, 홈플러스 임직원, 보건복지부 및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등 정부기관, 세이브더칠드런 등 NGO와 함께 힘을 모아 도움이 절실한 가정위탁아동을 지원하는 '풀뿌리 연합사회공헌운동'으로 전개된다.

이로써 고객들에게는 캠페인 상품 할인을 통한 물가안정 혜택을, 협력회사에게는 캠페인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매출 증진 기회를 제공해 모두가 윈윈하면서 쇼핑이 나눔으로 이어지는 '착한 쇼핑문화'를 조성해 가겠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사랑의 쇼핑카트 캠페인'을 통해 올해 가정위탁아동 지원으로서는 최대 규모인 10억원의 기금을 마련하고, 여기에 고객 모금과 임직원 기부 등을 통해 추가 기금도 마련해 가정위탁아동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가정위탁아동 지원은 보건복지부와 연계해 전국 17개 지역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1차 대상자를 추천하고,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위촉한 아동사회복지 전문가인 관련학과 교수, 아동복지 관련단체, NGO 대표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 대상자를 선정하여 지원한다.

지원금은 선정 어린이들의 생활비나 학용품 마련 등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월 25만원씩 4개월에 걸쳐 총 100만원을 '홈플러스 나눔 디지털상품권'으로 각각 1000명의 어린이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9일 오전 11시 서울 계동 보건복지부 중회의실에서는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김노보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조민선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센터장, 권오중 홍보대사 등이 참석하여 가정위탁아동 지원에 관한 공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유통업의 특성을 활용해 보다 많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며 "개인의 작은 관심과 나눔이 모여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